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의 고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강아지 판으로 나왔다.
<나는 강아지로소이다>는 나오키상을 수상한 '일본의 셰익스피어' 이노우에 히사시가 소세키를 기리며 강아지를 소재로 발표한 작품이다. 원제는 <돈 마쓰고로의 생활>.
<나는 강아지로소이다>는 이류 소설가의 집에서 살게 된 강아지 돈 마쓰고로가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의 말을 알아듣는 마쓰고로는 고교 과정도 3주 만에 끝내고 대학에서 강의를 듣는 영특한 강아지다. 이 소설은 강아지 돈 마쓰고로의 시선으로 인간과 세상사를 유쾌하게 풍자하면서, 사라진 동료 강아지를 찾기 위한 마쓰고로와 친구들의 모험을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
학구열과 비판 정신에 투철한 돈 마쓰고로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화자인 고양이 이상의 독설가다. 소설가인 주인을 비롯해 인간 세계의 어리석음을 비난하고 다른 개들과 함께 인간 사회의 왜곡된 구조에 도전한다. 개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이 행복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 속의 한 줄
"우리처럼 집에서 기르는 개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인간에게 서비스를 시킨다. 인간 주인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그리고 준법 투쟁하는 날도 묵묵히 일하러 간다. 우리는 그사이 개집에 엎드려 편안히 지낸다. 주인은 처자식을 먹여 살리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도 아주 빈틈없이 배당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강아지 돈 마쓰고로는 자기들이 인간에게 길러지는 척하지만 사실은 인간을 기르고 있다고 말한다. 우스갯소리로 넘겨 들을 수 있겠다.
하지만 옮긴이 송태욱은 "이 책을 굳이 진지하게 읽으시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풍자, 사회 비판을 진지하게 읽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개가 인간의 말을 다 알아듣는다고 가정하고 주변의 개를 진지하게 봐달라는 말이다. 개와 인간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왔고 어떻게 변해갈지를 생각하면 진지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개가 정말 사람의 말을 듣는다면, 개의 세상은 조금 더 온화하게 바뀔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 상상해보면 좋겠다.
CREDIT
자료 제공 동반북스, 현암사
에디터 김기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