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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동물에 의한, 동물을 위한

  • 승인 2014-11-25 15: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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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동물에 의한, 동물을 위한
제 2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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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부터 26일까지 제2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가 열린다는 소식. 코앞에서 영화제를 한다 해도 시큰둥할 귀가 ‘동물’이라는 단어 하나에 갑자기 쫑긋 선다. 동물영화제에선 무엇을 할까? 동물이 나오는 영화들만 상영하겠지? 반려동물과 함께 영화도 볼 수 있을까? 이 모든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의 사무국이 차려진 영화사 화인웍스의 문을 두드렸다.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영화제 준비를 진두지휘하는 양정화 본부장과 인사를 나누는데 그녀 뒤에서 새하얀 말티즈 한 마리가 빠끔히 고개를 내민다.

이지희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화인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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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영화제 사무국답네요, 이 아이는 누구인가요?
제 1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때 마스코트로 활동했던 수리입니다. 주인에게 학대받다가 가까스로 보호소로 보내졌지만 건강상태가 너무 나빠 목숨을 잃을 위기까지 갔던 아이예요. 저희 영화사 수장이자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집행위원장인 김민기 대표님이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수리를 서울로 데려와 치료를 시작했는데요, 청력을 잃긴 했지만 다행히도 무사히 회복했습니다. 새 가족을 찾아주려 했는데 입양 희망자가 없어 계속 키우게 됐지요. 대표님과 함께 사무실로 출퇴근하는데 수리가 오면 분위기가 밝아져요. 각자 알고 있는 수리 에피소드도 이야기하고 왔다 갔다 하는 수리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요. 이번 영화제에서도 마스코트를 맡았습니다.

사무실 식구들이 모두 동물을 좋아하나 봐요. 동물영화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대표님이 동물에 대한 관심이 원체 많으시고 영화 일을 하시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물영화제라는 접점을 찾게 됐습니다. 국내에 많은 영화제들이 있는데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갈 수 있는 영화제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영화계에서도 왜 영화사에서 영화제를 하냐고 많이들 물어보십니다. 대표님이 동물을 사랑하시고 동물 관련 영화도 찍었다고 말씀드리면 충분히 기획할 만하겠다고 그러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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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리트리버가 열연을 펼친 영화 <마음이>와 경주마 이야기를 담은 영화 <챔프>를 제작한 곳이 화인웍스죠
네. 저희 영화사에서 <7번방의 선물>도 제작했는데요. 이 영화는 몰라도 <마음이> 아는 분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내년쯤엔 <마음이3>도 찍게 될 것 같습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영화사에서 준비하는 동물영화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요
동물들이 등장하는 재밌는 영화도 보여주고 동물들의 권리나 복지, 사회적 문제 등을 드러내는 작품들을 상영하기도 합니다. 반려동물과 같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어요. 사람과 동물이 어울려 함께 즐기는 6일 간의 축제라고 보시면 됩니다.

얘기만 들어도 신나는데요. 개최지로 순천을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순천시는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순천만이 있는 생태도시로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가 곳곳에서 느껴지는 곳입니다. 동물과 사람의 공존이라는 점에서 동물영화제의 콘셉트와 순천시가 잘 맞는 것 같아요. 영화제도 영화제지만 도시 자체가 매력적입니다. 수도권에서는 조금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막상 와 보면 생각보다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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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보고 영화도 보며 힐링할 수 있겠네요. 혹시 따로 마련돼 있는 교통편도 있나요?
서울·부산·광주에서 출발하는 ‘힐링 버스’를 운행할 예정입니다. 동물과 함께 탈 수 있는 버스로 수의사도 동승하고요. 그리고 작년엔 버스만 운영했는데 올해는 ‘힐링 열차’도 추가됐습니다.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기차를 타고 오는 동안 반려동물 건강에 관련한 강의도 듣고 경품 추첨 등에도 참여할 수 있는 테마열차예요. 처음이라 소박하게 한 량만 준비했는데 결과가 성공적이면 내년엔 열차 전체를 동물 열차로 꾸밀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두 번째라 그런지 더욱 알차군요. 1회 때와 달라진 점이 또 있다면요?
작년에는 개막식이나 행사를 순천 조례호수공원에서 했는데 올해는 순천만 정원 안으로 들어가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조례호수공원도 아름답긴 하지만 순천만정원은 순천시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공간이에요. 세계적인 조경 디자이너 찰스 젱스가 디자인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원래는 동물 출입이 안 되지만 영화제 기간 동안에는 출입을 할 수 있는 코스가 생겨 더욱 특별합니다. 그리고 영화제 기간이 작년보다 하루 더 길어지면서 상영작 편수도 10여 편 정도 늘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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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어떤 작품들이 상영될 예정인가요?
우선 환경에 관련된 영화를 많이 찍으시는 황윤 감독님의 특별전이 열립니다. 미개봉작인 <잡식가족의 딜레마>라는 작품을 포함해 총 세 편의 영화를 상영합니다. <길 위에서>라는 로드킬 관련 작품도 있는데 국내에서 보기 드문 테마가 있는 다큐멘터리들이지요. 그 밖에도 동물 키우는 남녀의 연애 이야기부터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준비돼 있습니다.

그중 추천작을 하나 꼽아 주세요
개막작을 꼭 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개막작은 순천만정원에서 상영되는데 야외 상영은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특유의 여유로움이 있거든요. 슬리퍼 신고 나와서 돗자리 깔고 편안하게 보는 영화, 극장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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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상영이면 반려견도 동반할 수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순천만정원이나 조례호수공원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반려견들과 함께 보실 수 있어요. 사실 실내극장에서도 강아지와 같이 짧은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려 했는데 올해는 조금 힘들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동물 키우시는 분들에겐 그 자체가 로망인 듯해서 영화제 인지도가 조금 더 쌓이면 다시 추진해 보려고 해요.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많네요
네. 그런데 이것저것 기획하다가도 동물들의 입장을 고려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좀 전에 말씀드린 반려동물과 실내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개들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니 고민이 생기더군요. 사람과 동물 모두의 즐거움을 고려해야 하다 보니 아이디어가 생기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동물에게도 괜찮은 일인지 검증해 봅니다.

동물들이 참석하다 보니 준비하기 어려우신 점도 있겠어요
많습니다(웃음). 기본적으로 영화제를 하면 영화 상영·이벤트 진행·컨퍼런스 준비 등으로 정신이 없는데요. 동물영화제는 사람에 대한 준비만큼이나 동물에 대한 준비도 필요합니다. 특히 영화제가 여름에 진행되다 보니 반려동물들의 건강이 걱정스럽습니다. 야외 상영 때는 햇빛 가리개를 설치해 개막식장이나 부스를 보실 때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수의사들도 상주할 거고요. 그리고 동물을 좋아하지만 무서워하는 관람객들을 위해 동물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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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보통 영화제보다 더 힘들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영화제를 계속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동물에 대한 여러 가지 선입견들을 느꼈습니다. 동물은 털을 가지고 있고 분비물도 생길 수 있다 보니 예민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동물영화제를 통해 사람과 동물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나가고 싶습니다. 나아가서는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려면 앞으로 저희가 열심히 해야겠지요.

제 3회, 제 4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를 기대해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2회째이다 보니 아직은 부족한 점도 있고 아무리 준비해도 미숙한 부분이 발생하는데 이런 점들을 얼마나 잘 보완해 나가느냐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제가 끝나면 다음 영화제의 시기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날씨가 너무 더우면 동물들이 힘들어할 수 있으니까요. 동물과 사람 모두가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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