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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만나다 | ① 이학범 수의사

  • 승인 2017-04-24 10: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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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친구를 만나다


잡지 한 권은 한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매거진C> 개편을 맞아 오랫동안 잡지를 함께 만들어준 사람들을 소개하고 싶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같으나, 상이한 역할과 역량을 통해 그 마음을 실현하고 있는 사람들. 그들을 만나고 새삼 확인한 것은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는 잡지의 본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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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이학범 수의사

- <데일리벳> 편집장

- 매거진 칼럼리스트

매거진엔 칼럼리스트로 도와주시고 계시는데요. 본래 하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

수의사가 된 후 동물병원을 하지 않고 <데일리벳>이라는 수의사 신문사를 하고 있어요. 만 4년 됐네요. 대학원에 다니던 중 의료 전문직들이 자기들을 대변하는 신문을 보는 걸 보면서 왜 수의사들도 저런 신문 없을까 해서 동기랑 같이 만들게 됐고요.


그런 유의 언론은 대중들이 다가가기 어려운 내용을 다루곤 하는데, <데일리벳>의 지향점은 어디인가요?

막상 일해 보니 동물 복지 문제를 떼고 갈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근래엔 이 얘기를 전문적으로 다루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일반 언론에서 다루는 가십적이고 피상적인 것 말고, 더 깊고 과학적으로 이슈를 소개하려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예인이 강아지 키우는 뉴스 같은 건 다른 매체에서 많이 하잖아요. 그건 저희의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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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려면 대중과 소통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할 텐데요.

얼마 전부터 동물 관련 이슈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어요. 글로 제공하면 잘 안 읽으시는 분들도 있고, 정보를 빠짐없이 넣으려면 기사량도 많아지니까요. 요즘엔 영상조차 길어지다 보니 카드 형식의 뉴스로 만들기도 해요. 그런데 쉽고 짧게 만들려면 편집이 필요하잖아요. 점점 사안을 정확히 전달하기 어려워지더라고요. 내용의 손실 없이, 집중해서 볼 수 있는 형식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동물 관련 매체를 꽤 오래 이끌어온 입장에서, 현재 이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보세요?

정부가 2020년까지 반려동물 산업이 6조 원대 시장으로 클 거라고 했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2014년 농협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였어요. 연구소는 이미 없어졌고, 이후 상황도 많이 바뀌었거든요. 장밋빛 미래만 보고 뛰어들다 실패하고 다른 데로 넘어간 사업가들이 이 산업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 산업을 너무 시장 규모로만 평가하지 않았으면 해요. 어떤 사업이든 항상 동물 복지와 같이 갔으면 하고요. 이 인식을 토대로 천천히 준비하고, 기여하는 방향이길 바라요.


최근에 주의 깊게 보고 있는 동물 관련 이슈는 뭔가요?

3월 2일에 통과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요. 작년 동물 번식업이 이슈화될 때부터 다른 단체들과 기자회견하고, 법 개정 추진하고, 집회도 참석해 왔었는데요. 이 일에 쭉 동참하며 많은 걸 느꼈어요. 작년 11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회의원을 5분 만나기 위해서 동물보호단체대표와 국회 앞에서 하루 종일 기다리면서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고요. 다행히 이번에 개정안이 통과돼서 보람을 많이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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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정안 통과가 기대 이상의 성과이긴 하지만, 놓친 부분도 적잖은 걸로 알고 있어요.

작년에 개정안 통과가 요원할 때는, 동물 생산업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꾸는 것 하나만이라도 통과해달라고 호소했는데 그에 비하면 얻은 게 많긴 하죠.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 중 하나는 동물 학대 행위를 발견했을 때 경찰이나 공무원, 보호 단체가 출동하기 전에 일반인이 격리시킬 수 있게 하는 조항이 빠진 점이에요. 잔인한 학대 행위를 목격해도 주위에서 구제할 명분이 없는 거죠. 현재 법적으로 동물이 보호자의 ‘물건’으로 간주돼서 분쟁 소지가 많았대요. 사진이나 동영상 등으로 증거를 확보한 뒤에 격리하는 건 가능하도록 바뀌었으면 해요.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세요.

동물복지국회포럼이라고 국회의원들이 동물복지 관련해 활동하는 모임이 있는데 거기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제가 낸 아이디어로 실제 법 개정이 추진되기도 했어요. 이제 반려동물 DNA 검사가 가능해져서 반려동물 등록 시 내장칩을 넣지 않는 더 간단한 방법을 제안했거든요. 이처럼 동물 복지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법이 만들어지도록 보다 직접적인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다음 친구의 이야기

②고경원 작가

③지오니 일러스트레이터, 박용준 작가



CREDIT

인터뷰 김기웅

사진 엄기태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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