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 SO
가을에 태어난 고양이
글·사진 종이우산
겨울로 접어드는 이 계절에도 골목에서는 아기 고양이들이 태어나고 있다. 날이라도 따뜻하면 걱정을 덜 텐데 하루하루 차가워지는 바람을 피해 엄마 품을 파고드는 아기 고양이들을 보면 항상 마음이 무겁다.
어쩌자고 지금 태어났니, 어쩌자고 지금 새끼를 낳았니 푸념해 보지만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고 누운 그 모습을 보면 태어난 것도, 낳은 것도 선택이 아니었음을 안다. 밥이라도 넉넉히 퍼주자, 추운 건 어쩔 수 없어도 배곯는 건 어찌 해줄 수 있겠지 하는 마음에 조금씩 더 챙기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기 고양이들이 있는 골목에서 다른 누군가가 준 밥그릇이 자주 보인다는 것. 아마도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올 겨울, 세상의 모든 고양이들이 힘을 내길 바라며 가을에 태어난 고양이들을 조금 더 응원해야겠다.
CREDIT
글 사진 종이우산 (rara1733.tistory.com)
사진 블로그 앙냥냥월드를 운영하며, 포토에세이 <행복한 길고양이>를 펴내고 두 번의 전시회도 열었다. 10년 후 길고양이들의 삶이 지금보다 좀 더 나아지기를 꿈꾼다는 그는, 현재 네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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