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동물권단체 케어는 독일 최대 민영방송 네트워크인 RTL의 촬영팀에게 메일 한 통을 받았다. 그들은 한국의 개식용과 관련해 개농장의 실태를 취재하고 싶어 했다.
평창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전국이 한파로 꽁꽁 얼었던 날. 독일 촬영팀과 케어는 남양주에 있는 한 개농장을 방문했다. 그 개공장은 비인도적으로 사육과 도축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이전에 케어가 지자체에 알려 벌금 징수를 했던 이력이 있었다. 농장은 여전히 100여 마리 넘는 개들이 있었고, 농장주의 태도는 오히려 당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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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팀이 뜬장 안으로 손을 내밀자, 구석에 있던 개들이 다가왔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낯설지도 않은지 반갑다며 꼬리를 흔들고, 손을 핥아댔다.
아이들이 지내는 뜬장은 악취로 진동했다. 밥그릇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담겨있었다. 현장을 카메라에 담던 여기자는 급기야 눈물을 흘렸고, 케어에 아이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 농장주를 설득한 결과, 안타깝게도 두 마리만 구조할 수 있었다. 까만 얼룩을 갖고 있는 아이와 갈색 귀를 가진 믹스견이었다. 그렇게 두 아이는 협력병원으로 이동했다.
검진 결과, 다행히도 아이들은 기생충으로 인한 심장사상충에 감염되어 있을 뿐 큰 질병은 갖고 있지 않았다.
까만 얼룩을 가진 아이는 ‘라파엘’, 갈색 귀를 가진 아이는 ‘릴리’라는 이름을 얻었다.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아이들은 독일 촬영팀이 고국에서 입양처를 주선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두 아이는 해외 입양을 위해 심장사상충 치료와 중성화, 예방접종이 시급한 상황이다.
개농장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라파엘과 릴리의 자세한 사연과 후원에 관심있다면 이곳을 방문해보자.
CREDIT
에디터 박고운
사진 동물권단체 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