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몸에 절반 가까이 화상을 입고 구조된 고양이 감자는 분당 야탑의 길고양이였다.
낯가림이 심한 겁쟁이였지만 캣맘이 부르면 쪼르르 달려오던 사랑스러운 감자는 어느 날 털이 뭉텅 빠진 채 발견됐다.
감자는 살려달라는 듯 계속 야옹 울었지만 사람들 앞에선 자꾸 뒷걸음질 쳤다. 캣맘은 사료에 항생제를 섞어 줬으나 상처는 오히려 악화돼 옆구리, 등, 뒷다리까지 늘어갔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캣맘의 요청을 받고 출동해 사태를 파악했다. 점점 날씨가 더워져 감자가 무사히 올여름을 나기란 불가능해 보였기에 포획 후 치료를 속히 결정했다.
그러나 예민함이 극에 달한 감자를 포획하기란 전문가들도 쉽지 않았다. 감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기까지 2주가 소요됐던 이유다.
구조 전까지 감자의 상처는 자연 발생적인 것이라 생각됐다. 하지만 수의사의 진단 결과는 '뜨거운 물에 의한 화상'이었다. 하늘에서 뜨거운 비가 내릴 리는 없다.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았다.
감자는 모금을 통한 지원금과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화상 치료를 견뎌냈다. 등 부분에 큰 화상을 입었지만 이젠 약간의 흉터만 남은 채 모두 회복된 상태다.
?
감자는 치료를 마치고 고향인 아파트 단지로 돌아갔다. 오랜만에 온 곳이었지만 감자는 땅에 발을 딛자마자 유유히 어디론가 사라졌다. 감자가 다시는 이런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더 건강히 살아가기를 기원한다.
감자의 자세한 구조기와 치료기는 케어 사이트를 방문해 보자.
CREDIT
에디터 김기웅
사진 및 사연 동물권단체 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