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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퀸타르트와 개냥이 찰리

  • 승인 2015-11-03 15: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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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집사를 닮는다더니
줄리안 퀸타르트와 개냥이 찰리

노란 머리의 ‘비정상’ 청년 줄리안이 키우는 고양이 찰리는 조금도 낯을 가리지 않는 미묘였다. 사무실에서 지내고 있다더니, 카펫 위에 놓인 자그마한 소파와 캣타워, 고양이 식탁과 장난감 공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찰리는 귀여운 외모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금방 친밀감을 드러내는 붙임성까지, 줄리안과 닮은 것도 같다. 깨발랄한 벨기에 청년인 줄만 알았던 줄리안은 이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에 대해 너무나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애묘인이었다. 생명의 찬란함을 아는 이는 그 자신도 빛나기 마련이다. 찰리를 함께 키우고 있는 룸메이트 얀도 반려묘 이야기에 함께했다.

지유 사진 강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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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의 고양이 찰리, 코숏이라니 의외예요.
줄리안 : 한국에서 만난 길고양이에요. 이제 한 살 정도 된 것 같은데, 길고양이다 보니 태어난 것까지는 못 봤고요.
얀 : charlie 아니고, ‘(또박또박 발음하며)찰리’예요. 한국식으로 하고 싶어서요.

길고양이를 어떻게 만났어요?
줄리안 : 저하고 얀이 원래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서 알아보고 있었어요. 고양이를 사고 싶지 않았고, 입양을 원해서 보호소도 알아보고 있었는데 그때 얀의 지인이 자기 집으로 고양이가 들어왔다는 거예요. 그래서 발톱도 잘라주고 목욕도 시켜주고 했는데, 저희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한다는 걸 알고 얘를 키워보면 어떠냐고 제안해서 만나게 됐죠. 사실 제가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요. 그래서 집에서 키우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바로 위층은 집이고 아래층이 사무실, 이렇게 쓰고 있거든요. 바로 위아래니까 잘 챙겨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여기에서 키우기로 했어요. 집은 자주 비우지만 여기는 친구들이나 사람들이 다들 놀러오고 같이 쓰는 공간이라서 함께하는 시간은 오히려 많아요.

첫 만남은 어땠어요?
줄리안 : 처음엔 정말 무섭고 조용하고 그랬어요. 쪼끄만 새끼 고양이가 엄청나게 경계하고요. 그러다가 일주일 정도 지나니 조금씩 돌아다니더라고요. 이거… 캣타워, 사서 사료로 길 만들어주며 올라오게 하고 그러면서 조금씩 관계를 시작했는데, 성격이 너무 밝더라고요. 깜짝 놀랄 만큼 달라졌어요.
얀 : 정말 놀랐죠. 찰리, 완전 개+고양이에요. 개냥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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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벨기에나 프랑스에서도 동물을 키웠나요?
줄리안 : 벨기에에서 어릴 때부터 강아지를 키웠고, 고양이는 누나가 키웠어요. 근데 제가 누나를 안 좋아했어요. 형을 좋아했는데 형이 누나를 안 좋아해서요. 그래서 사실 누나의 고양이도 안 좋아했고요. 좀 괴롭히기도 했던 게 지금까지 미안해요. 어릴 땐 그런 어리석은 모습도 있었죠…. 고양이는 참 착했었어요. 제가 블록 게임하고 있으면 건드리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걸어가던 모습이 기억나요. 지금도 저희 누나는 보호소에서 두 마리 고양이를 데려와서 키우고 있어요.
얀 : 저는 고양이랑 햄스터를 같이 키웠어요. 그런데 고양이가 햄스터 우리 문을 열어서 햄스터가 탈출한 적이 있어요. 잃어버린 채 한 달 정도가 지났는데, 세탁기 밑에 자기 집을 만들어서 너무 태연하게 잘 지내고 있더라고요.

한국과 벨기에 반려동물 문화에 차이가 있다면?
얀 : 아! 유럽에서 고양이는 항상 밖에 있어요. 한국에서는 집에만 있잖아요.
줄리안 : 맞아요. 주로 정원이 있으니까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들어오곤 하죠. 그래서 사실 찰리한테 좀 미안해요, 이런 조그만 공간밖에 못 줘서요. 여기는 큰 도시고 수도니까 아무래도 자유롭게 외출하기는 좀 어렵죠.
얀 : 외출하는 고양이는 매주 새 한 마리씩 잡아와서 ‘주인님, 선물!’ 하고 주기도 해요.

