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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지킴이 ‘행복이’

  • 승인 2015-06-02 11: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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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행복이 왔습니다
성남시 지킴이 ‘행복이’

죽음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개 한 마리. ‘행복이’라는 이름을 얻은 순간부터 변화는 시작되었다. 개 한 마리로 뭘 바꿀 수 있겠느냐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유기견을 도와주세요’라는 말보다 ‘행복이 왔습니다’라는 말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행복이는 과거를 딛고 힘차게 성남시를 누비고 있다.

글 이수빈 자료협조 성남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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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에서 반려견으로
작년 11월, 성남시청 정문 앞에 개집 하나가 지어졌다. 성남시 지킴이이자 유기동물 입양 홍보 대사인 행복이의 집이다. 행복이가 맡은 임무가 궁금했다. 홍보 대사라는 이름답게 유기동물 행사에 참여하고, 주기적으로 도보 순찰도 한단다. 인기가 많아서 팬까지 거느리고 있다니 성남시가 행복이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를 법하다.
행복이는 유기견이었다. 길거리를 떠돌다가 개농장에 잡혀갔다. 동물애호가들이 행복이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농장주를 설득한 끝에 구해냈다. 성남시가 행복이의 사연을 알게 된 것도 그맘때였다.
“유기동물의 입양과 인식 개선 방안을 모색 중인 시기였어요. 어떤 인연이 있었던 건지, 마침 행복이의 소식을 접했지요. 큰 개라 가정으로는 재입양이 어려울 것 같더군요. 그런데 녀석이 사람을 잘 따르는 거예요. 홍보 대사로 활약할 수 있겠다 싶어서 동물보호단체와 협의하고 입양을 결정했지요.”
성남시청 동물보호정책실의 성혜진 씨는 웃으며 말했다. “저희보다 시장님 얼굴을 더 자주 봐요. 최측근이죠. 잘 보여야 해요.” 행복이가 가장 따르는 사람은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행복이에 대한 시장의 사랑도 남다르다. 알레르기 처방 식단 때문에 입맛 없는 녀석을 위해 직접 양배추와 사과 등을 삶아온단다. 최근엔 반려인 교육까지 받는다니 녀석을 향한 깊은 애정이 느껴진다. 모든 직원들이 행복이를 아끼는 마음이야 더 말해 뭐하겠나. 오가며 행복이 안부를 묻고 번갈아 산책도 시켜 주는 사람들까지. 행복이가 온 이후로 시청엔 웃음꽃이 활짝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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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아, 성남시를 부탁해!
성남시청 SNS에는 성남시를 누비는 행복이의 사진이 종종 올라온다. 매주 일요일에 열리는 ‘반려동물 문화교실’에서도 놀이터를 달리는 행복이를 만날 수 있다. 행복이가 동물 관련 행사만 찾아다니는 건 아니다. 비 반려인의 모임과 지역 행사에도 동행한다. 시민에게 다가가는 일이야말로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홍보 대사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행복이가 아직은 낯설겠지만 차분히 교육해 나가려고 합니다. 맡은 임무들을 차근차근 경험시켜 보려고요.” 행복이의 일과는 어떨까? 하루 두 번 이상 꼬박꼬박 산책하며 시민들에게 인사를 다니고, 도보 순찰도 나선다. 시민들은 스스럼없이 행복이를 쓰다듬는다. 무관심했던 사람들도 지금은 행복이를 반긴다. 멀리서 찾아오는 소녀 팬까지 있다 하니 그 인기를 알 만하다. 이름 하여 공무수행 중인 스타 견, 근무 중 이상 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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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행복이를 위해
행복이는 앞으로 홍보 대사로서 유기동물을 대표할 것이다.
“재입양 된 유기견 중엔 아파서 혹은 행동에 문제가 있어서 다시 버려지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는 사회화가 덜된 행복이에게 예절도 가르치고, 알레르기 치료도 받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주려고 해요. 반려견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을 느끼도록 말이지요. 그러면 더 많은 유기견들이 입양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행복이가 다시는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성남시를 넘어 모든 지역 유기견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길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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