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말, 동물권단체 케어는 부산시 한 옥탑방에 여러 고양이가 감금되었다는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는 주민과 함께 그곳을 찾았지만 주인은 문을 잠그거나 자리를 피하기 일쑤였다. 옥탑방 주위를 서성였던 제보자는 겨우 작은 창문 틈으로 수십 마리의 고양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제보자와 함께 현장을 방문한 케어. 주인은 만남을 완강하게 거부했지만 꾸준한 설득으로 결국 방문을 허락했다. 옥탑방 문을 연 순간, 케어 관계자들은 일제히 ‘애니멀호더’라는 말을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좁은 방안에 생활하고 있던 고양이는 눈대중으로 대략 40여 마리가 되었고, 곳곳에는 배설물이 쌓여 있어 코를 찌르는 악취를 풍겼다. ‘돌봄’없이 방치하고 있는 애니멀호더(Animal hoarder)임이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의아한 것은 좁은 옥탑방 창문과 현관문이 단단한 철망으로 둘러져 있었다. 주인에게 그 이유를 묻자 그는 고양이들이 밖으로 도망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감금된 고양이들은 위생상태가 심각하고, 경계심이 강했다. 반면 주인은 애초 고양이를 방치한 것은 아니라고 항변했다. 단지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아 고양이 개체수가 수십마리로 늘어나면서 좁은 옥탑방에 고양이들로 가득찰 수밖에 없었다고. 실제 케어가 방문했을 때,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뿐 아니라 임신 중인 고양이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케어는 주인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포기각서를 받았다. 그리고 7시간동안 구조 작업해 고양이들을 인근 병원으로 나눠 이송했다.
검진 결과, 42마리 고양이 모두 중성화가 되어 있지 않았고, 면역력도 낮았으며 대부분 피부병과 구내염을 앓고 있었다. 치료가 시급한 상태였다.
현재, 40여 마리의 고양이는 막대한 치료비와 임시 보호처에 맡겨야하는 보호 비용으로 인해 경제적인 난항을 겪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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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박고운
사진 동물권단체 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