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찌로고

용강동물병원 박원근 수의사 "의사는 진…

  • 승인 2016-10-26 17:38:16
  •  
  • 댓글 0


칭찬합시다+

용강동물병원 박원근 수의사

"의사는 진찰할 때 탐정이 된다”

용강동물병원을 취재하기 위해 만난 박원근 수의사. 질문을 던지면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그는 고양이와 오래 지내왔기 때문일까? 어쩐지 틈을 내주지 않으려는 도도한 고양이와 닮아 있었다. 본인 사진 촬영마저 수줍어 하며 피해버린지라 이 기사의 썸네일에 고양이 사진이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335ce39a2534a9ea6a823b27ee70dcf6_1477367

용강동물병원에 들어오자마자 흰 고양이를 봤어요.

저희 병원에서 키우는 고양이죠. 이름은 별이라고 해요. 서산탁묘사건이라고, 옛날에 탁묘를 해준다고 고양이들을 데려가서는 굶기고, 학대하면서 애는 잘 있다고 거짓말하면서 돈은 더 받는 사건이 있었거든요. 그 때 저희 병원에서 고양이들 데려와서 치료하고, 보호자들께 연락해서 애들 데려가게 했었는데. 별이는 그 때 유일하게 보호자가 찾아오지 않은 고양이예요. 그렇게 해서 병원에 남게 되었죠.

원장님은 어떻게 해서 수의사가 되셨나요?

저는 서울 태생이긴 한데, 어릴 때부터 주변에 동물이 많았어요. 누나가 동물을 많이 좋아하셨거든요. 유치원 때 집에 오면 병아리, 토끼, 고양이가 있었고요. 집에서 강아지도 키우고, 거북이도 키우고요. 할아버지 댁에 가면 개들도 많았고, 작은아버지 댁에 가면 돼지들과 소들이 많았거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동물들을 많이 접하게 되면서 수의사의 길을 생각하게 됐어요.

여러 학회에서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시네요.

최근 4~5년 사이 수의계에 학회나 협회가 많이 만들어졌어요. 전문화를 위해 외과학회나 안과학회, 치과학회 등이 많이 생긴 거죠. 동물들을 잘 돌보기 위해서는 많이 알아야 하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병원을 다니면서 석사과정도 수료했고, 세미나와 학회도 많이 다니고요. 그런데 만족할 만큼 우수해지지는 않더라고요. 모르는 건 계속 생기고요. 부족한 부분은 계속 채워야죠. 저도 계속 공부를 하고 필요하다면 장비도 들이고요.

335ce39a2534a9ea6a823b27ee70dcf6_1477367

원장님께서 중요하게 여기시는 수의사로서의 역할은 어떤 것일까요?

동물들이 어릴 때부터 계속 관리를 해 주는 거죠. 고양이 전문, 노령견 전문, 외가 전문, 치과 전문, 신장 전문. 이렇게 전문 과목을 내세워서 보호자들을 유치하고 그 쪽으로 발전하는 것도 좋지만, 한 편으로는 어린 동물들이 소외당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죠. 일종의 양극화가 발생하는 거예요. 저는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싶거든요.

저는 수의사가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한 생명을 볼 수 있는 직업이어서 좋아요. 애기들 받을 수 있고 죽을 때까지 케어를 해 줄 수 있으니까요. 이것도 일종의 행동학으로 접목시킬 수 있는 이야기죠. 어릴 때부터 교육하고, 안 좋은 행동 습관은 교정해 줄 수 있으니까요. 주기적으로 사료, 간식 등 상담해 주면서 영양학적으로 애들 챙겨주고요. 치아관리, 피부 관리, 정기적인 검진과 예방 접종 시기 등을 알려주고요. 그런 것들을 잘 해 주고 싶어요.

원장님은 내과 과목 진료도 잘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어느 한 과목 특화를 해서 유명세를 타는 것도 좋지 않나요?

