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밤, 따뜻한 일곱 고양이
아가, 우리는 봄을 찾으러 간단다
엄마, 우리 어디 가요?
아가 우리는 봄을 찾으러 간단다.
봄이요?
그래. 그곳은 배고픔이 없는 아주 따뜻한 곳이란다.
엄마, 나 배고파요.
아가 조금만 참으렴.
엄마, 이 고개만 넘어가면 봄이 나오나요?
그래. 아가 조금만 참으렴...
엄마, 빨리와요!
아가, 먼저 배를 타려무나!
나쁜 자동차! 나쁜 사람들!
아가, 울지 말렴! 엄마가 곧 따라갈게.
엄마, 여기는 따뜻해요.
이곳이 봄인가요?
엄마, 어서 일어나세요.
인간, 우리를 만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거라
비 오던 어느 날, 우체국 택배 박스 안에서 삐약 거리고 있던 작은 고양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늘 어딘가로 정처 없이 날아갔다가 푹 꺼진 가로등 그늘 속으로 숨고만 싶은 제 마음에 그 작은 고양이는 존재 자체만으로 위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내가 어떤 모습이라도 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어주는 그런 존재... 제가 어둠이라면 고양이는 빛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제 그림에는 늘 고양이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제 동화 속에는 아픈 고양이, 외로운 고양이가 없습니다. 있다고 해도 그들의 과거일 뿐이겠죠.
퇴근길,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보며 입버릇처럼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달님, 제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고양이와 함께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이왕이면 고양이와 함께 하는 그날까지 고양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세요.”
CREDIT
글·그림 수수
에디터 강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