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밥을 주던 장소가 불타고 있었다. 캣맘은 급하게 아이들의 이름을 불렀고, 다행스럽게도 반가운 얼굴들이 속속 나타났다. 하지만 한 마리는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 눈처럼 하얀 털에 유독 애교가 많던 고양이 ‘백화’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열흘 뒤, 백화가 캣맘 앞에 나타났다. 얼굴 털이 다 타버린 모습으로.
동물권단체 케어는 캣맘의 구조 요청을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백화의 상태는 보기보다 심각했다. 면역력이 떨어져 허피스가 심했고 뜨거운 화기로 기관 화상까지 입은 상태였다. 하얗던 얼굴은 불에 검게 그을렸고 발바닥까지 불에 타 너덜너덜했다.
백화는 며칠간 제대로 먹지 못했는지 검진을 받는 사이 기력을 잃고 구조대의 손길에 몸을 맡겼다. 어떻게 불이 났는지, 누군가의 고의인지 밝혀내는 것은 차후에 해결할 문제다. 일단은 백화의 상태를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검진 결과 백화의 나이는 이제 겨우 1살 남짓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친 몸의 치료도 시급하지만 화재로 다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백화는 한동안 길엄마의 앞에 몸을 드러내지 않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백화가 다시 보송한 하얀 털을 찾을 수 있기를,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따스한 가족을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백화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싶다면 이곳을 방문해보자.
CREDIT
에디터 이은혜
사진 및 사연 동물권단체 케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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