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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가인이와 페이의 첫 만남

  • 승인 2015-02-06 1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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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반려견
2화 가인이와 페이의 첫 만남

대부분의 엄마들은 태교를 할 때 아기를 위한 인형을 만들거나, 아름다운 음악을 듣거나, 좋은 책을 읽는다. 하지만 내가 가장 많이 했던 일은 동물들의 사진을 보거나 페이와 함께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내게는 정말 큰 행복이었는데 엄마의 행복감이 아기에게도 전달된다고 하니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내 바람 중 하나는 뱃속의 아기가 페이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들과 소통할 줄 아는 감성적인 아이로 성장하는 것이었다. 태교가 아기에게 얼마나 전해졌을까 궁금해하던 열 달의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아기가 태어났다.

글·사진 정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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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조심스럽게

아기와 페이가 첫 대면한 날을 잊을 수가 없다. 페이가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아는데도 불구하고, 대형견과 아기를 마주하게 하는 일은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나 역시 아무렇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우선 페이에게 조심스레 아기의 냄새를 맡게 해 주었다. 페이는 자그마한 아기가 신기한지 한참 동안을 킁킁거렸다. 반가우면 격하게 들이대는 페이의 모습을 봐 온 우리 부부는 혹시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까 걱정돼 둘이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주지는 않았다.

페이의 반응은 의외로 차분했는데 아직까지 가인이를 따라야 할 사람으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인 듯 했다.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온몸으로 격하게 반기며 꼬리가 떨어져 나가도록 흔들었을 테니 말이다. 아기 또한 신생아 때는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짖지 않는 페이에게 무서움을 느끼지 않았다. 페이가 큰 소리를 냈다면 놀라 울었을지도 모르지만 페이는 짖음이 거의 없어서 그런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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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만 보면 웃는 아기

그렇게 생각보다 조용한 첫 대면식을 마치고 아기와 페이는 일상적인 생활을 이어갔다. 아기가 점점 눈이 보이게 되면서 가장 많이 바라보게 된 것은 나와 페이였고, 내가 회사로 복직한 후에는 아기를 봐 주시는 친정 이모와 페이였다. 그래서였을까. 잘 웃지 않는 아기는 페이만 보면 함박웃음을 지었고 어느 땐 뒤로 넘어갈 정도로 깔깔깔 웃어댔다. 그런 모습이 정말 예뻐서 매번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아, 나의 태교가 아기에게 먹혔나 보다!’ 라고 생각했다. 가인이가 나만큼이나 페이를 좋아해 주니 ‘둘을 잘 키워낼 수 있을까’하는 작은 걱정도 말끔히 사라졌다. 페이를 무서워하거나 싫어하지 않고 예뻐해 준 가인이에게 진심으로 고마웠다.

그렇다면 페이는 아기를 어떻게 생각할까? 때때로 가인이는 페이의 귀를 잡아당기거나 입을 열어 보고 그때마다 페이는 가만히 받아 주거나 아프면 슬쩍 자리를 피한다. 가인이가 페이에게 다가가면 페이는 아기의 얼굴과 손을 핥고 싶어 하는데, 페이의 혀는 가인이 얼굴을 다 덮을 만큼 큰 터라 아기가 놀랄까 봐 제지한다. 그럴 때마다 페이는 멋쩍은 듯 나에게 와서 한껏 늘어난 어리광을 피운다. 나와 남편에게 하는 것만큼 가인이를 따르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가인이가 좀 더 큰 후 같이 산책을 하는 등 교감의 시간이 쌓인다면, 둘은 서로 꼭 필요한 존재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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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함께하는 행복

동물에게 사랑 받는 것은 사람에게 사랑 받는 것 못지않게 큰 기쁨이 될 수 있다. 그런 소중한 감정들을 서로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나의 딸 가인이와 반려견 페이에게, 가족이 되어 줘서 정말 고맙고 행복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얼마 전에는 2015년도의 소원 한 가지를 정했다.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부산의 가장 좋은 점은 바다가 가까이 있다는 것인데, 집 근처 다대포 해수욕장은 가인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페이에게 매주 멋진 산책 공간을 제공해 주었다. 즐거웠던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겨울에도 바다수영을 즐길 만큼 물을 좋아하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페이와, 물장구치며 목욕하기 좋아하는 가인이가 이번 여름에 함께 물놀이를 할 수 있길 소망한다. 추운 겨울과 따뜻한 봄이 지나고 뜨거운 여름이 오면 그 때쯤 가인이는 자박자박 걸어 다닐 것이다. 그리고 페이를 직접 산책시키겠다고 신발 신고 나서게 되겠지. 그 날을 기대하며, 우리 네 식구의 가족 여행을 계획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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