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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티시 | 머리부터 발끝까지, 묘체찬가

  • 승인 2016-10-24 10: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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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①

머리부터 발끝까지, 묘체찬가

고양이는 눈, 코, 입, 날 만지던 그 손길, 작은 손톱까지 전부 사랑스럽다. 참을 수 없이 귀여운 그들의 육체를 반려 2년 차 에디터가 정결한 마음으로 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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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동공은 빛이 들어오면 가늘어지고 흥분하면 구슬처럼 눈동자를 꽉 채운다. 눈동자를 마주쳐야만 볼 수 있는 홍채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마치 우주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조그만 찹쌀떡들이 옹기종기 모여 좀 더 야무진 찹쌀떡으로 진화한 모양새다. 어떻게 저렇게 알차게 생겼는지, 식빵 자세라도 하고 있으면 기꺼이 패티라도 되어주고 싶다. 냥냥펀치를 날리는 용맹한 솜방망이는 피하지 말고 즐기자.


발바닥

고양이의 발바닥은 패드라고 쓰고, 젤리라고 읽는 것이 정석이다. 말랑말랑, 오동통한 발바닥에 코를 가져다 대면 꼬순 향기가 밀려와 마음을 몽글몽글 녹인다. 여기에 혹시 마약 성분이라도 포함되어 있는 것일까?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고 있자면 마음에 차분한 평화가 밀려온다.

고양이의 혀는 그루밍을 위해 돌출된 돌기 덕분에 몹시 까끌까끌하다. 가끔 본인의 몸을 열심히 단장하는 데 쓰던 혀로 집사의 손이나 발가락도 핥아주는 뜬금없는 배려를 선사하는데, 그럴 때면 나 또한 그렇게 해주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고양이의 입은 훌륭한 시옷자 모양이다. 삼각형의 코끝에서 딱 떨어져 시작하는 완벽한 라인. 앙다문 입을 보고 있자면 괴롭히고 싶어서 못 견디겠다. 고양이가 하품을 하느라 입을 쩍 벌리면 괜히 그 작은 입 속에 손가락을 넣어보는 것은 집사라면 한 번쯤은 해 본 행동일 거다.

특히 연분홍색 코는 흥분하면 피가 몰리며 핫핑크 색으로 물들고는 하는데, 그럴 때면 코를 맞대어 에스키모식 인사를 나누지 않을 수 없다. 부텐니! 그 상태에서 입술까지 내미려면 가벼운 훅 정도는 각오해야.

꼬리

참 보드랍고 유연하다. 손아귀에 넣었다 싶은 순간 스르륵 빠져나간다. 다소곳이 자고 있는 고양이의 꼬리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걸 보면 혹시 별개의 생명체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대략 만 1세까지는 고양이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수컷의 생식기

기분이 좋은 고양이의 생식기에서는 흔히 ‘치토스’라고 은밀히 일컫는 고양이의 고추가 나왔다가, 숨었다가, 나왔다가를 반복한다. 나름대로 냥르가즘을 느끼는 모양. 보기에 민망하므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으나, 고양이가 인간의 민망함 따위 신경 써 줄 이유는 없을 테다.

항문

분명 응가 냄새의 근원지이건만 더럽지 않고 귀엽기만 하다. 꼬리 아래, 엉덩이 부근을 손바닥으로 팡팡 치고 있자면 항문이 벌렁거린다. 어떤 기쁨이나 행복을 분출하고 싶은 욕구인 걸까? 모쪼록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항문에서 만족감이 뿜뿜 나오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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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엉덩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씰룩거리는 엉덩이는 사냥하겠다는 표시고, 엉덩이를 팡팡 쳤을 때 상체를 숙이며 더 높게 치켜드는 엉덩이는 기분이 아주 좋다는 표시. 튼실하고 토실한 엉덩이의 정직함은 집사의 행복 지수를 높여준다.

뒤통수

고양이의 동그란 몸 선은 자고로 뒤통수에서 완성되는 법이다. 예외 없이 동그란 뒤통수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덧 입술을 가져다대는 음험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뱃살

한 발짝 걸을 때마다 출렁이며, 누워 있으면 축 늘어져 있는 사랑 덩어리. 만지면 말랑말랑하고 보드랍다. 그 뱃살에는 분명 여유 있는 고양이로서의 미덕이 가득 축적되어 있을 것이다.

젖꼭지

암컷은 물론이고, 고양이 수컷에게도 젖꼭지가 있다. 고양이를 뒤집어서 배 부근의 털 사이를 잘 헤아리다 보면 볼록 돌출되어 있는 것이 젖꼭지이다. 만지면 수치심을 느끼는지 싫어하니 눈으로만 탐하자.

고환

수컷 고양이의 건강한 전유물인 고환. 귀엽게도 땅콩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탐스럽게 빵빵한 땅콩은 일부 집사의 손길을 부르기도 하는데, 2세를 바란다면 다른 손으로 그 손을 어서 말리자.

고양이의 귀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이빨이 아닌 입술로 귀를 잘근잘근 물어 보자. 따뜻하고, 얇고, 부드러운 촉감은 기대 이상으로 마음을 녹여준다. 이를 위해 귀를 청소해주는 집사의 마음을 고양이에게 들켜서는 안 된다.

목덜미

고양이의 기쁨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골골송을 부르는 고양이의 목덜미에 조심스럽게 손을 갖다 대자. 사람보다 2℃ 더 높은 고양이의 사랑스러운 체온까지 전해져 온다. 가는 파장을 일으키며 떨리는 목덜미는 고양이의 기쁨과 만족감의 상징과도 같다.?

CREDIT

?글 김나연

사진 박설화

촬영협조 JML멀티미디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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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매거진C> 11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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