전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최근에 제일 많이 나오고 있긴 하죠. 한 가지라도 잘하면 좋다! 라는 거요. 가장 많이 이슈가 되는 게 치과 전문 병원인 것 같아요. 확실히, 메인 진료를 하는 동물병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죠. 저희도 내과에 강한 병원이기 때문에 신장, 종양, 뼈, 이런 진료를 밀고 나간다면 밀고 나갈 수 있겠죠. 그런데 무엇 하나를 특화시키게 되면 맨날 아픈 애들만 보겠구나 싶은 마음도 있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게 어린 애들 놀아주고, 자라는 거 보면서 교육시키고 하는 거여서요.

동물들을 돌봐주는 걸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동물들을 진찰할 때는 어떤 생각을 하세요?

비유를 하자면, 탐정이 되는 느낌이에요. 동물들에게 증상이 있다면 그 몸에서 범죄가 발생한 거잖아요. 그럼 저는 밝혀야죠. 이 친구가 '호흡곤란으로 왔다' 하면서 그 증상을 듣는 건 곧 현장을 본다는 거죠. 거기서 단서를 찾아야 해요. 왜 아픈지, 범인은 누구인지. 여기서 그 범죄를 찾으려면 도구가 필요하고요. 엑스레이나 초음파 검사 등으로요. 여기서 범위를 계속 좁혀가며 범인을 잡는 거죠. 여기서 잡았다! 하면 좋은데, 아닌 경우가 있죠. 그럼 무언가 풀지 못한 알리바이가 있는 거예요. 범인을 빨리 잘 잡는 게 진료를 잘하는 수의사라고 할 수 있고요.

335ce39a2534a9ea6a823b27ee70dcf6_1477368

기억에 특별히 남는 동물이 있으신지.

오래된 환자가 기억에 남죠. 오래 되고, 오랫동안 치료를 한 아이들이요. 그런데 이런 경우도 있어요. 의사나 수의사는 과학자라고 생각하거든요.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말하는 정보가 있고, 결과를 낼 수 있는 진료를 하게 되는 거죠. 논문에 대해 검증된 논문들이 나오게 되고요. 그런 과학의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 게 수의학이에요. 그런데 병원 진료를 하다보면 그런 과학성을 좀 건너뛴다고 해야 하나? 그런 부분들이 생기거든요. 치료법대로 했는데 안 되는 애가 있고요, 약을 먹였는데 치료가 안 되는 애가 있어요. 그런 애는 다음번에 와도 그런 경우가 많아요. 반면에, 엄청 어려운 경우인데 치료가 잘되는 동물들도 있고요. 이건 힘들겠다 했는데 애가 살아나는 거죠. 쓰러졌던 애가 살아나고, 그런 걸 몇 번씩 극복하는 경우요. 그런 경우들이 기억에 남죠.

보호자들께 부탁하고 싶으신 점도 있으신가요?

처음 고양이나 강아지를 키워보시는 분들께는 공부를 좀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보통 아이를 낳아 키우게 되면 태교에 대한 책이나 갓난아기에 대한 책을 읽으시잖아요. 그만큼의 노력은 고양이들에게 필요하겠다고 생각해요. 필요한 것들에 대해 생애 주기별로, 순서대로 알고 계셨으면 하구요. 그건 수의사인 제가 도와드려야 하겠죠. 그리고 산책 많이 해주고 많이 놀아주고요. 장난감에도 관심 많이 가져 주시구요. 아, 뼈 같은 건 좀 안 주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생뼈는 굉장히 위험하거든요.

끝으로 보호자들이 병원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여겨야 할 기준을 추천해 주세요.

기본적인 케어를 받을 때는 가깝고, 설명 잘 하고, 신뢰가 가는 병원을 선택해 주는 게 좋아요. 잘 통하는 선생님이 있는 것으로요. 그리고 큰 병에 걸렸을 때는 여러 군데의 병원을 알아보시고 선택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335ce39a2534a9ea6a823b27ee70dcf6_1477368

박원근 수의사

-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졸업

-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내과학 석사

- 용강동물병원 원장

CREDIT?

김나연

사진 박설화?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Tag #펫찌
저작권자 ⓒ 펫찌(Petzz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