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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만 배변을 하는 강아지

  • 승인 2015-10-20 16: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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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만 배변을 하는 강아지

“아니, 화장실 훈련을 시켰는데 왜 강아지가 밖에서 응가를 하는 거예요? 사람들 많은데 내가 얼마나 당황스러웠겠어요? 강아지를 엉망으로 가르쳐놨어~ 정말!”
가끔씩 생각나는 보호자 분이다. 화장실 교육을 시키면 실내 화장실만 사용할 줄 알았는데, 산책 중에 배변을 해서 얼마나 창피하던지 나에게 화가 잔뜩 났다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보호자 님, 앞으로도 산책하면서 계속 응가도 하고 오줌도 눌 거예요. 그게 반려견의 자연스러운 습성이에요.”

보듬반려견행동클리닉 강형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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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 배변은 자연스러운 습성
반려견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먹고 자는 생활 장소에서 배변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밖에서 배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습성이다 보니 실외 배변을 배운 아이들은 집안에서 거의 실수하지 않고, 밖에서 하려고 참기도 한다. 실제로 반려동물 문화가 오래 정착된 북미나 유럽 등에서는 배변을 위해 수시로 개를 바깥으로 데리고 나가는 행동이 자연스럽고, 두드러지게 실외 배변을 고집하는 견종들도 있다. 그렇다면 아이를 하루에 여러 번 산책시킬 자신이 없는 반려인은 개를 키울 수 없는 걸까? 사실상 시간적 여유가 안 될 때도 있고, 거동이 불편해 배변 산책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바깥에서만 배변하던 습관을 실내로 옮겨오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기다려주며 훈련을 해야 한다.

실내에서 배변할 수 있게 하기
밖에서 배변하는 습관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어느날부터 갑자기 산책을 하지 않고 집에서 배변하도록 변화를 강요할 경우, 반려견이 오래 소변을 참다가 방광염 등의 질병에 걸리는 일도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습관을 바꿔주고 싶다면 일단 몇 가지를 알아두자.


1. 배변패드나 배변판은 강아지가 선호하지 않으므로 사용하지 않는다.
2. 한적한 공간이 필요하다. (집안에서 사람들이 많이 오가지 않는 곳을 화장실로 둔다)
3. 흙이나 풀이 필요하다. (반려견이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 높이의 나무를 테두리로 짜서 그 안에 흙과 풀을 깔아준다)
이렇게 준비한 후, 강아지를 재촉하지 말고 부드럽게 기다린다. 화장실 옆에서 그냥 편안하게 강아지와 가만히 앉아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여기서 강아지에게 전달해야 하는 건 ‘난 이 새로운 장소가 좋아’라는 것이다. 이 과정을 하루에도 몇 차례 반복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런 실내 배변 교육 단계에서도 실외 배변활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산책을 멈춰버린다면 배변을 참기 위해 물 섭취를 멈추고, 학습도 멈추게 된다. 그러면 무엇을 배우기보다 변화에 대한 거부감만 느낄 것이다. 때로는 그냥 집에서 줄을 잡고, 집을 산책하듯 걸어 다니면서 새로운 화장실에 들어가 보호자와 쉬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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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변을 실내로 옮길 때 주의점
1. 만약 실외에서만 배변하던 반려견이 실내에서 배변을 했는데, 반려인이 원하는 장소가 아니었다고 해도 혼내거나 놀라게 하지 않아야 한다. 집안에서 배변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반은 성공!
2. 새로 만든 화장실은 안정적인 곳이어야 한다. 다른 가족들이 쉽게 보지 못하며 소란스럽지 않은 장소가 좋다.
3. 실외 배변을 하던 반려견은 배변패드 같은 특정 물건보다 특정 장소를 화장실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4. 성공했을 시에도 소란스럽게 칭찬하지 않는다.
단순히 산책이 귀찮아서 실내 배변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훈련기간 동안에도 꾸준히 산책하고 교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공적으로 훈련한 반려견들은 산책을 자주 나가는 날은 야외에서 배변을 하며, 가끔 산책을 많이 하지 못할 때에는 실내에 있는 화장실에서 배변을 한다. 실내 배변에 성공한 반려견들은 집안에서 하는 배변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것이지, 실외 배변을 하지 못하여 할 수 없이 실내에서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아주어야 한다.


글쓴이˙강형욱 (www.bodeum.co.kr)
반려견 행동 전문가. 보듬반려견행동클리닉을 운영하며 많은 반려견과 보호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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