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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여고 <도우미견 봉사활동 동아…

  • 승인 2015-04-15 12: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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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한 걸음 가까워지는 길
동일여고 <도우미견 봉사활동 동아리>

동물이 살기 좋은 세상이 사람도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하는데, 최근 들어 점점 더 많은 동물 학대가 일어난다. 어릴 때부터 인터넷 게임이나 자극적인 방송에 노출되어 자란 일부 아이들이 동물을 생명이 아닌 장난감으로 여겨 우려를 낳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접하는 것을 그에 대한 완벽한 해답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작은 생명과 함께하는 노력으로 해답에 조금씩 닿아갈 수 있다는 것만은 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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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미견과 함께하는 동물매개활동

초여름의 싱그러운 토요일, 학교는 쉬는 날이지만 교복을 예쁘게 입은 여학생들이 교정에 모였다. 시험이 끝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며 신나게 재잘대던 학생들은 이내 강아지 세 마리를 데리고 금천구의 한 아동센터를 찾는다. 대부분 초등학생인 어린이들이 반갑게 맞이하더니 이내 강아지들에게 관심이 모인다. 익숙한 듯 이름을 부르며 인사하기도 하고, 처음인지 신기한 듯 바라보기도 하더니 곧 함께 어울리는 모습. 동일여고의 ‘도우미견 봉사활동 동아리’의 활동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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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미견이라고 하면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을 주로 생각하지만 그 외에도 청각도우미견, 마약 탐지견, 문화재보호를 위한 흰개미탐지견, 구조견 그리고 동물매개치료 활동을 하는 치료도우미견이 있습니다. 치료도우미견이란 사람의 육체적, 정신적 활동을 도와주는 것인데,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저 스킨십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거나 함께 운동을 해서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모두 포함되는 거지요.”

이들이 하는 동물매개활동은 주로 도우미견들과 운동이나 퍼즐 맞추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정신적, 육체적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지난 2005년부터 지금까지 장애복지관이나 사회복지관, 어린이집, 양로원 등 다양한 복지기관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2009년 한양대학교 사회봉사단 주최의 ‘70일 기적을 만드는 봉사원정대’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대한적십자가 총재상’, 여성 가족부 주관의 ‘제 7회 푸른성장 대상’,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 체험마당 부문의 ‘우수동아리’와 ‘지도교사 교육감상’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쌓았으며 고등학생 봉사활동으로는 거의 전국 유일한 동물매개활동 동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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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의 원동력, ‘1대 도우미견’

동일여고에서 이 봉사활동을 처음 시작하던 2005년, 가장 처음에 함께했던 도우미견은 당시에 7살이던 퍼그 ‘콩콩이’였다.

“제 반려견이던 콩콩이가 평소 성격이 너무 좋아서 낯선 사람이 와도 짖지 않고 꼬리를 치고는 했어요. 강아지가 집도 못 지킨다고 잔소리를 했었는데, 고아원에서 치료도우미를 하는 강아지의 모습이 담긴 TV 공익광고를 보고 아, 저거다 했죠.”

동아리의 담당 윤인영 선생님은 2002년, 삼성 도우미견센터에서 콩콩이와 함께 매개치료에 대해 배우며 개인적으로 치료도우미견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 때만 해도 도우미견에 대한 인식이나 체계가 거의 없을 때여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선구주자로 뛰어들어 차츰 더 많은 것을 배우고 한걸음씩을 내딛었다. 그때 콩콩이는 삼성 도우미센터에서 치료도우미견으로 어엿하게 인증을 받았고, 2003년에 입양한 아메리카 코카 스파니엘 ‘바다’가 합류했다. 재주가 많고 똑똑해서 1살부터 노하우를 익혀 건국대 수의학과 주관의 반려견 예절교육을 수료하기도 했다.

“사실 콩콩이가 매개활동을 시작할 때 이미 7살이라 걱정도 있었는데, 당시 수의사 선생님의 말이 힘이 됐어요. ‘견생은 이제 시작’라고요. 워낙 성격이 좋아서 금방 배우고 많은 도움을 줬죠.”

