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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라서 행복한 고양이 '내…

  • 승인 2018-03-19 10: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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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STRANGER

제주라서 행복한 고양이

‘내콩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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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제주

올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겨울이 끝날 무렵인 2월에는 제주시내와 바닷마을까지 눈으로 뒤덮일 정도로 눈이 내렸다. 제주 산간 지역은 원래 눈이 많이 내려 소복한 눈이 익숙하지만, 포근하던 아랫마을에 눈이 펑펑 쏟아지니 아침 출근길은 뒤죽박죽인 날이 며칠간 이어지기도 했다.

따뜻한 날이면 동네 구석구석을 뛰어다니던 길냥이들도 어딘가 보금자리를 마련해둔 것인지 잘 보이지 않는다. 눈이 엄청 내리던 어느 날, 소복하게 쌓인 눈 위로 사뿐사뿐 걸어간 흔적만 보일 뿐이었다.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애묘인들에겐 아주 추운 겨울, 밖에서 지내는 고양이들을 걱정하는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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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역에선 나의 친구들만!

사람과 어울려 사는 동물 중 자신의 영역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동물은 ‘고양이’라고 얘기할 만큼 고양이들은 영역 또는 무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처음 보는 고양이에게 영역을 침범당했다고 여기면, 바로 꼬리를 하늘 높이 들어 올리고 털을 뾰족하게 세워 경계를 하곤 한다.

또한 고양이들은 대부분 무리지어 다니며 음식을 나눠먹곤 하는데, 대장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리에 낄 수 없어 밥도 마음 놓고 얻어먹을 수 없다.

이번에 만난 땅콩이는 무리에 끼지 못해 항상 다른 고양이들이 먹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만 보던 굶주린 고양이였다.

제주시 수산리는 길냥이 천국!

제주시내에서 좀 더 서쪽에 위치한 애월읍 수산리는 큰 저수지가 있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시골마을이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놀 거리라곤 저수지 옆 수산봉을 오르는 일이 끝인 곳이었는데, 요즘은 맛있는 음식점이나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조금씩 생겨 찾는 사람이 하나둘 늘어가고 있다.

이곳에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하는 풍경이 있었으니, 바로 동네 곳곳을 뛰어다니는 고양이들이다. 주민들에 의하면 마을 안쪽에는 수컷 고양이들이, 저수지 근처에는 암컷 고양이들이 무리 지어 다닌다고 한다. 신선한 물과 맛있는 밥을 챙겨 주는 동네 주민들이 있어 길냥이라도 더욱 행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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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에 끼지 못한 땅콩은 더 행복하다

마을회관 근처에 위치한 한 집에서 동네 고양이들에게 밥을 나눠주는데, 한 고양이만 멀리 떨어져 밥을 먹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보게 된 ‘내콩가(내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 카페의 주인장이 이를 안타깝게 생각해 어느 날부터 ‘땅콩’이에게만 따로 밥을 주기 시작했다. 땅콩이는 처음에는 경계를 하며 주인장이 멀리 떨어져야만 밥을 먹었다. 그러다 조금씩 마음을 열어 카페 입구까지 왔다. 그리고 며칠 동안 문을 열어놓으니 마침내 카페 안까지 들어오게 되었다고 한다.

고양이의 매력에 흠뻑 빠진 ‘내콩가’

‘내콩가’의 주인장은 고양이에게 밥을 주기 시작하긴 했지만, 고양이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는 초보 집사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저 기다려주기만 했다고 한다. 마음을 열며 다가와 준 땅콩이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안아주기도 하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손님이 오면 물어보며 서로를 알기 시작한 지 이제 6개월이 됐다.

지금은 땅콩이가 이 카페를 보금자리로 여겨 외출을 하더라도 밥은 꼭 카페로 와서 먹는다고 한다. 늦은 새벽 잠시 나와 땅콩이를 부르면 근처 어디선가 달려오기도 한다. 카페 뒤쪽에는 주인장의 보금자리가 있는데, 가끔 집으로 들어오라고 불러도 거기까진 아직 침범을 하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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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요물이다

모든 사람들이 고양이를 좋아할 순 없다. 어른들 중에는 ‘고양이는 요물’이라며 집에 들이지 말라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에게 고양이는 무섭고, 지저분한 존재로 느껴질 수도 있다. 사람들이 고양이에 대해 참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양이는 참 사랑이 많은 동물이다. 어떤 동물보다도 조심스럽고, 깔끔하고, 귀엽다. 누구에게나 꼬리를 흔들며 애정을 갈구하는 동물이 강아지라면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만을 위해 행동하고 사랑을 주는 그런 요물이 바로 고양이가 아닐까. 모든 사람들이 고양이를 좋아하게 할 수 없겠지만, 최소한 보호받아야 할,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동물이란 사실만이라도 알아줬으면 좋겠다.

CREDIT

글·사진 조아라

에디터 강한별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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