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맛을 만들다
웰니스 김민수 수의사?
본인과 소속 브랜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주)유한양행에서 웰니스 사료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수의사 김민수입니다. 웰니스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펫푸드 회사로 저희 유한양행과 똑같이 1926년부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미국, 캐나다 같은 북미 지역은 물론 아시아 지역과 유럽까지 그 활동 영역을 높이고 있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브랜드입니다.
고양이용 사료를 만들 때 가장 중점으로 두는 사항은 무엇인가요?
혹자는 고양이를 작은 강아지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생활 형태, 먹이, 생리 등이 강아지와 전혀 다르기 때문에 고양이에 대해서 먼저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실 테지만 고양이는 절대 육식 동물입니다. 절대 육식일 수밖에 없는 건 고양이들은 생리 활성에 필수인 타우린이나 아라키도닉산, 비타민 A 등의 성분을 스스로 합성하지 못하는데, 이것들이 동물성 조직에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양이 사료는 강아지 사료에 비해 육류 함량이 더 많아야 합니다. 강아지와 달리 고양이가 사료를 안 먹을 때에는 고양이에게 맞는 사료를 꼭 찾아 주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고양이에게 절식은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더불어, 고양이의 경우 FLUTD라고 하는 하부 요로계 질환을 잘 겪는데요. 이는 방광이나 요도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질환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FLUTD를 예방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은 충분한 수분 섭취니 사료를 만들 때도 이를 꼭 염두에 둬야 합니다.
그밖에도 고려해야 하는 요소를 알려 주세요.
기본적으론 최소한의 영양학적 가이드라고 볼 수 있는 미국사료협회(AAFCO)의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합니다. 더불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동물의 삶을 위해, 과일과 야채에서 얻는 천연 항산화제, 피모 건강 등을 위한 오메가 지방산, 면역력 및 대사 활동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과 미네랄, 독특한 영양학적 가치를 갖는 허브 추출물, 건강한 소화기관을 위한 살아 있는 유산균 같은 5종의 영양소를 첨가합니다. 웰니스는 이를 5가지 슈퍼 영양소라고 부릅니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에게 단백질이 중요하지만 무턱대고 함량을 높인다면 지방과 미네랄 함량도 증가하고 칼로리도 높아지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고양이가 하루에 섭취해야 할 이상적인 영양 배합은 무엇인가요?
현재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제품은 영양학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부가적이지만 충분한 수분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양이뿐 아니라 모든 동물은 체중의 약 70~80% 내외가 수분으로 되어 있으며 야생 고양이의 먹이인 쥐나 작은 새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고양이에겐 대부분 건사료를 급여하기에 음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이는 위에 언급한 신장, 방광, 요로계 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고양이의 하루 필요 음수량은 체중 1kg당 약 30~50cc입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습식 사료를 급여하는 것이며 대부분의 습식 사료는 약 70~80% 내외의 수분 함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웰니스에서도 이러한 고양이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형태와 맛의 습식사료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홀리스틱, 오가닉 등 사료의 품질/종류를 나누는 용어들이 많은데요. 신용할 수 있는 단어인가요?
이를 등급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등급은 원료의 형태나 수준(신선한 육류냐, 육류 부산물이냐), 육류의 함량과 부피를 늘리기 위한 충진제 사용 여부 등에 따라 나뉩니다. 펫푸드 업계에서는 이를 공식적으로는 사용하지 않지만 일반 소비자분들은 사료 등급에 대해 굉장한 믿음이 있기에, 저희도 설명을 드릴 때 가끔 사용하기도 합니다.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오가닉은 프리미엄, 슈퍼 프리미엄, 홀리스틱 등으로 대변되는 등급에 속하긴 어렵습니다. 오가닉이라는 것은 단순히 원료 자체가 유기농이라는 의미이므로 등급 외 기준으로 이해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추가로 보호자들이 사료를 구매할 때 이것만은 반드시 확인했으면 하는 점이 있을까요?
사료는 고양이들이 평생 먹어야 할 음식, 즉 밥입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고양이의 특성을 이해한 제품인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사료 포장지 뒷면의 사용 원료를 확인한 후 그 원료들에 대해 소비자들이 직접 공부하고 알아보시는 겁니다. 그게 어렵다면 최소 단백질 함량이 30%가 넘는지, 원료에 육류 부산물(by-product 등으로 기재)이나 인공 첨가제(색소, 보존제, 향미제)가 들어 있지 않은지, 제1 원료로 육류가 사용되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보통 사용 원료 목록은 사용량이 많을수록 우선적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그 사료 회사가 직접 생산을 하는지의 여부와 수입의 경우 국내 소분 여부를 확인해 보는 방법도 권합니다. 유산균 같은 기능성 원료가 들어 있으면 더 좋을 겁니다.
국내 업체들이 사료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는데요. 캣푸드 업계의 향후 전망은 어떻게 될까요.
현재 굉장히 많은 업체들이 펫푸드 시장에 뛰어 들고 있습니다. 다행히 매년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캣푸드는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른데, 일본이나 미국은 강아지 쪽과 종류가 비슷하거나 더 많습니다. 더불어 젊은 층의 고양이에 대한 호감도 증가 추이를 볼 때 한국에서 캣푸드 시장의 성장은 한동안 꾸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한일 월드컵과 함께 반려동물 산업의 붐이 일었다가 한순간 무너진 적이 있는 만큼 너무 긍정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REDIT
에디터 김기웅
사진 곽성경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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