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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령화 가족 | 꽃비와 순돌이는 할머니…

  • 승인 2017-01-03 09: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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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령화 가족

꽃비와 순돌이는 할머니 곁으로

결혼을 몇 달 앞둔 지난여름, 신혼집을 미리 구하며 독립을 하는 것과 동시에 새 가족이 생겼다. 남편과 그의 고양이 꽃비. 길고양이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남편에게 오게 된 꽃비는 사람에게 다정했고 새로운 공간에 대해 적응도 빨랐다. 하지만 내게는 새침하고 예민한 고양이 순돌이가 있었기에 성묘 둘의 합사는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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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순돌이는 결막염을 앓았고, 밤마다 계속된 두 녀석의 추격전으로 나는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다. 그렇게 2주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녀석 들의 추격전과 레슬링은 계속되었지만 서열 싸움이 아닌 놀이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즈음 두 녀석은 한 번씩 꼭 붙어 앉아 서로 를 정성스럽게 핥아주기 시작했다. 그 장면을 목격한 순간 얼마나 고맙고 감격스럽던지!

그렇게 한 달간 신혼집에서 적응 기간을 보내고 순돌이와 꽃비는 친정 부모님 댁으로 왔다.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나의 상황, 순돌이를 보내고 싶지 않은 엄마의 마음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이제 순돌이와 꽃비는 서로에게 제법 익숙해졌지만 엄마와 꽃비는 아직 적응 중이다. 조용하고 말썽 없는 순돌이와 달리 에너지가 넘치고 호기심 많은 꽃비는 종종 엄마의 잔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래도 내가 없는 날이면 꽃비가 꼭 엄마 곁에서 잠이 든다고 전해주는데, 그 말 속에 애정이 담겨 있어 안심이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순돌이와 꽃비의 힘겨루기, 체력의 한계를 느끼게 했던 불면의 밤, 개구쟁이 꽃비에게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엄마까지. 애가 타고 조바심도 났다. 하지만 결국 사람도 동물도 서로에게 익숙해질 얼마간의 시간과 기다림이 필요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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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대면한 날, 한껏 새침한 순돌이와 그가 궁금한 꽃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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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기놀이 삼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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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돌이가 하는 건 다 따라하는 꽃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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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저녁 잠자는 엄마와 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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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느질하는 엄마의 실을 사냥 중인 꽃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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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씩은 다정히 서로를 핥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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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과박스를 정리하는 엄마와 그의 곁에서 놀이에 열중하는 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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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손길을 느끼며 잠든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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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틀에 사이좋게 앉은 순돌이와 꽃비

CREDIT

글·사진 정서윤 | <무심한 듯 다정한> 저자

편집 김나연?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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