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찌로고

스튜디오 소심

  • 승인 2015-07-01 12:55:41
  •  
  • 댓글 0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스튜디오 소심

‘고양이 한 마리는 또 한 마리를 부른다’는 어느 명언처럼, 고양이를 좋아하는 이들은 언제 어디서나 고양이를 찾게 된다. 쫑긋한 두 귀와 비슷한 모양이라도 발견하면, 혹시 고양이 소품은 아닌지 가슴이 두근두근. 책상에서도, 창가에서도, 옷깃에서도 이 아름다운 생명체들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스튜디오 소심에서 정신이 혼미해질지도 모른다. 고양이들의 앙증맞은 모습에 한 번, 그 속에 담겨 있는 따듯한 마음씨에 또 한 번 충만한 행복감을 느낄 테니까.

글 이지희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정현주(blog.naver.com/sosim503)

d024e1821b20ca6b938e94b65d801e26_1435722

우연히 운명처럼
고양이 인형부터 고양이 얼굴 펜던트가 장식된 팔찌, 고양이 일러스트가 그려진 머그컵까지. 스튜디오 소심은 온통 고양이들로 가득 차 있다. 애묘인이라면 흐뭇한 미소를 지을 것은 당연하고, 고양이에게 무관심했던 사람이라도 ‘귀엽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스튜디오 소심의 작가 정현주 씨가 고양이 작업을 시작한 건 2012년부터라고.
“14년 동안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도예, 그중에서도 인형을 만드는 데 필요한 캐스팅 기법을 배웠어요. 사실 맨 처음 만든 건 컵케이크였는데요. 삼청동 아트마켓에 들고나가 보니 생각보다 반응이 없더라고요. 궁리를 하다가 우연히 고양이 인형을 만들어 봤는데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습니다.”
현주 씨의 첫 고양이 인형 ‘마징가 귀를 한 고양이’는 반려묘 ‘양말이’의 모습을 본딴 작품이었다. 귀를 납작하게 뒤로 젖힌 모습이 귀여워서 만들었다는데, 인형에 깃든 애정을 다른 사람들도 알아본 게 아니었을까. 그 후 현주 씨는 고양이 브로치를 비롯해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계속 고양이 아이템을 내놓게 됐다.

d024e1821b20ca6b938e94b65d801e26_1435722

d024e1821b20ca6b938e94b65d801e26_1435722

마음씨에서 우러나오는 따듯함
스튜디오 소심의 인형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진다. 느긋해 보이는 표정, 동글동글한 몸의 선, 편안한 듯한 자세 등이 정감 가는 느낌이랄까. 아마도 현주 씨와 8년 동안 함께한 양말이의 모습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모빌 ‘나는 고양이’에 담긴 사연을 듣다 보면 그 낯설지 않은 기분의 근원을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
“모빌 같은 경우에는 양말이가 높은 곳을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을 보고 만들었는데요. 사실 저희 양말이 배가 좀 처진 편이거든요(웃음). 그래서 모빌의 고양이도 뱃살이 아래로 둥그렇게 처져 보이도록 작업했어요. 거기에 구름을 달아 마치 하늘을 나는 것처럼 표현한 거죠.”
양말이에 이어 최근 새로운 모델묘가 영입되었는데, 바로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입양한 ‘정이’다. 당시 정이는 한쪽 다리엔 붕대가 감겨 있었고 꼬리는 썩어 들어가는 상태였다고. 이틀 후면 안락사 된다는 말에 곧바로 입양을 결심했다. 정이는 결국 한쪽 다리를 잃고 말았지만 누구보다 성격 좋고 애교 많은 반려묘이다. 양말이 역시 유기묘 출신이라고 하니, 스튜디오 소심의 작품들이 유난히 따듯하게 느껴지는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하다.

d024e1821b20ca6b938e94b65d801e26_1435722

d024e1821b20ca6b938e94b65d801e26_1435722

커져 가는 꿈이 있는 곳
그동안 집에서 작업하던 현주 씨는 얼마 전 외부에 공방을 마련했다. 서울 성북구의 정릉시장 한 편에 자리하고 있는데, 아담한 크기와 정적인 분위기 덕분인지 고양이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주로 홍대 프리마켓에서 작품을 판매하는데요. 경쟁이 센 편이라 2주에 한 번밖에 참가를 못 해요. 겨울엔 휴장하는 등 날씨에 좌지우지되는 부분도 많죠. 아쉬운 마음에 숍 겸 스튜디오를 내게 됐습니다. 이곳에서 반려인을 위한 수업을 진행할 계획도 있어요. 제가 만들어 놓은 인형에 각자가 키우는 고양이 무늬를 그려서, 자기만의 반려묘 인형을 완성하는 식으로요.”
작업실이 따로 없는 작가들과 돌아가면서 핸드메이드 수업을 하는 것도 생각해 보고 있다는 현주 씨. 잘되면 더 넓은 곳으로 옮겨 공동체식으로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이란다. 스튜디오 소심은 이름처럼 소소하고 잔잔하지만, 앞으로 크게 자라날 꿈과 희망을 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보다 더 다양한 작업을 해 보고 싶어요. 사람과 고양이·강아지가 함께 있는 핸드빌딩 인형, 양모로 만든 인형 등 준비 중인 게 많아요. 그리고 앞으로 고양이뿐만 아니라 북극곰이나 나무늘보 등 다른 동물들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재밌는 작품들이 무궁무진하게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d024e1821b20ca6b938e94b65d801e26_1435722

Tag #펫찌
저작권자 ⓒ 펫찌(Petzz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