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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잃어도 겁먹지 않기를

  • 승인 2015-12-04 14: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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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잃어도 겁먹지 않기를
시력장애견을 위한 천사의 날개, Muffin's Halo

내 강아지가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을 때, 주변의 많은 이들이 나의 속상함에 자신의 경험을 얹어 공감해주어서 놀랐다. 그렇다, 나이를 먹는 것은 내 강아지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다. 점점 노령견이 많아지고 있고, 그만큼 반려견의 건강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반려인들도 많아졌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시력을 잃게 되는 아이들은 드물지 않다. 강아지는 원래 사람만큼 또렷한 시력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밥그릇과 화장실부터 산책할 때 밟히는 나뭇잎, 호기심에 킁킁거리며 코를 대 보았던 꽃들, 또 낯선 사람들과 낯선 강아지들까지, 눈앞의 모든 세상이 실루엣과 색채를 가지고 투영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내가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까?

지유 사진협조 Silvie Bordeaux 번역 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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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눈앞, 삶은 여전히 빛나는데
시력을 잃은 개들은 어느 정도 집안의 구조를 기억해두고 움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부딪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하루 종일 잠만 자려고 들기도 한다. 혹은 가족의 익숙한 냄새와 목소리에 의지하고 싶지만, 결국 보호소로 보내지는 경우도 있다. 시력을 잃었다는 것이 사실상 그들의 삶이 정지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걸까?


일명 ‘천사의 날개’라고 불리기도 하는 ‘머핀의 헤일로(Muffin's Halo)’는 눈이 보이지 않는 강아지들을 위해 탄생했다. 마치 천사의 그것처럼 강아지의 머리를 둘러싸고 있어서 ‘후광(halo)’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앞을 볼 수 없는 강아지들이 딱딱한 모서리나 물체에 부딪쳐 비틀거리는 걸 막아주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Silvie라는 여성이 자신의 반려견을 위해서 발명한 것으로, 어느덧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는 세계의 수많은 시력장애견들에게 날개가 되어주고 있다. ‘머핀의 헤일로’는 가깝게는 세상이 어두워져서 놀라거나 겁먹고 있을 내 개의 편의를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시력을 잃은 개들도 버려지지 않도록, 또 보호소의 시력장애견들에게 또 다른 입양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일조하는 것이라고 한다. 눈이 멀어도 그들이 여전히 잘 걷고, 생활해나가며,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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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ie Bordeaux와의 인터뷰

시력장애견들을 위한 ‘머핀의 헤일로’는 원래 ‘머핀’을 위한 거였죠. 반려견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머핀은 15살의 토이 푸들이에요. 나이가 많다 보니 여태 많은 건강 문제를 겪어왔지만, 이겨내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어요. 4년 전에 머핀은 시력을 잃었고, 모든 것에 충돌했죠. 그가 눈이 멀고 나서도 어딘가 부딪치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좋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이 제품을 개발하게 됐어요.

머핀이 시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머핀이 여기저기 부딪치고 다니고, 가끔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것을 보고 눈이 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머핀은 겁에 질렸고, 우울해했어요. 저 역시 많이 불안했고 상심했죠. 사람들은 저에게 머핀을 안락사시키는 걸 고려하는 게 좋겠다고 충고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건 저에게 있어서 전혀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없었어요. 저는 머핀을 돕기로 마음먹었죠.

반려견을 위한 ‘선물’을 어떻게 전 세계 개들을 위해 제품화하게 되었나요?
머핀이 시력을 잃은 이후에, 수의사가 머핀의 뱃속에서 종양 같은 걸 발견한 적이 있어요. 그때 거의 죽기 직전이었고 응급수술을 받아야 했죠. 저는 제발 내 개를 구해달라고 신에게 기도했어요. 우리의 ‘헤일로’로 전 세계의 시각장애견들을 돕는 봉사의 삶을 살기로 약속했어요. 머핀은 결국 살아났고, 우리는 우리가 한 약속을 지켰죠. 저는 제 커리어를 바꾸고 이 프로젝트에 모든 걸 투자했어요. 밤낮으로 일해야 했지만 저는 이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이 제품은 머핀뿐 아니라 전 세계의 수많은 시력장애견들을 돕고 있어요.

‘머핀의 헤일로’의 원리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하네스와 날개, 그리고 가벼운 금속 링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하네스가 개의 몸을 감싸게 되고, 링은 날개에 부착되지요. 이것은 딱딱한 것에 부딪칠 때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부드러운 발포 고무로 감싸여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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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나요?
머리를 두르고 있어 어딘가 부딪치는 것으로부터 보호해주고,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자극을 주어 이끌어줘요. 가볍고 편안하기 때문에, 개가 먹고 자고 노는 등의 일상 활동을 방해하지 않고요. 이 제품은 앞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되찾아주기도 해요. 왜냐하면 보호 장치(완충)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패셔너블하기 때문이죠.

이 제품이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을 줄 예상했나요?
아뇨, 하지만 많은 시력장애견들이 이 제품으로 도움을 받는 것이 제 꿈이기 때문에 매우 감사드려요. 강아지가 시력을 잃더라도 가족들이 그들을 사랑해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들은 여전히 좋은 삶을 누릴 자격이 있고, ‘머핀의 헤일로’가 도움을 줄 거예요. 시력을 잃었다고 버려지는 일이 없기를 바라요.

말씀하신 대로, 몸에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버려지거나 혹은 재입양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 목표는 시력장애견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그들이 보호소에 버려지지 않도록 조금이나마 힘이 되는 것이에요. 그러기 위해 저는 보호소의 시력장애견들에게 ‘머핀의 헤일로’를 기부하고, 입양을 돕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사람들은 그들이 ‘헤일로’를 사용해 스스로 이동하는 걸 보고 그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시작해요. 저는 ‘Second Chances For Blind Dogs(맹견들을 위한 두 번째 기회)’라는 비영리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우리 웹사이트인 www.secondchancesforblinddogs.org에서 많은 입양 사례를 볼 수 있어요.

‘머핀의 헤일로’를 착용한 강아지들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저는 차에 두 번이나 치였던 ‘Chance(기회)’라는 강아지의 특별한 이야기를 좋아해요. 그는 우울해하고, 두려움에 전혀 움직이지 않으려고 했어요. 하지만 ‘헤일로’를 착용한 후에는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마치 새로 태어난 것 같았고, 퍼레이드 같은 일상을 되찾았죠. 정말 큰 변화였기 때문에 저 역시 너무나 놀라웠어요. 이 제품을 통해 많은 도움을 얻은 이들은 이걸 ‘슈퍼 파워’라고도 불러요.

한국에도 노령견이 많고, 이 제품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한국에서도 구매할 수 있나요?
저는 거의 매일 한국으로도 ‘헤일로’를 발송해요. 이 제품이 한국을 통해 받은 언론의 호평에 정말 감사하고, 또 웹사이트를 통해 실제로 구입한 사람들이 SNS에 올려주는 좋은 후기에도 몹시 기뻐요. 한국의 동물병원에서 주문하기도 해요. 한국의 고객들은 그들의 개를 정말 사랑하고, 최고의 보살핌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저는 시력장애견과 분명한 영혼의 교감이 있다고 느껴요. 머핀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축복이라고 생각하고요. 고양이를 위한 것을 비롯해 더 많은 디자인을 준비하고 있고, 앞으로 계속해서 브랜드를 성장시킬 계획입니다. 이렇게 눈이 먼 동물들을 도와주는 것이 제 삶의 목적이에요.

*‘머핀의 헤일로’ 웹사이트 www.muffinshal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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