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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윌유메리미> 작가 강…

  • 승인 2016-04-01 10: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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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보기를 강아지 보듯 하라
웹툰 <윌유메리미> 작가 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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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지유 자료협조 강민구

네이버 대표 연애장려웹툰 혹은 본격염장툰 <윌유메리미>는 현재 12살 띠동갑의 서울 남자와 부산 여자의 연애담을 그리고 있는데, 실제로는 이미 결혼해 신혼을 즐기는 중이다. 지금의 아내를 만나기 위해 연고 하나 없는 부산으로 용감하게 내려온 이 남자, 연애를 5년 넘게 했지만 여전히 사랑에 목숨이라도 걸 기세다. 이 사랑이 반려 생활과도 닮은 것 같다는 그는, 개를 보면 꼭 코를 핥아주고 싶다는 못 말리는 애견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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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에 주인공 윌과 메리 말고도 까만 털뭉치 같은 강아지가 함께 등장하죠. 두 분 다 강아지를 좋아하시나 봐요.

지금은 웹툰에 나오는 제 강아지 딩동이 말고도 아내 강아지였던 복만이, 또 아직 웹툰에 안 나온 고양이 한 마리도 같이 지내고 있어요. 이 가족 구성에 대해서는 앞으로 웹툰에 그릴 예정인데, 저희 둘 다 동물을 정말 좋아해요. 처음 만났을 때 그 점에도 많이 끌렸죠. 이렇게까지 동물 좋아하는 사람은 서로 처음이라고요.

원래 작가님은 서울에, 메리 님은 부산에 계셨던 거죠?
네, 처음엔 장거리 연애였어요. 부산에는 아는 사람도, 친척도 하나도 없는데 여자친구가 사는 곳이라 무작정 내려왔어요. 어떻게 보면 무모했죠.

갑자기 낯선 곳에 오는 게 걱정되진 않으셨어요?
걱정도 되고 겁도 났죠. 그런데 그런 생각은 일부러 안 하려고 했어요. 이 여자를 놓치면 후회한다는 생각만 했어요.

사랑의 힘이네요.
그렇죠(웃음).

부산에서 강아지를 키우게 된 계기는 뭔가요?
혼자 있을 때는 외롭기도 하고, 일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니까 강아지를 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또 집에서 작업하다 보니 오래 같이 있을 수 있잖아요. 원래도 어릴 때부터 쭉 동물이랑 지내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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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을 보니(윌유메리미 60화 참고), 파양된 아이인가 봐요.
너무 많은 개들이 버려지니까, 일부러 파양된 경우를 찾아봤어요. 어릴 때 키우던 개들도 다 파양되거나, 버려진 애들을 키웠고요. 제가 어디서 자꾸 강아지들을 데려오니 어머니가 골치 아파 하시기도 했지만….

딩동이와의 첫 만남은 어땠나요?
그때 제가 검은 푸들에 관심이 있었는데, 사실 조금 망설이고 있기는 했어요. 개를 키우는 게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일이잖아요. 근데, 당시 여자친구였던 메리가 추진력이 있거든요.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그날 바로 데려왔어요. 부모님이 강아지를 너무 반대하셔서 박스 안에만 넣어두고 꺼내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러다가 저에게 오게 됐죠.

당일 바로라니, 느낌이 있었나봐요.
네, 만나는 순간 너무 좋았어요. 이름을 먼저 지어놨거든요, 딩동이라고. 그냥 왠지 예쁘고 밝을 것 같은 이름이라서요. 왜 있잖아요, 아기 낳기 전에 태명 짓는 것처럼. 그러고 나서 이 녀석을 처음 봤는데, 딱 딩동이였어요. 지금은 벌써 8살이 됐죠.

딩동이랑 같이 데이트하는 장면도 만화에 많이 나오는데, 강아지가 연애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까요?
저희의 경우는 강아지가 강력한 공통 관심사였어요. 아내는 어릴 때 동물학자가 꿈이었을 만큼 동물을 좋아하고, 저도 사람 침은 더러워도 개 침은 괜찮을 정도로(웃음) 친근하거든요.