왜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선택했어요?
줄리안 : 생명과 함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원래 동물을 키우고 싶긴 했어요. 그런데 저는 강아지 교육에 대해서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요. 배변 훈련이나, 사람을 물지 않는 것 등에 대해서요. 그런 걸 정확히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면 차라리 안 키우는 게 나은 것 같아요. 반면 고양이는 비교적 독립심이 있다 보니까, 함께 생활하는 또 다른 존재라는 느낌이에요. 마치 룸메이트처럼요. 그래서 제가 책임지기에는 고양이가 더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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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훈련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왜 하게 됐나요?
줄리안 : 벨기에에서도 그렇고, 강아지 키우는 집을 주변에서 많이 봤어요. 다들 자기 강아지는 최고로 착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낯선 사람을 무는 애들도 많아요. 저도 어릴 때 엄청 큰 개한테 덮인 채로 넘어져서 진짜로 무서웠던 적도 있거든요. 근데 그건 이 생명의 잘못이 아니라 키운 사람의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내 개에 대해서 착하다고만 생각하는데, 사실 실제로 사람과 사는 법을 잘 모르는 애들도 많아요. 강아지는 사람에게 많은 걸 배우니까, 강아지의 실수에 대해서 사람이 분명 책임을 가지고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동물을 선물로 주는 것도 싫어요.

실제로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동물도 많아요.
줄리안 : 저도 유기동물에 대해 관심이 있어요. 물건을 고르듯이 샀다가 싫증나면 버리는 형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동물을 입양할 때 저는 유기견이나 유기묘에 대해 오히려 더 좋은 것 같아요. 어릴 때는 다 착하고 귀여워 보이지만, 성묘는 성격을 알 수 있잖아요. 이미 다 큰 개나 고양이는 나랑 잘 맞을지, 나와 함께하기에 어떤지 더 잘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더 책임감을 느낄 수도 있을 거고요.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요?
줄리안 :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인 것 같아요. 특히 여행갈 때 중간에 버리고 가는 경우도 진짜 많더라고요. 법적인 제한을 걸거나, 더욱 많은 교육이 필요할 것 같아요. 매체의 역할도 중요하고요. 동물을 장난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릴 땐 귀엽다고 키우다가 크면서 생각했던 것과 달라 버려지면 너무, 슬프잖아요.

유기동물에 대해 이렇게 진지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줄 몰랐어요, 사람도 좋아하는 편이죠?
줄리안 : 집에 돌아오면 룸메이트 얀이 있고, 사람도 많이 만나는 편이에요. 누군가와 에너지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게 사람이든, 개나 고양이든. 그 생명체가 나에게 나눠주는 무언가가 있잖아요. 물론 가끔은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지만, 주변의 존재들이 결과적으로 내 인생을 밝고 재미있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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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편이에요?
얀 : 찰리가 축구를 되게 잘해요. 공 던지면 엄청 잘 뛰어다녀요.
줄리안 : 근데 스크래처는 안 쓰고, 의자를 써요. 아무래도 찰리 장난감을 많이 사게 돼서 놀아주기도 하고, 선물 받은 것도 있고… 팬들도 저 말고 찰리 주라고 챙겨주기도 해요.

고양이를 키우면서 달라진 점 중의 하나겠네요.
줄리안 : 음, 친구들이 더 이상 저를 만나러 오지 않고 찰리를 만나러 와요. 심지어 찰리 사진으로 자기 프로필 사진을 해놓는 친구들도 있어요. 찰리 보고 싶어- 하면서. 사실 저도 스케줄 끝나고 돌아와서 골골골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많이 편해지죠. 얘가 나를 편하게 느끼는 것 같아서 그게 참 좋고요. 찰리가 완전 뽀뽀쟁이에요. 보통 고양이는 독재자랄까… 나를 이용하는 그런 느낌도 있잖아요. 근데 제가 오면 자기 거라고 찜하는 것처럼 얼굴로 밀면서 뽀뽀를 하는데 정말 행복해져요. 사랑받는 느낌?
얀 : 문을 열면 항상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도 좋아요.

앞으로도 좋은 활동 기대할게요. 찰리 소식도 볼 수 있겠죠?
줄리안 : 저도 꾸준히 방송이나 음악활동 계속할 거고요, 찰리 전용 인스타그램에서 찰리 소식도 많이 전하려고 하고 있어요. 찰리 보러 많이 놀러오세요!

찰리 인스타그램 : instagram.com/chally.ch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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