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H E L T E R
대전에도 고양이 쉼터가 있어요??
- 거울 고양이 쉼터 -
처음과 지금이 다르지 않고, 거짓이나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 모두 진실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운영 증인 4년차 고양이 쉼터를 찾았다. 대전 대덕구에 있는 <거울 고양이 쉼터>이다.
한 사람을 동력으로 돌아가는 세상
2014년부터 지금까지 거울 고양이 쉼터는 미경 씨와 함께 깨어난 다. 아침 7시에 그녀가 들어서면 쉼터의 50여 마리 고양이가 깨어나 우르르 현관에 모인다. 잠시 인사를 한 뒤, 어질러진 쉼터를 치우고 고양이 뒤처리도 한다. 철장에 격리된 아프거나 행동 문제가 있는 친구들을 따로 살피는 일까지 마치면 시계바늘은 오전 11시 언저리에 가 있다. 그러면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쉼터를 나온 미경 씨는 많이 아프거나 어린 고양이 30여 마리가 모여 있는 자신의 집으로 가 같은 일을 하고 잠시 쉬었다가 오후에 한 번 더 쉼터에 들러 아침의 일을 반복한다. 때로는 자정 무렵 들러 다음날 새벽 6시까지 머물다 가기도 한다.
쉼터가 미경 씨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면 그녀의 삶은 고양이로 가득차 있다. 쉼터와 고양이 집중관리 시설이 된 집을 벗어나서도 고양 이의 영향은 강력하다. 쉼터로 가는 길이나 쉼터에서 나오는 길에? 틈틈이 6년 된 길고양이 급식소를 돌본다. 집에서 4시간 남짓 눈을 붙이고 출근하는데, 쉼터 일을 해야 하다 보니 주간 근무는 불가능해 저녁 5시 30분에 시작해 새벽 6시에 끝나는 곳, 거기에 일이 생기면 빠질 수 있는 곳으로 직장을 구했다.
2006년, 오래 키웠던 강아지 펑키를 잃고 펫로스의 아픔으로 힘들 어하는 미경 씨에게 지인이 고양이 뽀뽀를 안겨주었다. 고양이를 무서워했던지라 한사코 거절했지만, 갈 데가 없고 거절하면 보호소로 보내겠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들였다. 지금은 그 지인이 사실 원망 스럽기도 하다는 미경 씨는 그 후로 몰라도 좋았을 것을 너무 많이 경험했다. 다수의 배곯는 길고양이와 아프고 다친 고양이, 무책임한 동물유기인, 손가락이나 입으로만 구조하는 사람, 그리고 대출. 금세 상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어느새 받을 수 있는 한도까지 다 대출을 받은 상태라고 미경 씨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것은 구조가 아니다
도와주는 사람이 한 줌이라면 도와달라는 사람은 한 트럭이라는 말이 미경 씨와 같은 구조 활동가의 상황을 잘 표현할 수 있으리라. 입양문의를 받기 위해 카톡 아이디를 공개해두었지만, 그쪽으로 오는 연락의 상당수가 구조 요청이다. 어디에서 아픈 고양이를 봤는데 자신은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지만 어떻게 해야 하지 않겠냐는 은근한 부탁부터 쉼터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와서 구조해야 하는 것 아니 냐는 황당한 요구까지 겪었다. 처음에는 거절을 못 해 쩔쩔 맸지만, 몇몇 사건을 겪으며 단단해졌다.
그중 하나가 지인의 구조 요청이었다. 다리가 꺾인 데다 사람도 전혀 따르지 않는 고양이 구조 부탁을 뻔히 보이는 고난에도 거절하지 못했다. 미경 씨 몫으로 오롯이 남은 돌봄 노동과 비용 정산보다 더힘들었던 것은 고양이 자체였다. 방을 하나 따로 주고 너른 철장 안에서 돌봤지만, 고양이는 무엇이 불편한지 밤낮없이 울었다. 혹시 환경을 바꿔주면 나을까 싶어 요청자인 지인에게 1주일 임보를 부탁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거절이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자신의 두 반려묘가 스트레스 받을까 걱정되어서라고 했다. “그럼 우리 집은?” 분노나 생각이 끼어들 틈도 없이 그 질문이 바로 튀어나왔다.
