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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와 고유의 사이 고양이 문방구

  • 승인 2015-04-07 12: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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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와 고유의 사이
고양이 문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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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를 몇 번이고 읽어보다가 들어올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들. ‘고양이 문방구는 어떤 곳일까? 카페일까? 고양이가 살고 있는 문구점일까?’. 이곳의 정체성에 대해 의구심은 있지만 쉽사리 문턱을 넘어오기 어려운 듯 “들어가도 되나요?”라고 묻는 고객이 약 70퍼센트. 고양이들조차도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해 할 듯하다.

?글 남유미 사진 박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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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와 체험의 공간
조용한 성격의 주인장처럼 고요한 고양이 문방구, 또 자신을 크게 드러내지 않지만 강한 인상을 주는 고양이처럼 이곳에서 만나는 제품들도 유사한 맥락을 지니고 있다. 옛 집을 고치지 않고 고양이 문방구 공간을 완성했다는 손종현 대표, 이곳은 나의 취향과 기호를 반영한 나만의 문구를 만들어갈 수 있는, 말 그대로 문구점이다.
각각의 방은 노트 커스터마이징, 백 프린팅, 스탬핑을 하는 곳으로 나뉜다. 셋 중 본인의 취향대로 선택을 해서 체험을 시작하면 된다. 내 마음대로 체크한 주문서대로 노트를 만들거나, 나만의 에코백을 제작하고 싶다면 다양한 위치에 프린팅을 입힐 수도 있다. 또 마음에 든 용지를 구입하고 그 위에 스탬프를 찍어 엽서나 달력을 만들면 된다. 이 세 가지 행위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맞춘 듯 이뤄지고 있다.
한편 고양이 문방구는 이름과는 다르게 고양이는 없다. 하지만 이곳에서 굳이 고양이를 만나고 싶다면 매장 안팎에 자리 잡고 있는 까만 고양이 큐로를 구경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큐로는 스페인어로 치유라는 뜻의 고양이 문방구 자체 캐릭터. 고양이 문방구에서 선보이고 있는 캔버스 백에 약 27마리가 다양하게 그려져 있다. 큐로의 위트 있는 모습을 통해 재미와 웃음을 전하며, 자연스럽게 큐로, 즉 치유라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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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것’이 지니는 의미
아직은 ‘나만의 것’을 만드는 이런 체험이 우리의 정서와는 거리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손종현 대표. 하지만 분명 고양이 문방구에서의 활동은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만든 물건은 뭔가 남들이 쓰는 것과 다른 것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좀 더 재미있게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신다면, 기초부터 내가 참여해서 만들어 낸 물건임을, 그리고 차별화 된 것임을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지 않을까요. 또 종이라는 소재 자체가 전자 매체가 발달한 현재 우리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이템이기에, 고양이 문방구에서 문구 뿐 아니라 추억도 만들어 가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디지털화 시대에서 존재감이 없어진 문방구라는 이름은 이젠 흔히 찾아보기에 어려운 단어가 됐다. 하지만 옛 것을 그리워하며 추억하고 싶은 어른들에겐 가끔 한 번쯤 들러보고 싶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한옥 빼곡한 서촌 골목 안에 숨은 듯 자리 잡은 고양이 문방구는 이처럼 지나가는 이들에게 향수와 호기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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