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강아지는 귀여운 고집쟁이
미니어처 슈나우저
하얀 수염과 희끗희끗한 눈썹 때문에 할아버지 개로 오해받는 슈나우저. 하지만 알고 보면 활력과 매력이 넘치는 견종이다. 악마견이라는 건 더 큰 오해다. 특징을 알고 제대로 키우면, 평생 동안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멋진 반려견이라는 사실.
미니 같지 않은 미니
슈나우저는 크기에 따라 자이언트·스탠더드·미니어처로 나뉜다. 그중 주변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게 바로 당신의 강아지 미니어처 슈나우저이다. 평균적으로 체고는 30~36cm이며 몸무게는 7~10kg 정도 나간다. 미니어처(Miniature)라는 단어가 안 어울리는 덩치라 살짝 웃음이 나지만, 그래도 슈나우저 중에서는 제일 작은 종류다.
미니어처 슈나우저의 털색은 솔리드 블랙(올블랙)·블랙앤실버·솔트앤페퍼가 표준인데, 요즘에는 몸 전체가 하얀 화이트 슈나우저나 갈색빛이 도는 브라운 슈나우저도 종종 볼 수 있다. 모질은 상당히 억세고 뻣뻣한 편으로 털빠짐이 푸들만큼이나 적다. 바닥에 떨어진 슈나우저의 털을 찾고 싶다면 집안 구석구석을 샅샅이 수색해야 할 듯싶다.
진지한 얼굴의 장난꾸러기
슈나우저는 15~16세기 독일의 농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쥐도 잡고 가축도 모는 등 농장 일 전반을 도왔다고. 경비견·구조견·경찰견으로 활약하기도 했단다. 지금의 미니어처 슈나우저는 그때에 비하면 많이 차분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과거의 기억이 남아 있는지 기본적으로 활기찬 성격이며 기민하게 행동한다. 당신의 강아지와 같이 있다 보면 심각한 표정과 상반되는 발랄한 몸짓 덕분에 자주 웃음이 터진다.
세상에 완벽한 개란 있을 수 없는 법. 이 매력둥이에게도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 슈나우저는 경비견 자질을 갖고 있다 보니 쉽게 짖는다. 또한 명랑하고 사람을 좋아하지만 고집이 센 편이라 어린 시절부터 교육하는 게 좋다. 그렇다고 너무 염려하진 말자. 영리하고 눈치가 빠르므로 금방 올바른 행동을 습득할 것이다.
활달하지만 건강 관리는 필수
만약 당신의 강아지를 악마견으로 의심하고 있다면, 운동이 부족하진 않은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 과거에 일하는 개로 살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체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활동적인 슈나우저가 실내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다음 수순이 말썽 부리기인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충분한 산책으로 슈나우저의 행복과 집안의 평화를 동시에 지키도록 하자.
운동량만큼이나 챙겨야 하는 게 바로 건강이다. 외모는 강해 보이지만 미니어처 슈나우저 역시 품종견이기 때문에, 종 특유의 유전병을 가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진행성망막위축증. 진단 후 수개월 또는 수년 후에 실명하게 되는 질병이다. 말기가 되어서야 알아채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코메도 신드롬 또한 미니어처 슈나우저의 고질적인 피부병이다. 여드름처럼 가볍게 보이지만 완벽히 치료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식단과 목욕 등으로 꼼꼼히 관리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앙증맞고 깜찍하진 않지만 누구보다 귀엽고 해맑은 미니어처 슈나우저. 아직은 그 사랑스러움이 악마견이라는 선입견에 가려져 있는 듯하다. 당신의 반려견이 천사견으로 불릴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노력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