그러고 보니 개 코 핥는 걸 좋아하신다고(웃음).
아주 좋아해요. 개가 저를 핥으니까 저도 같이 핥는 거기도 하고….

핥아주면 개도 좋아하나요?
그럼요. 동물을 좋아하는 방식이 다 다르겠지만, 저는 개를 형제로 생각하고 자랐어요. 어릴 때 시골집에서 자랐는데, 집에 혼자 있는 시간에 개집에 가서 자고 그랬거든요. 서로 돌봐주고, 서로 키워준 것 같아요. 딩동이에게도 제가 형으로서 대해요. 동생으로 사랑해주기도 하고, 혼낼 때도 눈높이에서 혼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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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가 주는 사랑과 강아지가 주는 사랑을 비교하자면 어떻게 다를까요?
강아지랑 나누는 사랑은 서로 바라는 게 없는 무조건적인 사랑이죠. 그리고 여자친구, 지금의 아내가 주는 사랑은 저에게 아주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랑이에요. 저를 아예 바꿔놓았거든요. 저는 원래 결혼할 생각도 전혀 없었어요. 혼자서도 충분히 잘 지냈고요. 여행, 술집, 고깃집도 혼자 갔어요. 그런데 아내를 만나고 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밀려오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제가 좋아하는 동물을 보는 것과 비슷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어떤 점이요?
개를 보면 그냥 마음이 간질간질한 게 귀엽잖아요. 아내는 그때 어렸고(지금도 어리지만요), 옷이랑 화장도 촌스럽고 교정기를 끼고 있었어요. 그런데 교정기를 낀 채로 엄청 환하게 웃더라고요, 그 모습이 정말 순수해 보였어요. 완전히 반했죠. 사실 동물은 뭘 특별히 안 해줘도 배변만 잘 가리면 예쁘잖아요? 근데 아내는 그건 물론이고…(웃음) 충만한 감정을 줘요.

친구들 앞에서도 이렇게 대놓고 염장질을 하시는지?(웃음)
그럼요. 우리나라 남자들은 결혼을 시크하게 얘기해야 멋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감정을 잘 못 숨겨요. ‘윌유메리미’는 오히려 달달함을 줄인 거예요.

이렇게 달달한 연애, 현명한 결혼에 대해 조언하신다면?
음… 결혼을 ‘때가 돼서’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회적인 편견에 휘둘리지 말고 느긋하게, 결혼을 욕심내서 해야 하는 것 같아요. 한 70% 정도 맞는 사람이랑 적당히 맞추며 살자, 그게 아니라 적어도 90%, 120%까지 서로 정말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랑 결혼하겠다는 욕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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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아기 등을 이유로 동물을 키우는 것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도 있죠.
저는 주변에서 걱정하는 걸 귓등으로도 안 들어요. 동물도 가족인데, 새 가족을 낳기 위해 원래 있던 가족을 버릴 수는 없죠. 개는 언제까지나 어린아이 같은 존재고, 개가 주는 기쁨만큼 사람도 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늘 버려진 동물들을 거둬 키웠는데, 유기견에 대한 제도적인 정책이 필요한 것 같아요. 복만이도 파보장염 같은 질병 때문에 파양된 개를 아내가 데려와서 살렸어요.

연애 웹툰을 그리시는데, 반려견의 존재도 묵직하게 느껴지네요.
딩동이도 ‘윌유메리미’의 당당한 캐릭터 중 하나가 됐죠. 아침에 일어나면 사랑하는 아내가 옆에 있고, 또 귀여운 동물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 얼마나 좋아요. 제가 진짜 개를 귀여워하고 마음을 담아 그리기 때문에 독자분들 눈에도 딩동이가 귀엽게 비쳐진다고 생각해요.

웹툰 ‘윌유메리미’에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남았나요?
연애 이야기까지를 긴 프롤로그라고도 말한 적이 있는데, 연애를 길게 했다 보니 아직 많은 이야기가 남아 있어요. 딩동이와 복만이, 또 새 가족인 고양이 이야기도 차근차근 등장할 예정이에요. 결혼생활이자 반려생활, 앞으로도 예쁘게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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