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두 마리와 식물을 기르는 소심한 반려인의 그림일기가 나왔다.
일러스트레이터 이새벽의 책 <고양이 그림일기>(출간 책공장더불어)가 최근 출간돼 독자를 찾고 있다. 책은 전혀 다른 세 종의 개체가 서로의 삶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의 고양이 장군이는 하악질을 숨 쉬듯 하는 까칠 고양이고, 흰둥이는 타고난 파이터지만 외로움을 잘 탄다. 장군이는 물량 공세보다 존중받는 느낌을 좋아하고, 길에서 살았던 흰둥이는 공기 중의 냄새를 이따금 맡으며 날씨를 파악했던 습관을 드러낸다.
작가는 이런 미묘한 점을 포착해 그림으로 옮겼다. 식물을 가꾸며 그리고 살아온 그림쟁이가 두 고양이를 만나 더 깊은 자연을 만나고 살아가는 모습에 책을 읽고 있으면 자연스레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다음은 본문 중 일부다. 책의 정겨운 정서를 미리 느껴보자.
5월 20일 | 흰둥이가 봄이 올려나 말려나, 하는 시기부터 털을 뿜어대고, 장군이는 초여름에 털갈이를 시작하는데 털갈이 시즌에도 털이 그다지 빠지질 않는다. 흰둥이가 활엽수라면, 장군이는 침엽수다.
6월 22일 | 장군이가 새벽 1시 40분에 귀가했다. 녀석이 새벽 2시경에 들어올 정도로 사생활이 있는 동물이라는 점, 또한 맘에 든다.
9월 3일 | 채집해 온 씨앗을 하얀 종이 위에서 정리하고 있으면 장군이가 꼭 들러 검사를 한다. 인간은 고양이가 꼬리를 씰룩거릴 때마다 씨앗이 날아갈까 봐 신경이 쓰인다.
INFO
<고양이 그림일기>, 이새벽
출판사 책공장더불어. 가격 15,000원 ?
CREDIT
에디터 김기웅 edit@petzzi.com
자료 제공 책공장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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