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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l Talk | 내 모습 그대…

  • 승인 2017-05-15 10: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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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l Talk

내 모습 그대로 사랑해 줄 수 없나요?

제 동생은 흔한 직장인 남성입니다. 무뚝뚝하고 감정표현이 서툰 제 동생이 저의 영향을 받아 체리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반려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첫 고양이를 대하는 것이 서툴 듯이, 제 동생도 고양이의 습성이나 본능은 전혀 이해하지 않고 개들처럼 가르치려고만 들어서 저에게 잔소리를 들어야 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에게서 메시지가 왔습니다. “체리는 배변 후에 모래를 덮지 않아서 온 집안에 냄새가 나서 죽겠어. 이럴 땐 정말 밉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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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통하는 거예요


동생에게는 알리지 않고 체리에게 교감을 통해 왜 그런지 이유를 물어보니 체리는 모래를 덮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대답해왔어요. 어려서부터 신변의 위협을 느끼지 않고 안전한 공간에서 살아온 고양이들 중에는 용변을 숨기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조심스레 모래를 덮어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물론 안 해줘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요. 하지만 이 귀여운 녀석은 오빠가 불편하다면 기꺼이 덮어주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설마 정말 해줄까? 하고 반신반의했는데 다음날 동생으로부터 온 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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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모래를 덮고 나왔어! 그러더니 나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거야. 이상하네, 내가 누나한테 흉보는 걸 들었나?”라며 동생은 의아해하고 있었습니다. “어머! 정말 들어줬네. 너무 착하다, 체리.” 그 후로도 체리는 계속해서 모래를 잘 덮으며 용변처리를 하고 나왔고 동생은 교감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체리의 행동 변화를 너무나 신기해했습니다. 그 일로 동생은 동물과의 교감을 믿게 되었고 드라마를 볼 때도, 잠을 자거나 밥을 먹을 때도 언제나 체리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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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사람과 동물의 차이


동물들과 교감을 나누다 보면 가족들이 지켜줬으면 하는 점들이 동물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거나 답답한 문제일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나 이런 마음은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고양이들의 상담을 할 때 더욱 많이 느낄 수 있지요.

‘싱크대 위는 음식물도 있고 하니 걱정이 돼요. 싱크대에 올라가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식탁은 사람들이 음식을 먹는 곳이니 올라가지 말라고 해주세요.’

‘배변을 보고 모래를 너무 파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너무 먼지가 나서 힘들어요.’

‘화장실은 세제도 있어 위험한데 자꾸 들어가려고 해요. 들어가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비닐봉지를 자꾸만 씹어요. 먹지 말라고 해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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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아한 부탁, 하지만 엄마가 원한다면

그럼 동물들에게 이런 부탁들을 전달했을 때 동물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대부분은 뭐가 잘못한 일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해맑은 표정으로 “왜요?” 갸우뚱하며 되묻습니다. 저는 이럴 때 참 난감합니다. 사람의 입장에서 이유를 설명하자니 너무 이유가 허술한 것이지요.

“싱크대에는 더러운 것이 많아서 네가 걱정되어서 그래.”

‘정말 걱정된다면 깔끔하게 치우면 되는 걸요.’

“모래를 파헤치면 너무 먼지가 나서 엄마가 힘들어.”

‘고양이는 원래 용변을 숨겨 흔적을 지우는 본능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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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가 함께 공존하려면 불가피하게 지켜져야 할 규칙이 있어야 하는 경우도 많고, 이런 경우 반려동물은 가족들이 원한다면 노력해 보겠다는 고마운 대답을 들려주기도 합니다. 물론 말은 그렇게 하고도 자기도 모르게 밤이 되면 미친 듯이 우다다를 하거나, 사람 먹는 것에 손이 가고 싱크대 위를 오르락내리락하기도 하지만요. 다만 동물들이 이렇듯 본능에 의해 하는 행동들은 절대 사람을 기만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니 사람이 이해해주면 어떨까요? 비록 동물들이 청개구리 같은 행동을 하고 있어도 마음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동물과의 교감은, 강압적인 행동교정의 도구가 아니며 동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동물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여 버려지는 일이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CREDIT

글·?사진 혜별?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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