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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입양 프로젝트 모든 것이 생애 …

  • 승인 2016-06-20 10: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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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입양 프로젝트?

모든 것이 생애 처음인 상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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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견종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평생 좁은 곳에 갇혀 새끼만 낳는 운명이 주어진다는 건 어떤 걸까? 그 개에게 그 운명은 심지어 가혹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른 종류의 삶이 있다는 걸 애초에 알 기회도 없었기 때문에. 예쁨 받지 못하고 살아온 유기견 상추에게 예뻐질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유기견도 얼마든지 사랑스럽고, 사랑 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상추의 변신을 위해 힘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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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견장에서 구조된 강아지


작년 11월에 동물자유연대에 무려 77마리의 강아지가 한꺼번에 입소했다. 한 종견장에서 구조된 아이들이다. 어디가 아프거나, 부러졌거나, 눈이 안 보여도 새끼만 낳을 수 있으면 계속해서 임신과 출산을 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던 아이들이었다. 이곳에서 태어난 새끼들은 작고 귀여운 강아지를 원하는 애견 경매장 등으로 팔려간다.

“종견장은 대개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열악해요. 새끼를 못 낳는 지경이 되면 다른 개로 대체되는 상황이니 제대로 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죠. 그래서 구조했을 때 이미 치아 상태나 모질 등이 좋지 않아 정확한 나이를 추측하기도 어려워요.”

그때 입소한 아이들은 몇 달 동안 접종 및 건강관리를 한 뒤 이제 입양처를 구하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 스피츠 종의 상추도 그중 하나였다. 상추는 첫 만남에 낯도 가리지 않고 해맑은 얼굴로 종종종 걸었다. 표정도 예쁘고 수의사 선생님의 검진 결과 건강 상태도 좋다고 했다. 탈장 증상이 있지만 문제될 만한 건 아니라서 추후 중성화를 할 때 함께 수술할 예정. 상추는 구조 당시에는 경계가 매우 심하고 물기도 했는데, 이제는 사람 품에 폭 안기는 걸 제일 좋아할 만큼 순둥이가 됐다. 넘치게 사랑을 나눠줄 새 가족을 만날 준비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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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단장하러 출발


이렇게 종견장에서 몇 십 마리가 한꺼번에 입소하는 경우 일일이 목욕을 시킬 상황이 아니라 보통 털을 다 밀어준다. 스피츠 종인 상추는 털을 밀지는 않았지만 대신 많이 길고 지저분한 상태였다. 로얄 도그&캣메디컬센터에서 미용을 맡아주기로 하여 이날 상추는 생애 첫 외출을 했다. 낑낑거림 한 번 없이 차를 타고 도착한 병원 2층은 리버티벨 도그카페로 운영되고 있는데, 상추는 신이 난 듯 카페 강아지들 사이로 쉬지 않고 뛰어다녔다.

사실 미용을 시작하기 전엔 다들 걱정이었다. 스피츠 견종 특성상 예민해서 미용을 크게 싫어하는 경우도 있어, 목욕만 잘 마쳐도 다행일 수도 있었다. 아무리 착한 아이라도 어쨌든 상추에게 생애 첫 미용이기 때문에, 일단 반응을 봐야 미용을 잘 진행할 수 있을지 알 듯했다.

김현주 미용 실장님의 품에 순순히 안겨 들어간 상추는 발바닥 털부터 깎기 시작했다. 집에서 생활하다 보면 바닥이 미끄러워 관절에 무리가 갈 수도 있기 때문에 발바닥 털은 늘 잘 관리해 주어야 한다. 상추는 누군가의 가정에서, 어느 집안에서 살아갈 첫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혹시나 해서 입마개까지 준비해온 게 무안하게, 상추는 순하게 미용을 마치고 마지막에는 털을 다듬는 실장님의 얼굴에 뽀뽀를 퍼붓는 붙임성까지 발휘했다. 두 시간 동안 부비고 있던 그새 정이 들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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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까옷 입고 프로필 촬영


의류 브랜드 바커에서 상추를 위한 데님 자켓을 보내줬다. 발랄한 대학생처럼 스타일리시한 변신, 옷의 질감이 부드러워 상추도 착용감에 만족하는 듯 했다. 태어나서 처음 입어보는 옷, 처음에는 어리둥절한 듯하다가 상추는 이내 스튜디오를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도리어 문제는 활발하게 돌아다니는 상추를 어떻게 멈추고 사진을 찍을 것이냐 하는 점이였다. 보통 모델견들이 ‘기다려’, ‘앉아’를 척척 해내며 협조적인 데 비해 이제 막 세상에 나온 것이나 다름없는 상추는 카메라도 스튜디오도 새로운 장난감처럼 보이는 모양이다.

보호소에서는 친구들이 많다 보니 먹을 걸 잘 씹지 않고 급히 삼켜버리는 경우가 있어 간식을 급여하기도 쉽지가 않다고 한다. 맛있는 간식으로 유혹하고, 바스락거리는 소리로 시선을 끌어 결국 성공적으로 프로필 촬영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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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찾습니다


모든 개는 사랑스럽다. 아픈 과거와 갈 곳 없는 현실에 가려져 미처 꺼내지 못한 미모를, 애교를, 사랑스러움을 드러내주고 싶어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랑을 받고 더 큰 사랑을 줄 준비가 되어 있는 유기견 상추, 세상 모든 게 신기하고 처음인 상추에게 다정한 새 세상을 열어줄 가족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입양문의

동물자유연대 admin@animals.or.kr 혹은 02-2292-6338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도움 주신 분들

유기견 상추가 가족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해 주신 동물자유연대 남양주 센터, 로얄 도그&캣 메디컬센터, 리버티벨 도그카페, 강아지 의류 브랜드 바커에 감사드립니다.

CREDIT

지유

사진 박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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