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리에의 고양이
마음을 그리는 펫자수
반려동물과의 소중한 추억을 자수로 수놓는 ‘펫자수’. 펫자수 클래스를 운영하는 아뜰리에 마이스티치 강진희 대표의 작품과 이야기를 만나보자.
취미를 넘어 힐링이 되는 펫자수
아직 많은 분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저는 펫자수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펫자수란,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반려동물을 자수로 수놓는 것입니다. 한 땀 한 땀... 나의 마음을 손끝으로 표현하는 기쁨. 사진 속 그때의 추억을 떠 올려보기도 하는 시간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힐링이 되는 시간이죠. 클래스를 진행할 때면, 자신의 반려동물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내 도란도란 나누게 되고, 모두 충분히 공감하기에 웃음이 가득해집니다. 저도 현재 구름이랑 송이 그리고 몰티즈 삼둥이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기에 우리 집 이야기도 가끔씩 들려드리곤 합니다.
나의 첫 번째 작품, 코코
저는 첫 번째 반려견 코코를 8년 전 하늘나라로 보냈습니다. 7살 밖에 안 된 소중했던 아이를 갑작스러운 병마로 떠나보내야 했죠. 다시 떠올려보면 너무 힘들었고 아팠던 시간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펫자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저의 첫 번째 작품은 당연히 우리 코코였습니다. 코코 사진을 보고 또 보면서 수를 놓던 밤, 바늘 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도 했지만 내 아이를 기억하고 표현할 수 있어 그 시간이 소중했고 위안이 되었습니다.
마음껏 슬퍼할 권리
반려동물 파워블로거로 오랜 시간 활동하면서 많은 분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입양한 아이들 나이가 열 살을 훌쩍 넘게 되다보니, 하나 둘씩 이별을 맞이하게 되었고 그중 펫로스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 제게 힘든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지요. 그때마다 안타까우면서도 정말 마음 아팠던 건, 이별의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슬픈 마음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세상에는 여러 슬픔이 존재하는데, 그 대상이 동물이라고 해서 가볍게 여겨지는 사회적 또는 개인적 시선들이 펫로스를 더 오랜 시간 겪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깊이 사랑하는 마음을 맘껏 표현하고 충분히 그 슬픔을 이해받을 때 비로소 아픔을 조금씩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제가 펫자수를 하게 된 이유입니다.
펫자수의 의미
펫자수는 행복했던 시간들을 정성 담아 마음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는 소중한 반려동물. 지금 곁에 있는 아이는 기쁜 마음으로 사랑스럽게 표현하고, 가슴에 묻은 아이는 그 추억을 소중히 담아내고 간직하는 것. 더 이상 곁에는 없지만 기억하고 있는 이 시간이 위로가 되는 작업. 그렇기에 펫자수는 감동과 가치가 있습니다. 펫자수를 통해 반려동물은 정말 고마운 우리의 가족이었음을 세상에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CREDIT
글·사진 아뜰리에 마이스티치 대표 강진희
에디터 김지연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