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찌로고

아기와 반려견 | 12화 아이들과 떠난…

  • 승인 2016-10-11 17:36:01
  •  
  • 댓글 0


아기와 반려견

12화 아이들과 떠난 첫 장거리 여행

11월 결혼하는 막냇동생은 곧 강원도 새댁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여름 휴가철 강원도 속초에 머무를 것이라는 동생의 소식에 친정식구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강원도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장거리 여행, 그것도 부산에서 장장 500km를 6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야만 하는 여행 말이다.

d5686ba053e4904b1f323e183f64169e_1476174

대형견과 여행하기란


사실 세 살배기 가인이, 대형견 페이와 함께 장거리 여행을 한다는 것은 모험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둘째 동생과 이제 더더욱 멀리 떨어지게 되는 막냇동생과 함께 하고픈 마음에 조금은 무리한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속초에 공항이 있어 비행기를 탈 수도 있었지만 페이와 동행하기로 마음먹은 여행이라 고속도로를 이용하기로 했다.

속초와 양양으로의 여행을 위해 첫 번째로 했던 일은 페이와 함께 묵을 수 있는 좋은 숙박 시설을 찾는 것이었다. 반려견만을 위한 펜션이 아닌 가족들도 편히 지낼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했는데 다행히도 우리가 여행하고자 하는 곳에 위치한 좋은 펜션을 알게 되었다. 골든리트리버 네 마리가 여름엔 바로 옆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고 겨울엔 눈밭에서 뒹굴며 평화롭게 지내는 곳이다. 수시로 펜션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들여다보며 휴가 날만을 기다렸다. 페이와 친정 식구들 모두가 함께 여행하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d5686ba053e4904b1f323e183f64169e_1476174

배려의 행운이 깃든 동행


새벽 이른 시각 출발한 보람이 있었다. 휴가철임에도 고속도로가 전혀 막히지 않아 생각보다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의 계획은 이러했다. 오전 11시쯤 다 같이 만나 장을 본 후 맛집에서 점심을 먹고 펜션에 입실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페이가 항상 함께 있으니 장을 볼 때나 점심을 먹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의외로 동행은 어렵지 않았다. 페이는 대형마트 주차장 옆 휴게실에서 가인이와 조카 소윤이와 함께 대기하던 중 시민들에게 인기 만점이었고, 점심을 먹었던 유명한 강원도 해물탕 맛집 사장님께서는 시원한 물까지 챙겨주시며 식사 시간 동안의 거처를 확보해 주셨다. 덕분에 기분 좋게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드디어 기대했던 펜션 도착! 그 곳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 살 수만 있으면 그 곳에 살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아이들이 뛰놀기에 딱 좋은 잔디마당과 맑은 계곡, 잘 정돈된 숙소 및 빼어난 자연 경관은 꽤 까다로운 엄마의 마음에도 쏙 들 정도였다. 장거리 여행이라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음에도 도착하자마자 피곤이 깨끗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멋진 털을 자랑하는 골든리트리버 네 마리 가족들이 유유히 펜션 안을 거니는 모습은 우리 가족 모두가 ‘저 개들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했다. 가인이와 소윤이는 페이와 함께 물총 놀이, 물놀이를 하며 신나게 놀았고 저녁에는 어른들끼리 즐겁게 식사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d5686ba053e4904b1f323e183f64169e_1476174

화제의 명소, 멍비치에 가다


우리 가족의 또 다른 계획은 이번 여름 가장 핫했던 남애해수욕장 ‘멍비치’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가족들이 원치 않으면 들르지 않을 계획이었는데, 웬일인지 남편이 먼저 그 곳에 대한 정보를 건네주며 꼭 가보자고 하는 게 아닌가. 친정 식구들도 이왕 강원도까지 온 거 들러보자 하여 처음으로 애견 전용 해수욕장을 가볼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애견 전용 해수욕장은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매년 개장할 수 있을지 여부를 알 수 없다. 그래서 이번 해에 이렇게 온 가족이 함께 멍비치에 들르는 것은 기념할 만한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동해는 집 근처 다대포 해수욕장과는 많이 달랐다. 바닷물이 너무나 깨끗했고 모래알의 느낌이 정말 좋았다. 한번 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대형견이 있을 수 있는 공간은 해변 맨 끝부분 협소한 공간이었기에 그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여러 종류의 아이들을 볼 수 있었고 가인이와 페이가 신나게 물놀이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보통 이렇게 대가족이 움직여 멍비치까지 오는 경우가 없어서일까? 멍비치를 운영하시는 사장님이 우리에게 한 말이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개 한 마리 때문에 전부 여기까지 오신 거예요?”

?

d5686ba053e4904b1f323e183f64169e_1476174



시간 위에 새기는 추억?

페이는 여정이 많이 힘들었는지 며칠을 꼼짝도 않고 내리 잠만 잤다. 한창 때는 밤새 놀아도 지치지도 않더니 이제는 나이 들어가는 티를 내는 듯하다. 근처에 있다면 자주 가볼 만한 곳이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먼 거리 여행은 힘들지도 모르겠다. 가인이가 자랄수록 페이는 더 나이 들 테니 말이다. 어떤 것이든 항상 때가 있기 마련인데, 이번 장거리 여행은 지금이 딱 제 때였던 것 같다.

CREDIT

글·사진 정맑은 (http://blog.naver.com/clear8385)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Tag #펫찌
저작권자 ⓒ 펫찌(Petzz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