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꼬발랄 고양이 이웃, 보틀캣
세상으로 나온 보틀캣
에옹~ 나는 보틀캣의 주인공! 바트라고 해.
나는 반려인 브루와 함께 살고 있지. 오늘 아침에 브루가 못 일어나길래 얼굴에 똥꼬를 들이밀었더니 브루가 아주 좋아하면서 일어나더라고~ 역시 믿을만한 가족에겐 똥꼬를 들이밀어 줘야지! 브루도 나한테 똥꼬를 들이 밀어줬으면 좋겠는데…
아, 맞다! 우린 새로운 마을에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어, 브루가 사냥하러 간 사이에 새로운 친구들도 만났어.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일들이 엄청 많았거든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는데 잘 들어봐~! 에옹~
보틀캣이 무슨 뜻이지?
보틀캣은 본래 Bottle(병) cat(고양이)이 아닌 Butthole cat 즉, 똥꼬와 고양이의 합성어인 똥꼬냥이었다. 이 컨셉과 브랜드명은 고양이 행동 언어에서 비롯되었다. 점박이가 엉덩이를 들이밀며 나에게 속삭인 말은 ‘너를 신뢰한다’ 였다. 그리하여 캐릭터가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갔으 면 하는 바람을 담아 ‘똥꼬냥’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똥꼬냥은 브랜드 명으로 사용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특히 외국인들이 들었을 때 Butthole이라는 단어는 그저 항문이었다. 항문 고양이, 이상하지 않은가? 다행히도 보틀캣 세계관, 오젠브룩 (Oddsendbrook)의 어원이 되는 영어단어 잡동사니(Odds and Ends)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다.
우리는 약간의 언어유희와 연상 이미지를 통해 Butthole을 Bottle로 바꾸었다. 유사발음이라고 생각했고 콜라 병의 뚜껑이 똥꼬를 연상케 한다는 이유였다. (게다가 보틀캣 세계관 속 고양이들은 병뚜껑을 화폐로 사용한다는 설정이 있다.)
오젠브룩의 고양이들 바트, 팻 그리고 캔
보틀캣에는 오젠브룩이라 불리는 항구마을이 있다. 이곳에는 오래전 사람들이 강을 따라 만들어둔 수로가 있다. 지금은 쓰이지 않아 방치되어 있지만, 이곳에 길고양이 친구들이 자주 드나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오젠브룩의 고양이들은 지하수로를 깨끗하게 다듬고 수리하여 그들만의 멋진 아지트로 만들었다. 일종의 고양이들의 프라이빗 룸인 셈이다.
이곳에서의 이야기를 이끌어 갈 캐릭터는 집고양이 바트(Batt)이다. 반려인 브루의 카페 취직으로 오젠브룩으로 이사와 낯선 마을에서 따분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바트는 러시안 블루이며 통통한 매력을 가진 엉뚱하고 천진난만한 성격의 고양이이다. 사람에게는 반려묘로서, 길고양이들에게는 동족으로 각각 모두에게 익숙한 바트는 이들 사이의 다리 역할이 되어줄 것이다.
바트는 어느날 창밖을 바라보다, 요리하고 있는 길고양이 한마리를 보게 된다. 그는 팻(Fat)이라 불리는 냥식요리사로 치즈태비 색을 가진 꾸덕꾸덕 한 살…. 아니 털찐 (단모종이신 팻 본인의 주장) 고양이다. 푸근한 살…. (눈치) 아니…. 털만큼 성격도 푸근한 팻은 많은 오젠브룩 주민들과 고양이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팻의 오랜 친구 캔(Can)은 검은 털과 시크한 매력을 가진 고양이이다. 그녀는 화끈한 리더쉽과 카리스마로 오젠브룩 길고양이 연합의 자경단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완벽할 거 같아 보이는 그녀에게도 사실 남모를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 약점은 언젠가 작가가 웹툰을 연재하게 되면 확인하시길…)
이 밖에도 보틀캣이 구축하고 있는 거대한 세계관, 오젠브룩의 길고양이 사회는 여전히 건설 중이다. 아직 작가들이 마무리하지 못한 혹은 작가들의 뇌 깊은 곳에서 나오지 못한 여러 길고양이 친구들의 에피소드가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 (꼭 그러길 바란 다. 아니 노력할 것이다.)
* 브루_Brew Knit : 바트의 반려인
길고양이와 사람, 공존에 대하여
크리브(Krhive) 작가는 보틀캣의 공동대표이자 아트토이 제작을 맡고 있다. 하루는 그가 대학생 시절 대만의 허우통_고양이 마을을 다녀온 여행기를 들려줬는데 이는 보틀캣의 비전 설정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 지금 그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허우통은 대만의 산자락에 걸친 시골 외딴곳에 있는 고양이 마을로 알려져 있다. 그곳에서 본 사람들과 고양이의 공존 문화는 너무 아름다웠다. 이곳이 고양이 마을임을 증명하듯 역 안엔 비를 피해 들어온 고양이들이 이곳저곳에 자리를 잡고 쉬고 있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신경조차 쓰지 않는 녀석들…. 푹신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털을 쓰다듬고 싶었지만 낯선 자신이 휴식을 방해하는 건 아닐까 싶어 조심스레 눈 인사만 나누고 발걸음을 옮겼다. 자연과 조화되어 아름다운 마을에서 고양이들은 자유롭게 활보하고 다녔 다. 고양이가 눈에 안 띄고, 구석진 자리를 좋아한다는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기념품 상점에 들어가니 가판대 위에는 고양이가 그려진 귀여운 상품들이 놓여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졸고 있더라…. 상점 주인과 고양이를 번갈아 보았다. 상점 주인은 녀석의 행동에 전혀 개의치 않 았고, 기념품을 사러 온 손님들 마저도 고양이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상품을 꺼내곤 하였다. 자리를 내어주었다. 양보했다는 느낌이 아니었다.
‘우리도 허우통의 주민이라고!’ 라고 말하는 것처럼 이 자리를 마음대로 이용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쪽이 훨씬 가까웠을 것이다.
공존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그렇게 우리는 보틀캣이라는 이름으로 사람과 길고양이의 공존에 대한 작품을 시작하게 되었다. 독자들이 거리의 고양이들을 단지 길고양이가 아닌 ‘이웃’으로 느끼길 바란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와 닮았고 사람처럼 행동한다. 우리가 경험한 그리고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과 고양이가 공존하는 새로운 세계, 오젠브룩을 독자들과 함께 이 땅에 건설하길 갈망한다.
우리는 이상을 그린다
내용을 무겁게 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의 작품에 대해서는 처음 쓰는 공식적인 글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때 아니면 보틀캣이 전하고 싶은 진중한 이야기를 할 자리가 또 언제 올지 모르기에, 한 단어, 한 문장 그 의미 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길고양이 보호를 위해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에 비하면 여기, 두 명의 작가는 고양이 학과 새내기와 다른 바 없다. 그래도 똥꼬냥, 보틀캣이라는 하나의 유쾌한 세계 속에 담겨있는 그리고 담고자 하는 가치와 신념이 독자들에게 전해졌으면 한다. 우리는 이상을 그린다. 더는 우리의 고양이 이웃들이 사람을 피해 다니지 않고 사람도 절대 고양이를 혐오하지 않아, 서로를 받아들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공존 문화를 열고 싶다.
우리가 그리는 이상적인 마을 오젠브룩이 현실로, 이곳저곳에 생겨나길 바라며….
* 본 작품 활동은 2018년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스마트 2030 청년창업 지원을 통해 사업화되었습니다.
글 그림 고병욱, 김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