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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소금이는 우월한 유전자, 래퍼 …

  • 승인 2016-06-17 13: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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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소금이는 우월한 유전자

래퍼 얀키(a.k.a. 소금이 대디)

‘웰시코기 유전자 우월해… 뭘 갖다 붙여도 결과는 힙합’

래퍼 얀키가 피쳐링한 <부르즈 할리파>의 가사 중 일부다. 특유의 짧은 다리와 긴 허리, 씰룩이는 엉덩이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강아지 웰시코기는 정말 우월한 유전자 덕인지 다른 개와 교배해도 웰시코기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얀키는 어떤 음악 장르를 섞어도 힙합을 한다는 의미로 ‘웰시코기 유전자’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왠지 센 이미지일 것 같은 래퍼, 하지만 얀키는 다른 말로 딸 바보다. 그의 삶에 6개월 남짓한 웰시코기 강아지가 들어선 이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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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 앨범 ‘Andre’ 이후 근황이 궁금한데요.

12월에 공연을 끝내고 두 달 정도 실컷 쉬었어요. 올해는 정규앨범보다 싱글앨범 단위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어요. 원래 작곡을 하는데, 저번 앨범은 제가 한 곡밖에 만들지 못해서 이번엔 좀 더 만들어 보려고 해요.

랩은 강렬한 느낌인데,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강아지 ‘소금이 아빠’로 다정다감한 모습을 보여주고 계시더라고요.

대부분의 래퍼들이 그런 것 같아요. 일할 땐 열심히 하는 느낌?(웃음)

인스타그램에 소금이 계정(@arksogum)을 따로 만든 이유가 있나요?

원래 제 개인 계정에 소금이 사진을 올리곤 했었는데, 나중에 보니 소금이 사진만 너무 많더라고요. 제가 하는 일이 음악이잖아요. 근데 새 앨범이 나와서 관련된 사진을 올렸더니 팔로워 분들이 굉장히 아쉬워하시더라고요(웃음). 다들 ‘소금이 사진 좀 올려주세요’ 하고 댓글을 다시고…. 그래서 소금이 계정을 따로 만들었는데, 만들자마자 다들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소금이는 스튜디오에서 함께 지내는 건가요?

이 스튜디오는 생긴 지 8년 정도 되었어요. 소금이는 현재 7살 정도 됐고요. 그러니까 스튜디오가 완성된 이후 쭉 이곳에서 같이 지낸 셈이죠. 저도 거의 여기에 있는데, 마치 <정글북>처럼 서로를 의지하며 지내요. 주로 렌탈하는 스튜디오라 많은 분들이 방문하시기도 해요.

방문한 분들이 소금이를 만나게 될 텐데, 반응은 어떤가요?

굉장히 좋아하세요. 소금이가 사람을 잘 따르거든요. 오히려 제가 좀 무뚝뚝한 편이라 저의 부족한 부분을 소금이가 채워줘요. 웰시코기 자체를 힐링견이라고 부르는데, 소금이가 제 정신건강에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해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굉장히 세고, 그런 음악을 하잖아요. 실제 성격도 기분이 무척 좋았다가, 우울해졌다가하며 기복이 심했었거든요. 근데 소금이를 만나고 그런 게 정말 ‘치유’되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혼잣말도 많이 하고, 둘이 있을 땐 자기 전에 대화도 나눠요. 예를 들면 ‘오늘 이런 일이 있었는데…’ 하면서요. 제 딸 소금이를 만나고 삶이 정말 많이 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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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니 소금이가 반갑게 인사해줬는데, 털이 무척 빠지더라고요(웃음).

요즘 털갈이 중이에요. 털을 빗기던 중이기도 했고….

어떤 분들은 털이 많이 빠진다고 웰시코기 강아지를 버리기도 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강아지를요? 정말요? 말도 안 되죠. 정 못 키우겠다 싶으면 입양이라도 보내주던지 해야죠. 그런 웰시코기가 있으면 차라리 저한테 보내주세요. 좋은 곳으로 입양 보내주고 싶어요. 아무 곳에나 유기하지 말고 꼭 이쪽으로 보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SNS 등을 활용해서 꼭 좋은 주인 찾아 보내주도록 할게요.

강아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데, 혹시 고양이도 좋아하세요?

저희 회사에 최자 형이 털 없는 스핑크스 고양이를 키워요. 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고양이를 많이 키우고 저도 좋아하는데, 저는 역시 ‘개파’죠.

소금이와는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셨나요?

아크 사운드가 방주라는 의미예요. 스튜디오에 가끔 음악하며 힘들거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털어놓는 분들이 많이 오거든요. 기왕 이렇게 된 거 녹음실에 방주라는 의미를 붙여서 음악 하는 사람들의 피신처가 되자고 생각했죠. 그 뒤에 생각한 게, 빛과 소금으로 두 마리 강아지를 키우면 어떨까 싶었어요. 제가 많이 외로운 상태기도 했고요. 데려올 강아지를 찾는데, 보통은 2, 3개월밖에 안된 작은 강아지들을 데려오려고 하시잖아요. 근데 우연히 6개월 된 소금이를 만나게 됐어요. 반려동물 키우는 분들은 다들 그러시는데… 딱 느낌이 통하는 강아지를 만나게 된다고. 소금이를 보고 정말 그랬던 것 같아요.

그렇게 소금이를 만나고 ‘빛’은 닥스훈트로 하려고 했어요. 근데 처음부터 두 마리를 입양해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한 마리를 먼저 키워보는 게 좋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최근에 태어난 소금이의 손녀에게 Sunny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빛과 소금을 완성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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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이의 딸, 아들은 물론 손주까지 보게 되셨어요.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은데요.

