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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물 보호소 탐방기

  • 승인 2015-02-02 17: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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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물 보호소 탐방기
Oregon Humane Society 보호소 편

Oregon Humane Society(이하 OHS)는 미국 오레곤 주 포틀랜드 시에 위치한, 오레곤에서 가장 큰 동물 보호소다. 1868년에 처음 설립되었다고 하니 전 세계 동물보호소 역사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가히 선구적인 동물 보호소라 할 수 있다. 역사가 긴 만큼 체계적인 시스템과 방문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 OHS에서는 개와 고양이뿐만 아니라 토끼, 쥐, 파충류 심지어 말까지 입양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OHS의 개 보호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글·사진 박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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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한 환경, 끊임없는 교감
OHS의 개 보호소에는 사람의 키를 훌쩍 뛰어넘는 켄넬(kennel: 보호장)들이 줄지어 놓여 있다. 켄넬의 규모는 개의 덩치에 따라 다른데 큰 개의 경우 약 5~6평 크기, 그보다 작은 개들의 경우에는 2~4평 크기의 켄넬을 사용한다. 개뿐만이 아니라 성인 또한 들어갈 수 있는 크기에서 개의 활동성과 쾌적함을 고려한 동물 보호소 측의 배려가 느껴진다.

또한 모든 개들은 하루에 한 번 이상 꼭 바깥구경을 한다. 수많은 자원 봉사자들이 ‘강아지 산책시키기(Dog walking)’라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개들을 데리고 보호소 주변을 산책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보호소의 개들은 사람과 끊임없이 교류할 수 있고 운동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매일 아침과 저녁에는 보호소에 상주하는 수의사들을 통해 건강을 주기적으로 체크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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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신중한 입양을 위해
각 켄넬 앞에는 개의 신상정보를 알 수 있는 종이가 붙어 있다. 이름·나이·중성화 수술 여부·몸무게·성별·종·입양비 같은 기본적인 신상뿐만 아니라 보호소에 오게 된 이유·입소 날짜·보호소에서 입양되었다 다시 파양된 이유·짤막한 소개글 등이 적혀 있다. 소개글에는 개의 성격·자라온 환경·고양이와 동거 가능 여부와 함께 개에 대한 당부가 쓰여 있다. 예를 들어 배변훈련이 되어있지 않은 경우 소개글에 이를 명시하고 입양 시 보호소에서 주관하는 배변훈련 프로그램 참여를 권장하는 것이다.

방문객은 보호소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며 관심이 가는 개를 자세히 관찰하고 싶을 경우 분양 담당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직원은 개를 켄넬에서 데리고 와 방문객과 ‘놀이방’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방문객은 개를 직접 만져 보고 함께 놀면서 개와의 궁합을 알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또한 담당 직원에게서 개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궁금한 점을 충분히 질문할 수 있다.
입양비는 적게는 9만 원에서 많게는 30만 원정도인데 모든 입양비에는 전자칩(ID)·중성화 수술비·초기 백신·30일 무료 동물보험·기본 건강검진비 등이 포함되어 있다. OHS에선 입양자의 나이가 60세 이상인 경우 동물을 무료로 입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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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시민의 힘으로
OHS의 큰 자랑 중 하나는 보호소에 들어오는 모든 동물들을 극히 드문 건강상의 이유가 아닌 이상 절대 안락사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보호소에 입소하는 모든 동물들에게 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아픈 동물일 경우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비용에 관계없이 치료한다. 덕분에 OHS의 생명 구조율은 98%나 된다.

천장 스피커를 통해 클래식이 흘러나오고 불쾌한 냄새도 전혀 나지 않는 보호소. 날씨에 맞게 가동되는 냉난방 시설은 물론이고 보호소 곳곳에는 방문자와 개의 위생을 위해 세면대와 비누가 갖춰져 있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 한 가지,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운영비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 동물 보호소가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그런 보호소도 있지만 OHS의 경우 정부 지원금은 일절 받지 않고 있다. 오로지 주민의 기부금과 보호소 내 자체 스토어 혹은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운영된다.

OHS는 보호소에서 행해지는 모든 서비스와 동물들의 행복은 후원자들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그들을 ‘Hero(영웅)’이라 부른다. 우리나라 역시 더 많은 ‘영웅’들이 나타나서 한국 동물 보호소의 시스템이 더욱 발전하고 보호소에 있는 많은 유기동물들이 좀 더 안락한 삶을 누리길 바란다.

<참조: Oregon Humane Society 공식 홈페이지(www.oregonhumane.org)>

글쓴이·박혜민
미국에서 수의대학원생이 되기 위해 공부하면서 현지 동물보호소에서 꾸준히 봉사활동하고 있는 학부생. 한국 동물 보호소 시스템이 발전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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