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덫에 다친 아기 ‘짬타이거’ 호두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3월 9일,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쥐덫에 다친 아기 고양이의 소식을 전했다.
아기 고양이에 대한 첫 소식은 이메일로 카라에 왔다. 한 군인이 아기 고양이를 도와줄 수 있느냐며 비극적인 사고를 이메일로 쓴 것이다. 그는 군부대 내에서 쥐를 잡기 위해 덫을 설치했는데 아기 고양이가 잡혔고, 별다른 치료 없이 고양이를 그냥 놓아주어 현재 아기 고양이가 심각한 상태라고 이야기했다.
제보한 군인은 쥐덫에서 풀려나 어디론가 사라진 고양이를 겨우 찾아 남들 몰래 돌보아 주고 있었는데, 치료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군인 신분이라 핸드폰도 없고 오직 이메일로만 소통이 가능한 상황이었고 카라는 면회 형태로 부대에 방문해 다친 고양이를 데려올 수 있는지 물었으나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일은 의외로 순순히 풀렸다. 고양이의 구조를 요청한 군인이 휴가를 받고 품에 커다란 박스를 안은 채 카라 센터에 방문한 것이다. 그가 안고 있는 상자에는 숨구멍이 몇 개 뚫려 있었다. 박스를 열어보았을 때, 그 안에서는 삵 같이 생긴 아기 고양이가 하악질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아기 고양이는 낯선 광경, 낯선 풍경에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 듯 했다. 그 자리에 있던 한 카라 활동가는 귀를 어찌나 젖혔는지 ‘처음에는 스코티쉬 폴드인 줄 알았다’며 첫인상을 전했다.
고양이는 카라 동물병원으로 갔다. 뼈가 부러졌다가 다시 붙고 있는 상태이며, 피부와 근육의 손상은 무척 심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제라도 치료를 받게 되었고 식욕도 좋아 걱정을 덜었지만 손실된 피부와 근육이 얼마만큼 재생될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고양이를 직접 데려온 군인은 얼마 후 제대할 예정이며 고양이가 치료를 마치면 기꺼이 가족이 되겠다고 한다. 벌써 고양이에게는 반듯한 이름도 있다. ‘호두’다.
현재 호두는 카라 동물병원에서 정성껏 치료와 돌봄을 받고 있다. 동물병원 테크니션들은 수건으로 호두의 몸을 감싸고 머리를 부드럽게 긁으며 주는 것이 하루 일과 중 하나라고 한다. (참고로, 이는 아기 고양이를 순화하는 방법 중 하나다.) 호두는 동물병원에서 호텔장에 달아준 장난감을 보며 하악질을 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나름대로 적응하며 몸을 계속 회복 중이다.
카라는 군부대의 길고양이들이 ‘때로는 발길에 채이거나 몽둥이로 폭행당하는 등 학대에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방부에 살서 구제 활동시의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각 부대에 전파할 것과 군부대 내 동물을 돌보고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다시 한 번 촉구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모쪼록 아기 고양이 호두와, 군부대 내 다른 고양이들도 안전하고 따뜻하게 봄길을 걸을 수 있길 바란다.
CREDIT
글 김나연 객원기자
사진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