개인적인 봉사활동으로 시작했지만 너무 좋은 일이라 2005년부터 그것을 동아리에 접목해 현재의 <도우미견 봉사활동반>이 탄생했다. 처음에는 학부형의 협조를 받아서 학생이 키우는 강아지를 데리고 하기도 했으나 곧 콩콩이와 바다, 그리고 동물병원에서 돌보는 유기견인 페키니즈 ‘쥬쥬’가 함께해 훌륭한 도우미견들이 구성되어 매개활동을 도왔다. 쥬쥬는 하얗고 작은 외모 덕분에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다. 나이가 많아 지금은 모두 무지개다리를 건넜지만, 그 때의 콩콩이와 바다, 쥬쥬의 공적 덕분에 지금까지 보람 있게 활동해올 수 있다며 여전히 ‘1대 도우미견’들에게는 고마운 마음이란다. 도우미견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피하지 않는 온순한 성격인 것도 중요하지만 짝을 지어 활동을 돕는 봉사자들도 할 일이 많다. 2학년인 한혜리 학생은 2년째라 활동이 익숙해도 언제나 주의를 기울인다고 말한다.

“충분히 교육받은 강아지들이지만 매개활동을 할 때 어린 아이들이 사탕이나 과자를 들고 있으면 도우미견들이 유혹을 느낄 수 있어서 우선 간식을 치우고, 어린이들도 흥분하지 않도록 미리 안내를 해요.”

지금은 코카 스파니엘 ‘도도’와 시츄 ‘해태’, 푸들 ‘돌이’가 도우미견으로 함께하고 있다. 도도는 현재 유인영 선생님의 반려견이고, 해태와 돌이는 학교 근처의 ‘은행나무 동물병원’에서 데리고 있는 아이들인데 모두 유기견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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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가까워지는 것

어릴 때부터 반려동물을 키우며 수의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는 방예진 학생은 도우미견 봉사활동이 더욱 귀중한 경험으로 느껴진다.
“처음에는 강아지가 신기하거나 귀엽다고 다가오다가 점점 마음을 여는 게 느껴지면 저희도 기분이 좋죠. 전에 유기견 보호소에 봉사활동을 갔다가 너무 마음이 아팠는데, 조금씩만 다가서면 서로 많이 교감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사람과 어울리는 일이기 때문에 도우미견들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어서 한 번에 한 시간 정도씩 활동하는데, 워낙 사람의 손길을 받는 데 익숙한 아이들이라 만나면 서로 즐거워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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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는 주로 노인이나 장애우들을 도왔다. 처음에는 작은 강아지를 보고 무서워하거나 거부하며 만지지도 않으려 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만남이 거듭되며 강아지 뿐 아니라 봉사활동 학생들에게도 마음을 열어갔다. 특히 강아지에게 직접 명령을 해보고 재주를 보며 점차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이던 자폐 아동은 나아가서는 봉사자들에게 먼저 다가와 말을 거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작년부터는 일반 학교의 초등학생들과 함께하고 있어요. 어릴 때 별 생각 없이 동물을 버리거나 학대하는 것이 나아가서는 생명 자체에 대한 경시로 이어질 수 있는데, 동물매개활동을 통해 강아지를 만지고 같이 노는 것만으로도 그들이 똑같은 생명이라는 걸 느끼게 되거든요.”

어린 아이들이 도우미견들과 보내는 시간은 생명의 존엄성을 열 번 설명하는 것보다 마음에 와 닿는 훨씬 가까운 길이다. 그저 반려동물과 함께 어우러지는 시간으로도 나눌 수 있는 위로와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이들은 안다. 동물을 매개로 하여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무는 따뜻한 만남이 세상의 채도를 한층 높여줄 것을 응원해본다.


CREDIT
박은지
사진 황창조
자료폅조 동일여고 <도우미견 봉사활동 동아리> | 담당 윤인영 선생님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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