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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반려견 6화

  • 승인 2015-10-02 1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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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반려견
6화 워킹맘으로서 반려견과의 동행

올해 사회생활 8년차로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아내 5년차이자 견주 4년차, 엄마 2년차로서 내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사실 모든 것을 잘해내기엔 너무나도 벅차다. 그렇지만 하나라도 놓칠 수 없는 값진 역할들이기 때문에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하나씩 찾아가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글˙사진 정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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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일상
일하면서 육아에 반려견까지 돌본다는 것은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정말 힘든 일이다. 아기를 봐주시는 분께서 개를 싫어한다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직장을 그만두거나, 반려견을 다른 곳에 맡겨야만 하는 그런 상황들이 될 테다. 그런 면에서 나는 정말 복 받은 사람인 것 같다. 지금 가인이를 돌봐주시는 친정이모는 동물을 정말 사랑하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은 이모 덕분에 페이와의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모에게 매 순간마다 정말 감사하다.
남편과 내가 출근을 하고 나면 이모는 가인·페이와 함께 12시간을 보낸다. 사랑하는 내 딸과 반려견을 우리 부부 못지않게 큰 사랑으로 돌봐 주시는 정말 좋은 분이라서 두 아이들 이야기를 할 때 이모를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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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이가 걷기 전까지 이모는 종종 아기를 업은 채 페이를 데리고 집 근처 산책을 하셨다. 활동량이 점점 많아지는 아기 때문에 피곤함이 배가 되어 페이의 산책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날도 많았는데, 가끔 이렇게 페이와 함께 산책을 해주시는 이모 덕분에 그런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었다. 게다가 이모는 가인이가 간식을 먹을 때마다 페이의 간식까지 챙긴다. 그러니 페이에게도 이모가 얼마나 좋은 사람으로 비춰질까? 아기와 대형견이 함께 있는 다소 벅찬 상황에서도 가인이를 너무나 정성껏 보살펴 주시니 우리 부부는 큰 걱정 없이 직장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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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으로 계속 살 수 있을까?
그러나 워킹맘으로서 두 아이들을 함께 돌보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하루 종일 힘겹게 가인이를 봐주시는 이모와 교대하기 위해서는 퇴근시간이 되면 모든 걸 제쳐두고 집으로 뛰어가야 한다. 퇴근이 늦어질 경우 큰 개가 있는 우리 집에서 가인이를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퇴근 후에는 아기와 저녁 시간 동안 씨름해야 하고, 페이의 산책을 신경 쓰고, 집안일도 소홀할 수 없다. 야근조차 마음 편히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자유시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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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저녁 남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도 어려운 일이다. 바쁘지 않은 날과 주말에는 최선을 다해 아기를 봐주고 집안일도 함께하는 남편이지만, 장기출장 및 야근이 잦기 때문에 도와주지 못하는 날이 더 많다. 그래서 요즘 우리 부부의 화젯거리는 ‘내가 회사를 그만두느냐, 그만두지 않느냐’이다. 아기에게도 엄마에게도 회사를 그만두고 아기를 돌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테다. 그러나 경력 단절 및 생활비 문제 등 여러 가지 사정상 쉽게 그만두기도 어렵다. 결국 대화의 종착지는 시작과 같아지고 똑같은 얘기들이 반복된다.
가끔 이런 저런 고민들로 가슴 아프고 슬플 때도 있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가 가족 때문이고, 더 나아가 가인이와 페이 때문이니 이렇게 불만을 가지고 있을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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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할 수는 없지만
요즘에는 생각을 달리 하고 있다. 남에게 아기를 맡긴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고, 엄마나 견주가 많은 자유 시간을 원한다는 것 또한 모자란 생각이라고. 그래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한 다 같이 하기로 했다. 함께 산책하며 즐거운 건강을 얻고, 함께 밥 먹으며 행복한 포만감을 얻고, 함께 여행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런 생각에 여름이 오기 전 다짐했던 ‘가인이와 페이와 물놀이하기’도 올해 여름 동안 두 번이나 지킬 수 있었다.
완벽한 엄마, 완벽한 견주가 될 수는 없을 거다. 대신 두 아이들에게 하루하루 조그만 행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가장 의미 있고 큰 역할이 아닐까?
나에겐 집에 돌아오면 엄청난 사랑을 뿜어내며 반겨주는 페이가 있고, 조용한 밤 사랑한다는 속삭임에 방귀로 대답해주며 킥킥 웃게 하는 가인이가 있다. 이런 소소한 일상들이 기쁨이 되어 고된 하루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는 거겠지. 살아갈 힘이 되어 주는 두 천사 같은 아이들에게 평생을 지켜주겠다고, 정말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글쓴이˙정맑은 (http://blog.naver.com/clear8385)
가인이와 페이는 그녀의 가장 소중한 가족이다. 아기와 반려견이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개를 파양하거나 버리는 일이 줄어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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