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사상충에게 따끔한 맛을
예방 주사 SR-12
여름철 불청객 모기. 귓가에서 윙윙거리는 소름 돋는 소리, 물린 뒤에 부풀어 오르는 뻘건 피부, 벅벅 긁게 만드는 간지럼 유발까지, 무엇 하나 예쁜 구석이 없다. 반려인에게는 이 날벌레가 반갑지 않은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모기가 개에게 옮기는 심장사상충이 그것이다.
글 아프리카동물메디컬센터 김수찬 원장 일러스트레이션 박혜미
심장사상충이란?
태양이 작열하는 계절이 다가오면 우리는 모기 퇴치를 준비한다. 뿌리는 모기약에서부터 바르는 약까지, 요즘엔 액체로 만들어져 훈증되는 약도 있다고 하니 그 노력이 참 눈물겹다. 고작 약간의 피를 뺏기고 조금 성가신 정도로 이렇게 철두철미한데 만약 큰 병이라도 가져다준다면 어떨까. 그 대비는 더욱 철저해질 것이 분명하다. 반려견의 경우가 그렇다.
개의 건강에 치명타를 입히는 기생충인 심장사상충은 모기가 전염시킨다. 모기가 개를 물 때 모기 몸속에 숨어 있던 기생충이 개의 몸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기생충은 혈관을 타고 돌다가 성충이 될 무렵이면 심장에 이른다. 섬세한 기관인 심장에 무리가 따를 것은 자명한 일이다.
만약 심장사상충에 감염됐다면 치료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함부로 약을 썼다간 죽은 벌레의 사체가 혈관을 막아 버려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루기가 까다로운 만큼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주사 한 방의 효과 1년 지속
심장사상충 예방약은 보통 한 달마다 먹여야 한다. 심장사상충 예방을 번거로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려인의 사정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에 생각지 못한 일로 구충 날짜를 잊고 넘어가는 일도 있다. 이런 고민에 대한 해결책이 바로 1년 치 예방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주사 SR-12다.
1년 분량의 구충을 한다고 하면 약이 독하거나 반려견의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SR-12의 안전성은 임상실험을 비롯한 여러 과정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일례로 권장용량의 여섯 배를 적용했을 때, 주사의 성분인 이버멕틴에 민감한 콜리 종에게 적용했을 때, 임신 중인 모견에게 적용했을 때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수의사만이 처방할 수 있는 주사제란 점에서도 안심할 만하다. 우리에겐 아직 낯설지만 호주는 이미 2009년부터 심장사상충 주사제를 적용해 왔다.
물론 모든 약에는 드물게나마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 주사제의 부작용으로는 안면 또는 귀의 부종, 가려움증 등이 있는데 처치 후 대략 2시간 이내에 나타난다. 이럴 땐 해당 동물병원에 바로 재내원하여 처치를 받을 것을 권한다.
글쓴이·김수찬 원장(http://blog.naver.com/africaamc)
24시 아프리카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한국 수의진단의학연구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