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AFTER
휴가지에 버려진 성산이
보라매공원에서 유기견 입양 행사가 열렸다. 팅커벨 프로젝트에서 보호하고 있는 유기견들이 많은 사람들과 만남의 기회를 가졌고, 실제로 누군가와 마음이 통해 입양 신청이 이루어진 아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팅커벨 프로젝트에서 현재까지 가장 오랜 시간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성산이에는 많은 눈길이 닿지 않았다. 성산이는 먼저 살갑게 다가가거나 발라당 몸을 뒤집으며 자꾸만 신호를 보낸다. 정말 잘 할 수 있어요, 제 가족이 되어주세요, 하고.
사랑을 받으면 예뻐질 수 있어요
어리고 귀여운 강아지들은 비교적 금방 가족을 만나지만, 성산이에게는 아직 인연이 없었다.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는 늦게라도 틀림없이 인연은 온다는 믿음과 함께,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더 많은 기회가 열리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람에게 먼저 다가오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는 성산이는 입 주변을 만지는 것만은 유난히 싫어했다. 우리가 알 수 없는 과거 어느 시점에 생긴 트라우마일 것이다. 그 탓에 간간히 마취 미용만 해야 했고, 그러다 보니 제대로 자주 할 수는 없어 예쁜 얼굴이 가려지는 게 안타까운 점이었다. 원래도 모량이 적은 편이라 그런지, 입양행사에서 성산이를 본 사람들은 귀엽기보다 무서워 보인다고 했다.
모델 워킹으로 평생 가족 찾으러!
해피퍼피에서 성산이를 위한 시원한 여름 티셔츠를 지원해주셔서 꽃단장을 완벽히 끝마쳤다. 성산이 하얀 털과 귀여운 갈색 점박이에 파란 티셔츠가 참 잘 어울려 모두 감탄했다. 프로필 촬영을 하러 스튜디오로 이동하자 거울이 신기한 성산이가 계속 자기 모습이 비치는 거울 근처를 서성였다. 밖에서 산책할 때는 안 더울까 싶을 만큼 에너지가 넘치는데, 사진 찍는 걸 아는지 예쁘게 종종 걸어 다니며 포즈를 잡았다.
성산이는 이제 4살 정도로 추정되는 신체 건강한 남자아이다.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활기찬 성격이라 산책과 여행을 즐기는 가족과 함께하면 좋은 파트너가 되어줄 것이다. 한 번의 버려진 상처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애정을 기다리는 성산이가, 마음껏 사랑을 쏟을 수 있는 평생 가족을 만나길 바란다.
* 도움 주신 분들
글 지유
사진 박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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