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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의 분리불안 이해하기

  • 승인 2015-04-03 09: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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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의 분리불안 이해하기

반려견이 주인과 떨어져 있을 때 불안정한 심리 상태가 되는 것을 '강아지 분리불안'이라고 한다. 이런 감정 상태는 부모를 가진 모든 동물에게서 보이는 모습이며 성장하면서 느낄 수 있는 당연한 감정 중 하나이다. 문제는 이런 증세의 정도와 기간에 있다. 네 살 된 어린 꼬마가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두려운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서른 살이 된 어른이 부모와 잠깐 떨어지는 것을 불안해한다면, 우리는 모두 걱정할 것이다.

보듬반려견행동클리닉 강형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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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불안으로 인한 다양한 행동
성견이 되어서도 여전히 주인과 떨어져 있는 것을 매우 불안해하는 반려견들이 있다. 거실에 함께 있던 주인이 방에만 들어가면 문 앞에서 우는 강아지도 있고, 잠깐 쓰레기를 버리러 가기도 힘들 정도로 주인과 떨어지지 못하는 개들도 많다. 분리된 반려견이 불안할 때 하는 행동들은 아래와 같다.

- 짖는 행동
- 물건을 파괴하는 행동
- 배변을 실수하는 행동
- 숨는 행동
- 자해하는 행동
- 흐느끼는 행동
- 변을 먹거나 몸에 묻히는 행동
- 땅을 파는 행동
- 공격적인 행동
- 무기력한 행동

반려견이 주인과 분리되었을 때 하는 행동은 경우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어떤 보호자들은 자신의 반려견에게 분리불안이 있었다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다. 반려견의 분리불안이 꼭 짖거나 사물을 물어뜯는 것으로만 표현되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려견이 혼자 있으면 불안감을 느끼고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모른 채 오랜 시간 방치하기도 한다.

혼자서 편안히 기다릴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보호자와 떨어지지 못하는 반려견에게 혼자 있는 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 울타리에 가둬 두곤 한다. 강아지를 집에 혼자 두고 나왔을 때 짖는 소리가 나면 다시 안으로 들어가서 혼을 내는 방식을 쓸 때도 있다.

하지만 분리불안을 겪는 반려견에게 혼자 있는 법을 다그치며 가르치기보다는 보호자가 다시 자기 곁으로 돌아올 거란 사실을 알려 주는 게 더 효과적이다. 그 점을 인식하면 강아지는 훨씬 빨리 혼자서도 보호자를 편안히 기다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반려견의 분리불안을 치유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그들이 개로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개의 본능은 아래와 같다.

- 걷고 싶어 하는 본능
- 냄새 맡고 싶어 하는 본능
- 영역 표시하려는 본능
- 친구를 사귀려는 본능
- 실외에서 배변을 하고 싶어 하는 본능
- 가족과 함께 있고 싶어 하는 본능

개의 생태와 본능을 존중하면 반려견의 자존감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강한 자존감은 외부자극으로부터 저항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만약 반려견이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분리불안 체크 리스트를 한번 확인해 보자.

강아지 분리불안 체크 리스트
1. 먼저 현재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2. 예기치 못하게 오랜 시간 동안 반려인과 떨어져 있었는지도 중요하다. 특히 유기되었던 경험은 반려견에게 큰 충격을 준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유기견들은 새로운 주인과 떨어지기를 두려워한다.
3.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본다.
4. 반려견을 향한 관심과 애정표현이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고민한다. 반려견을 키울 때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사람이나 어린아이를 대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반려견을 대하면 많은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람은 얼굴을 비비고 눈을 마주치고 뽀뽀를 하며 안아 준다. 하지만 반려견들에게 이런 행동들은 경계와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다.
5. 분리불안은 위탁해서 교육할 수 없다. 분리불안은 혼자 있는 법을 배워서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이 항상 돌아올 거란 믿음을 형성해야 안정된다.
6. 스스로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짖는다고 다 분리불안은 아니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원인을 찾아봐야 하는데, 반려견들은 가족의 행동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보호자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 반려견을 힘들게 했을 수도 있다.
7. 분리불안을 치유할 때 리더십과 통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이는 반려견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이 다 그렇다. 분리불안 증상을 치유하는 데 있어서 리더십과 통제 그리고 압박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분리불안?이라는 증상과 맞지 않다.

반려견의 마음 헤아리기
강아지의 분리불안 때문에 답답하다면 잠시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보자. 자다가 일어났는데 주위에 아무도 없다.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옆에 있던 엄마가 보이지 않는다. 기분이 어떤가? 그럴 때 나는 자주 울었다. 가슴이 무거워지고 눈앞의 모든 것들이 불안하게만 보였다. 아마도 어린 시절의 나는 부모님과 떨어지는 것이 무서웠었나 보다. 아무도 없었던 그때의 두려움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마찬가지로 반려견들도 이러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다. 주인이 눈앞에서 없어졌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부디 사람의 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만을 억제하려 하지 말고, 좀 더 깊이 반려견의 마음을 헤아려 주길 바란다.

TIP. 보듬훈련사 강형욱의 5.10.7 법칙
01. 반려견과 순간적으로 떨어지는 시간을 5초 정도로 한다.
02. 방을 옮겨 다니면서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한다.
03. 다시 만났을 때 강아지를 만지거나 말을 걸지 않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만 본다.
04. 이렇게 하루 10번 반복한다.
05. 5초씩 하루 10번, 7일을 연습하면 서서히 변화가 올 것이다.

글쓴이·강형욱 (www.bodeum.co.kr)
반려견 행동 전문가. 보듬반려견행동클리닉을 운영하며 많은 반려견과 보호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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