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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반려견 | 13화 연재 2주년,…

  • 승인 2016-11-29 10: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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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반려견

13화 | 연재 2주년, 2년간의 변화

2014년 12월호로 시작한 ‘나의 가인 그리고 페이’ 연재가 어느덧 2주년을 맞이했다. 가인이가 태어난 지 30개월이 되었고, 페이와 가인이가 함께한 시간도 그만큼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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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말아요, 정말 괜찮으니까

아이들의 이야기로 연재를 시작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큰 개와 아기가 이렇게 함께 잘 지내는 집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임신하면 개는 어디론가 보내야 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 너무나도 슬펐다. 그런 상황들이 줄어들길 바라며 같이 살아도 아무 탈 없이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임신 중 무거운 몸을 이끌고 페이와 함께 산책하며 받았던, 많은 이들의 걱정스런 눈빛과 시선들. 그것이 나쁜 뜻이 아닌 진심으로 걱정하는 눈빛이라는 것을 물론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부담스러운 시선들이 조금은 부드러워지길 바랐다. 그리고 그들이 걱정했던 것보다는 괜찮다는 것과 생각보다 평범하게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다. 이를 위해서 나는 페이와의 생활을 숨기지 않고 일부러 크게 드러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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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페이를 사랑해

블로그 포스팅으로 시작해서 반려동물 잡지 연재, 포토에세이 출간, 뉴스 출연으로 이어진 우리 가족 드러내기. 우리의 일상적인 모습을 알린지 30개월이 지난 지금 참 많은 것이 변했다. 걱정 어린 시선들로 가득했던 2년 전과 다르게 지금은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주변 지인들, 친인척들이 페이도 가족의 일원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주기 시작했다. 개에 전혀 관심 없던 친구가 ‘느그집 개’가 아닌 ‘페이’라는 이름을 부르며 페이의 안부를 묻고, 어머님께서 혼자 집에 있는 페이의 끼니를 걱정하신다. 가인이 또래의 자녀를 둔 지인들은 집으로 놀러 와 페이를 안아보고, 옷에 먼지 묻는 것에 예민한 남편 친구가 털에 연연치 않고 페이를 쓰다듬어주는 모습 을 보면 너무나도 흐뭇하다. 나의 직장 동료들도 내가 야근을 하거나 집을 비우게 될 때면 가장 먼저 묻는 말이 “그러면 페이는 어떡해요?”다. 그 걱정스런 물음에 ‘아, 나의 계획이 어느 정도는 성공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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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스스로 이뤄지지 않더라

나 또한 시간이 지난 만큼 내 생각만을 고집하는 사람에서 조금씩 비껴가고 있다. 반려동물은 언제나 옳다는 무조건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함께하다 보면 위험하고 어려운 점이 있을 수도 있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반려동물을 아예 놓아버리는 것까지 포용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을 해 보고, 계속해서 나만의 방법을 통해 그들을 설득해 보고자 한다. 노력하지 않으면 함께할 수 없다. 이렇게 우리 가족이 아무 탈 없이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지난 시간 동안 서로를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페이의 멋진 반려인이 되기 위해 온 가족이 함께 노력했고, 페이 또한 우리와 함께 하기 위해 본능을 참았다. 그렇게 서로가 맞춰 나가야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된다는 걸 깨달은 것이, 지난 2년간의 가장 값진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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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특별하지 않은 행복이라

가인이는 어느덧 쫑알쫑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아이로 자라나, 가족 구성원을 이야기할 때면 빼놓지 않고 페이도 가족이라 말한다. 외출할 때면 “페이랑 같이 가요~” 하고 얘기하고, 페이 밥을 직접 챙겨 주기도 한다. 페이는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가인이를 핥으며 신나게 반겨주고, 밥을 챙겨 주는 가인이의 “기다려!” 소리에 침을 한 바가지 흘리며 울상을 짓기도 한다. 나에게 큰 기쁨이 되는 이 일상적인 일들이 더 이상 유별나지 않은 평범한 것이라고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2년여의 시간 동안 잘 자라 준 나의 딸 가인, 큰 덩치만큼이나 과격하고 크게 우리를 사랑해 주는 페이, 아내를 위해 페이를 받아주고 이제는 정말 페이와 한 이불을 덮고 자는 사이가 된 남편. 모두에게 너무 고맙고 앞으로도 서로에게 주는 사랑이 넘치는 가족이 되길 바란다.


CREDIT

글 사진 정맑은?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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