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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가장 완벽한 반려견

  • 승인 2015-04-03 09: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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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가장 완벽한 반려견
슈나우저 코난

“내 이름은 코난, 탐정…… 아니 슈나죠”하고 말할 것만 같은 강아지 ‘코난’. 미니어처 슈나우저 코난은 만화 <명탐정 코난>의 주인공 꼬마 탐정과 묘하게 닮아 있다. 단순히 코난이라는 이름이 같아서가 아니라 작고, 귀엽고, 무엇보다 똑똑하다는 점에서 말이다. 발랄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견종이지만 코난은 사진 촬영도 척척 해내는 모델 견공이다. 어디선가 슈나우저가 멋지게 포즈를 취한 모습을 보고 신기한 적이 있다면, 아마 코난이었을 것이다.

이지희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장혜원(sammychang.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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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달릴 수 있는 친구
코난의 반려인 장혜원 씨가 코난을 만난 건 2년 전쯤이다. 20대부터 독립해서 쭉 혼자 살다 보니 언젠가부터 반려견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하지만 그전까지 강아지를 길러 본 적이 없고 무엇보다도 생명을 책임지는 게 쉽지 않다는 지인들의 조언에 1년 동안 망설였다. 결국 고민 끝에 반려견을 맞이하기로 결심했다는데, 그 많고 많은 개들 중에 슈나우저라니. 활동적이고 고집 센 성격인 슈나우저는 강아지 초보에겐 녹록치 않은 견종이다. 혜원 씨는 어쩌다 슈나우저와 함께 살게 된 걸까.

“사실 저는 슈나우저를 선호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말티즈를 좋아한 것도 아니었어요. 그저 딱 한 가지. 저랑 같이 달리고 뛸 수 있는 강아지를 원했어요. 작고 예쁜 인형처럼 기르고 싶진 않았거든요. 건강하고 산책 많이 다닐 수 있는 견종을 물어보니 슈나우저를 추천하더라고요.”

그렇게 코난을 만났고 첫눈에 반해 집으로 데리고 오게 됐다. 잔병치레를 안 한다는 말 외엔 별다른 정보를 듣지 못했다는 혜원 씨.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슈나우저를 입양했다고 하자 대번에 “어떻게 할 거냐, 악마견인데!”하는 대답이 돌아왔다. 혜원 씨 역시 걱정스러운 마음에 인터넷에서 이런 저런 정보를 찾아봤다. 역시나. 벽지나 신발이 남아나지 않는다는 글이 수두룩했다. 다행히도 코난은 순한 성격이었고 여태까지 말썽 한 번을 안 부렸다. 집에 사람이 없을 때도 혜원 씨 물건은 제자리에 두고 자기 장난감만 꺼내서 노는 영특한 모습까지 보인다.

“같은 견종이어도 개마다 성향이 다른 것 같아요. 소형견이지만 온 집안을 물어뜯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리고 똑똑해서 말썽도 피우는 거라고 생각해요. 건강하니까 뛰어놀 수 있는 거고요. 어찌 보면 고맙고 행복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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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노력과 공부로
그렇지만 혜원 씨가 단순히 운이 좋아 코난처럼 얌전한 개를 만났다고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꾸준한 산책은 물론이고 코난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항상 교육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코난이 다른 개들처럼 심하게 사고를 쳤으면 저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그냥 교육으로 해결했을 듯해요. 코난도 현관 벨이 울리면 심하게 짖었는데 훈련을 통해 훨씬 좋아졌거든요. 그런 식으로 바꿔나갔을 거예요. 노력해도 잘 안 된다는 개들 보면 그 방향이 좀 잘못된 것 같기도 해요. 이해와 사랑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인데 무조건 혼내기만 한다든지요.”

‘앉아’나 ‘손’ 같은 기본 단어뿐만 아니라 잠자기 전 ‘쉬하자’는 말까지 알아듣는다는 코난. 비결은 계속 말을 걸어 주는 것이라고 한다. 무엇이든 설명해 주고 이해시켜 주는 게 가장 좋은 훈련 방법 같다고. 혜원 씨는 지금도 계속 슈나우저에 대해 공부하며 코난을 키우고 있다. 정보가 부족한 것 같으면 해외 자료까지 찾아볼 정도로 열성적이다.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무슨 공부를 할까 싶지만 혜원 씨의 대답은 의외이면서도 당연했다.

“인간이 봤을 때 문제는 빤하잖아요. 물고 뜯고 이런 단순한 거요. 그런 것 때문이 아니라 한 생명이니까 위험한 일 없이 키우려고 공부하는 거죠. 아무리 못해도 15년은 살 건데 강아지니까 어디가 아프다거나 힘들다고 말을 못하잖아요. 자기가 키우는 반려견에 대해 공부하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 개에 대해 잘 알아야 어떤 식으로 돌봐야 하는지 알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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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계는 바로 너
혜원 씨가 바랐던 대로 코난은 함께 걷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됐다. 코난의 운동을 위해 산책을 꾸준히 나가면서 혜원 씨의 삶도 더욱 건강해진 느낌이다. 얌전하고 말도 잘 듣다 보니 야외 테라스가 있는 카페는 대부분 출입을 허가받았다고. 매순간 소중한 코난과의 하루를 사진으로 남기고 있는데 덕분에 즐거움이 한가지 더 늘었다.

“원래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코난이 어렸을 때부터 블로그에 사진을 올렸어요. 그러다 보니 반려견 의류나 용품 모델 제의도 들어오고 잡지에 연재도 하게 됐습니다. 코난도 사진 찍는 걸 알아서 잘 협조해 줘요. 덕분에 슈나우저에게도 예쁜 모습이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모델을 하면서 옷도 여러 벌 생겼는데 산책할 때 입히면 잔디에 뿌린 농약 걱정 안 해도 되고 사람들도 거부감을 덜 느끼더라고요. 시커먼 코난 보면 무서워서 우는 애들도 있거든요. 강아지를 인형처럼 생각하는 건 싫지만 사람과 같이 사는 세상에서 조금 꾸미고 나가면 시선이 훨씬 부드러워지는 듯합니다.”

블로그에 코난 사진이 가득하다 보니 반려동물 사진작가냐는 이야기도 종종 듣는다는 혜원 씨. 사실 혜원 씨는 여행 포토 에세이를 낸 경력이 있을 만큼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코난을 키우고부터는 여행 한 번 가기가 힘들다고. 코난이 보고 싶기도 하고 걱정도 돼서, 가장 길게 간 여행이 3박 4일이다. 하지만 입양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다. 홀로 누워있으면 조용히 곁에 다가와 온몸으로 꼭 안아 주는 코난이 있기 때문이다. 코난과 함께해 매일 더 행복해지는 삶이 혜원 씨에겐 가장 신선한 세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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