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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속으로 Ready, Set, G…

  • 승인 2014-11-25 1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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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속으로 Ready, Set, Go
반려견 전용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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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릉 부릉. 차에 시동이 걸리는 순간부터 래브라도 리트리버 엘리는 설레기 시작한다. 오늘은 일주일 내내 기다렸던 수영장 가는 날. “타!”라는 말이 들리자마자 엘리가 차 안으로 날아간다. 그 시각 엘리의 베스트 프렌드인 골든 리트리버 동강이도 잔뜩 신이 났다. 가방을 챙기는 낌새가 느껴지자 수영장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행복한 표정을 짓는 동강이. 오늘은 얼마나 힘차게 점프할 수 있을까? 장난감이 물속으로 들어가면 잠수도 불사할 거야! 아빠가 하루 종일 놀아주겠지? 엘리와 동강이의 마음은 이미 맑고 푸른 물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지희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스타독스 김민성 대표

엘리와 동강이의 여름
경기도 파주에 있는 애견테마파크 스타독스에서 일주일 만에 재회한 엘리와 동강이. 이곳에서 매 주말마다 만나는데도 둘은 뭐가 그리 반가운지 꼭 붙어 운동장 이곳저곳을 누빈다. 풀냄새를 맡는 것도 잠시, 엘리와 동강이가 한쪽 구석으로 달려간다. 두 녀석이 가장 좋아하는 수영장이 있는 곳이다. 문 앞에 앉아 들여보내 달라고 하염없이 쳐다보는 걸 보니 뛰어노는 것보다 물놀이를 더 좋아하는 게 확실하다.


드디어 수영장으로 향하는 문이 열렸는데 수영장은 안보이고 웬 싱크대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깨끗한 수질 유지를 위해 입수 전 샤워가 이곳의 규칙이다. 더구나 털 빠짐 많은 리트리버인 만큼 엘리와 동강이도 예외는 아니다. 오늘의 샤워는 동강이 아빠 배준혁 씨 담당. “싱크대”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엘리와 동강이가 동시에 싱크대 안으로 뛰어든다. 샤워기로 개들 몸 구석구석을 훑으며 죽은 털을 떼어내는데 이런. 엘리가 조바심이 났는지 불쑥 뛰쳐나와 수영장 입구로 달려간다. 엘리 아빠 김영훈 씨의 “엘리! 싱크대!”가 세 번쯤 메아리처럼 울려 퍼진 후에야 엘리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돌아와 샤워를 마무리한다. 짧고도 긴 샤워를 마쳤으니 입수 준비 끝. 수영장으로 향하는 두 번째 문이 열리자 엘리와 동강이의 작은 눈동자 속으로 파랗게 반짝이는 물이 밀려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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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놀아요
그토록 기대하고 고대하던 수영장에 들어왔으니 물속으로 곧장 다이빙해 능수능란한 개헤엄을 보여줄 줄 알았는데, 웬일인지 두 녀석 모두 수영장 데크 위에 멀뚱멀뚱 서 있다. 뭘 기다리나 했더니 엘리와 동강이의 시선이 아빠들 손에 들린 장난감에 꽂혀 있다. 뚫어질 듯한 눈빛에서 어서 장난감을 수영장으로 던져달라는 강한 메시지가 느껴진다. 두 아이들 모두 리트리버답게 수영을 기본적으로 좋아하지만 사람과 함께 하는 물놀이를 더 즐긴다. 혼자보다 같이 노는게 더 신나는 건 사람이든 개든 똑같나 보다. 아빠들은 오늘도 팔이 아플 때까지 장난감을 던져야 하는 운명임을 직감하지만 한없이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면 저절로 팔이 움직인다.


연두색 원반이 위로 떠오른다. 커다란 개 두 마리가 공중으로 몸을 날린다. 참 높이 뜨기도 한다. 푸른빛의 수영장 위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르는 엘리와 동강이를 보며 이곳이 하늘인지 바다인지 생각해볼 때쯤 묵직한 “첨벙” 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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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두 아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 갔나 했더니 물속에 노란 그림자두 개가 드리워져 있다. 물에 빠진 장난감을 건져내느라 잠수 중이다. 원반 왕 동강이와 잠수 여왕 엘리의 각축전이 벌어졌지만 동강이가 애써서 건진 원반을 엘리가 슬쩍 뺏는 것으로 승리는 엘리에게 돌아갔다.


“압! 압! 압! 압!”


엘리와 동강이가 물에 뛰어들 때마다 아빠들이 내는 소리다. 모르는 사람들에겐 시끄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두 녀석에게는 특급 칭찬이다. “아주 좋아”, “너 잘하고 있어” 정도 되겠다. 누가 따로 수영을 가르쳐준 것도, 잠수를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지만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함께 놀아준 아빠들 덕분에 엘리와 동강이에게 수영장은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곳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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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너를 지켜보는 행복
“동강아~ 너는 웰시코기니? 점프가 그게 뭐야~.”


도약하자마자 물 위로 떨어지는 동강이를 향해 던져진 귀여운 야유다. 평소 동강이의 비거리가 아닌데 살짝 지쳐 보인다. 몇 번이고 다이빙을 하며 놀았으니 그럴 때도 됐다. 강아지들의 수영하는 모습이 아무리 예쁘더라도 15분 정도 놀면 쉬는 시간을 가져야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수영 중 물을 먹어 지치기도 하고 배변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엘리와 동강이를 쉬게 하려고 수영장 밖으로 나가는 아빠들. 개들도 곧장 그 뒤를 따라나선다. 수영장과 운동장을 오가며 놀다 쉬다를 반복하는걸 알고 있는지 뒷모습이 아쉬워 보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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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독스가 열려 있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동강이와 엘리의 행복한 시간이다. 개들은 신나지만 하루 종일 머무르는 사람으로서는 지루할 법도 한데 엘리 아빠와 동강이 아빠는 본인들이 좋아서 이곳에 놀러온다. 서로 약속을 하고 만나 같이 밥을 먹기도 하고 엘리와 동강이 이야기로 수다를 꽃피우기도 한다. 개들 때문에 여가시간을 빼앗긴 게 아니라 오히려 여가가 생긴 셈이다. 두 녀석과 놀아주느라 체력이 는 건 보너스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온몸으로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함께 즐거운 엘리 아빠와 동강이 아빠. 수영장이 운영되는 9월 중순까지 이들 넷의 흥겨운 풀 파티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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