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NDERLAND
이쪽이다냥~ 나고야성의 안내묘
| 일본 중부의 중심 도시 나고야(名古屋)와 나고야의 상징인 나고야성(名古屋城). 이곳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길 고양이는 자기도 모르게 관광 안내묘가 되어 버렸다. 매일 반복된 길 안내로 피곤할 법도 한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쉴 수 없어 오늘도 부지런히 나고야를 누빈다.
| 아침부터 바쁘다냥. 수학여행으로 나고야성을 찾아온 고등학생들에게 안내를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냥. 그런데 아무래도 이 녀석들은 나한테 더 관심이 있나 보다냥. 설명은 안 듣고 내 털을 만지질 않나, 사진을 찍질 않나. 에헤이~ 턱을 만지다니. 넌 보나마나 공부를 못하는 학생일 거다냥.
| 하아, 학생들을 상대하는 건 너무 피곤하다냥. 안돼……. 자꾸 졸리다냥. 바닥 타일이 따끈따끈해서 버틸 수가 없다냥…….
| “일어나, 일어나 봐. 고양아.” 음? 잠깐 잠이 들었냥? 학생들을 만났던 것 같은데. 꿈이었냥. 응? 넌 누구냥?
| 학교 과제 때문에 조사를 해야 하는데 도와 달란 말이냥. 네가 말한 그곳은 내가 낮잠을 자러 가는 바위다냥. 나고야 성에서 가장 커다란 돌인데……. 잠이 덜 깨서 정신없지만 기분이다냥. 도와주겠다. 이쪽으로 날 따라와라냥.
| 여기 아줌마들은 대만에서 온 분들이시다냥. “ㅁㄴ;ㅣㅏ험;ㄴ이”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냥. 고양이가 말하기엔 중국어는 너무 어렵다냥. 아무튼 와 줘서 고맙다냥. 즐겁게 놀다가시라냥~
| 아이고, 관광객들이랑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팔려 널 잊고 있었다냥. 어서 바위가 있는 곳으로 가자냥.
| 여기가 바로 네가 찾고 있던 나고야성의 가장 큰 바위, 기요마사이시(?正石)다냥. 나고야 성을 만들 때 옮겨 온 바위 중 가장 큰 거다냥. 요즘은 이 근처에 쥐들이 돌아다녀서 내가 혼내주고 있다냥.
| 요기 바위 옆에 이렇게 앉아서 고개를 살짝 돌려보면
| 이렇게 멋진 나고야 성의 풍경도 볼 수 있다냥.
|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다냥. 그럼 다음에 또 보자냥.?
CREDIT
글 사진 박용준?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