불과 2년 만에 대가족이 되었어요. 소금이에게 새끼를 낳게 해주고 싶어서 중성화 수술을 시키지 않았었거든요. 아는 동생이 가던 애견카페에 웰시코기 강아지가 잘생겼다며 다리를 놔줬어요. 그 강아지도 나름의 사연이 있는데, 이름이 ‘지갑’이예요. 처음에 듣곤 왜 지갑일까 궁금해 했었어요. 알고 보니 애견카페에 누가 강아지를 데리고 와서 커피를 마시더니, 잠깐 나가서 지갑을 가져오겠다고 했대요. 그리고 안 돌아온 거죠. 그 뒤로 애견 카페에서 지내게 됐는데 이름을 모르니까 지갑이라고 부르며 키웠대요. 지금은 소금이의 남편이자 애들 아빠죠.

소금이가 처음 새끼들을 낳았을 때, 병원에 가서 아내가 애 낳았을 때 같은 마음으로 큰 타월로 꽁꽁 매서 안고 나왔어요. 6마리를 낳았는데, 갓 나온 새끼 강아지들을 처음 봤거든요.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바보가 된 것처럼 다섯 시간이 흐르더라고요. 그때가 엄청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아들, 딸들은 지인 분들에게 입양을 보냈는데 다 예뻐서 너무 아쉬웠어요. 제일 애틋했던 막내는 좀 키우다가 보냈고요. 웬만하면 아는 분들에게 보내고, 키울 환경은 되는지 꼼꼼히 알아보고 책임비도 받았죠. 처음 6개월 정도는 주기적으로 사진도 받아봤는데, 계속 보내달라고 하기가 좀 그래서 지금은 뜸한 상태에요.

지난 12월 소금이와 함께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쿠키 나눔 행사’에 참여하셨더라고요.

아메바 컬쳐 10주년을 맞아 뮤지션들이 각자 하고 싶었던 것들로 대중과 소통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예를 들면 크러쉬는 ‘크롱’이라는 캐릭터를 닮았다고 해서 크롱이 그리기를 했고, 다른 분들도 전시회라든지 어울리는 것들을 했어요. 저는 소금이가 주는 이미지가 강했는지 소금이와 관련된 걸 하면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강아지와 하는 건 무조건 좋다고 했죠. 쿠키나 음식도 워낙 좋아해요. 강아지 쿠키를 만들어 나눠드리고 일일알바도 했어요. 수익금은 글로컬 브릿지(Glocal Bridge) 캠페인의 일환으로 좋은 일을 하는 곳에 기부했어요.

수익금을 기부한 곳이 ‘동물학대방지연합’이던데, 평소 반려동물, 혹은 유기동물 보호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따로 활동을 하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관련 소식을 접하고 주변에서도 보고 들으며 굉장히 관심이 있어요. 사실 유기동물을 위한 일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몰라서 그렇지, 행사나 봉사 등에 같이 활동하자는 제안이 오면 당연히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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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이가 음악 생활에 영감을 주기도 하나요?

소금이와 함께하고부터는 가사에 개, 웰시코기 등 관련된 단어를 굉장히 많이 써요. 랩하기 전에 개 짖는 소리를 내기도 하고요. 어떤 가사에는 ‘웰시코기 유전자’라는 단어도 썼는데, 제가 하는 힙합이 정통힙합이기도 하지만 락이나 일렉 섞인 것도 많거든요. 그래서 웰시코기와 다른 강아지가 교배하면 어떻게 하든 웰시코기의 모습을 닮은 걸 보고 ‘웰시코기 유전자’라고 표현해 뭘 해도 어쨌든 결과는 힙합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기도 했어요. <이 놈(I.N.D.O)>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모델견처럼 가만히 잘 앉아있어서 신기하고 기특했죠.

기회가 되면 다음 정규앨범에는 강아지에 관한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친구들이랑 그런 얘기도 했었는데, 노래 자체는 사랑이야기고 가사에도 강아지를 언급하지 않는 거예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면 소금이 이야기를 담았다든지, 이런 것도 생각하고 있어요.

래퍼 얀키, 소금이 아빠. 두 가지 역할의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먼저 래퍼 얀키로서는 5월 말쯤 싱글을 선보이게 될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꾸준히 앨범을 내고 싶어요. 욕심을 내기보다 부지런한 래퍼가 돼서 음악에 좀 더 미쳐보고도 싶고요.

그리고 소금이 아빠로서는 소금이를 좀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매년 생일 때마다 소금이에게 ‘오래 살자’고 이야기해요. 소금이도 그렇고 소금이 아들, 딸들도 새끼를 한 6마리는 낳더라고요. 근데 꼭 한 마리씩 죽었어요. 그럴 때마다 마음이 아파서 오래오래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저는 강아지도 행복해야 덜 아플 것 같거든요. 예방접종도 하고, 동물병원을 자주 가도 아픈 아이들이 많은데 간혹 시골에서 할머니가 키우는 강아지들 보면 병원에 자주 안 가도 엄청 오래 살잖아요. 행복한 게 중요한 거 같아요.

그래서 원래는 늘 사료만 주다가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이렇게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이번 생일부터 조금씩 다른 음식을 줘보고 있어요. 너무 자극적이거나 msg가 들어가 짜고 맵고 그런 것만 아니면요. 닭 가슴살 같은 거? 그러고 나니 식탐이 많아지더라고요.(웃음) 매년 생일 때마다 말하듯, 오래오래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CREDIT

금교희

사진 박민성

그림 우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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