그러나 바뀌는 것은 없었다. 그 후로도 비슷한 일은 많았다. 한참을 지켜본 듯 병의 초기부터 중기, 말기까지를 다 알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어쩌죠?”라며 보내곤 했다.
미경 씨는 왜 처음에 포획을 하든 사진을 찍든 해서 근처 동물병원 으로 가 상담 후 직접 치료해주지 않는지, 왜 자기들이 하지 않고 이미 85마리나 건사하며 병원 빚에 허덕이는 자신에게 연락하는지, 초기에 대응하지 않고 왜 병을 키우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사진을 보내고 구조 요청을 하고 쉼터 앞에 데려다놓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것이 무언가 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미경 씨는 단호히 말한다. 그것은 구조가 아니라고. 자신에게 버거운 일이라면 누구에게나 그렇다. 세상 그 누구도 캣맘이나 구조 활동가로 태어나지 않는다. 그러니 누구나 캣맘 이나 구조 활동가가 될 수 있다.
처음과 다르지 않게 숨김없이 모두 거울처럼
입양 공고가 뜬 쉼터의 고양이는 기본 검진·항체 검사·예방접종·중 성화까지 모든 준비를 마치고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을 가족을 맡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입양 계약서와 책임비 20만 원. 쉼터로 오는 사람도 있지만 데려다 달라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면 아이를 안아들고 서울을 제외한 1시간 거리의 가정으로는 언제든 달려갔 다. 때로는 KTX를 타고 서울로 가기도 했다. 누군가는 입양 과정이 너무 쉬운 것 아니냐 했고, 누군가는 책임비가 너무 비싸다고 했다.
쉬운데 비해서 입양 속도는 더디고 비싸다고 하기에는 한 생명을 구조해서 치료하고 돌보는 데 들어간 비용에 현저히 못 미친다. 그래서 미경 씨는 그저 한 문장으로 모든 답을 대신한다. “와서 직접 보세요.”
똑바로 모든 것을 보여주는 쉼터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거울 고양이 쉼터라 이름 짓고 시작한 지 이제 4년. 이야기를 듣는 내내 미경 씨어깨에 놓인 짐이 점점 커지는 것만 같았는데, 미경 씨는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 처음에는 맨땅에 헤딩하는 것 같았는데.”
라며 웃었다. 인터넷 카페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꾸준히 쉼터 이야 기를 올려온 것과 반려동물 박람회 등에 참석해 쉼터를 알린 덕분에 요새는 그래도 후원이 조금씩 있다고 했다.
2018년 11월에 만났을 때, 미경 씨는 85마리인 현 상황에서 10마 리가 입양을 갈 때까지는 더 이상 구조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10 마리가 입양 가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라고 물었는데, 사실 그 시간이 궁금했다기보다는 ‘과연 그때까지 구조 건이 생기지 않을 수있을까요?’라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11월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그질문의 답이 카페에 올라왔다. 새로 구조된 고양이 띠울이었다.
몇몇의 봉사자를 제외하고 거울 쉼터는 오롯이 미경 씨의 손에서 깨어나고 잠든다. 많은 쉼터가 그렇듯, 이곳에서도 입양홍보 봉사자와 평일 봉사자를 구한다. 상황이 고될수록 거울을 마주하는 것은 어렵 다. 남루하거나 부족한 부분이 다 드러나기 때문이다. 기쁨도 슬픔도 상처나 부족함도 드러내기를 주저 않고 이제 86마리가 된 거울 고양이 쉼터의 거주묘들을 돌보는 미경 씨 곁에 부디 누군가 함께서 주기를 바란다.?
거울 고양이 쉼터 카페
https://cafe.naver.com/daejeonmirrorcat
CREDIT????????
글·사진 김바다
제공 거울 고양이 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