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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 작가와 아토·유키의 수채화를 닮은…

  • 승인 2016-11-30 09: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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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WITH CATS

민미 작가와 아토·유키의 수채화를 닮은 집

겨우내 씨앗을 품고 있던 목련 나무가 꽃을 틔웠다. 처음 이사 왔을 때, 정체 모를 앙상한 가지였던 매화와 산수유도 완연한 봄을 맞아 꽃잎을 흩날리고 있다. 호기심 많은 아기 고양이 아토는 창밖에 찾아온 첫봄을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다. ‘민미레터’의 민미 작가에게 이 집을 선택한 이유를 물었더니, 창밖 나무의 피고 지는 꽃과 움트는 초록 이파리가 사계절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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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을 품은 생기 넘치는 집


창밖에만 봄이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민트와 우드로 조화롭게 꾸며진 집 내부엔 계절을 알리는 꽃이 이곳저곳 놓여 생기를 더하고 있었다. 고양이에게 위험한 식물은 피해야겠지만, 식물을 좋아해 홈 가드닝을 하는 민미 작가에게 베란다는 없어선 안 될 공간이다. 낯선 사람이 들어오자 쪼르르 달려 나와 구경하는 아토와 꼭꼭 숨기 바쁜 유키에게, 생기 넘치는 집은 마치 놀이터처럼 느껴지는 듯했다.

“9살 유키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침대에요. 아무리 봄이 왔다고 데리고 나와 봐도 조금만 큰 소리가 들리면 쏙 들어가 버리는 겁 많은 고양이죠. 반면, 작년 8월에 가족이 된 아토에겐 베란다 식물들이 디저트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모든 식물을 한 번씩 씹어 먹는 바람에 이파리에 이빨 자국이 남았죠. 거실에 꽃을 꽂아두면 엎지르거나 깨트리곤 하는데, 저번엔 식물로 공차기를 하더라고요. 그래도 네가 행복하다면 그렇게 하라고 놔두곤 해요. 남편은 손닿는 곳엔 두지 말라고 하지만, 저는 꿋꿋이 꽂아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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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은 힘들어


<작고 예쁜 그림 한 장>이라는 책을 출간한 민미 작가는 수채화와 캘리그라피를 작업한다. 예전엔 작업실과 집을 따로 두었지만, 두 곳 모두 신경 쓰는 게 어려워 결혼 후 집 겸 작업실을 꾸몄다. 작업실에 출근하거나 회사에 다닐 땐 집에 혼자 있을 고양이가 어떨지 생각하지 못했었다. 흔히 고양이는 외로움을 덜 타는 동물이라고 여기듯, 그녀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집에서 일하게 된 후 고양이를 키우기 위해선 그냥 함께 있는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살펴보고 돌봐줘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특히 고양이를 좋아하는 남편은 눈곱이 많이 낀다며 모래를 바꿔주고, 다양한 고양이 가구를 사들이며 ‘돌보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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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 작가의 작업엔 역경과 고난이 뒤따른다. 영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어릴 때부터 그녀의 무릎에 올라가길 즐겼던 유키는 어엿한 성묘가 되어서도 늘 무릎 위에 올라와 있으려고 한다. 내려놓아도 다시 올라오길 반복해 가끔 다리에 쥐가 나기도 한다고. 어린 시절 별명이 ‘망나니’였던 아토는 한술 더 떠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물통의 물을 홀짝홀짝 마신다. 덕분에 작업 전엔 늘 깨끗한 물을 떠 물통 옆에 두지만, 그래도 물감이 풀어진 물만 마신다. 또, 움직이는 붓이 신기한지 손으로 툭툭 건드리는 바람에 한 손으론 작업, 다른 한 손으론 철벽 방어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런데도 그 모습이 ‘짜증나게 귀여워’서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아토의 사진을 찍고 있다는 것이다. 역시, 워킹맘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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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민미레터 min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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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금교희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민미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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