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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사랑’ 속 주인공처럼, 강아지 모드

  • 승인 2020-06-10 14: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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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수의사의 일기

영화 ‘내 사랑’ 속 주인공처럼,
강아지 모드


짧은 만남이 가끔은
평생을 함께할 친구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 학교에도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만난
소중한 인연이 있다.

강아지 주인의 명랑한 성격을
닮아서인지 예쁜 웃음을 지을 줄 아는
강아지 '모드'의 이야기다.




짧았던 첫 만남으로 가족이 된 너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 활동을 하던 중, 유난히도 산책가기 싫어하는 강아지를 만났다. 온몸에 힘을 주고 버티며 다른 봉사자들을 거부하던 아이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목줄이 아닌 가슴 줄로 바꿔주자 순순히 보호소 밖으로 나왔고, 그렇게 발걸음을 맞추어 걸으며 함께 선선한 바람을 느끼는 게 그녀와 모드의 첫 만남이었다.
 
“산책이 끝나고 보호소에 다시 돌아갔는데, 갑자기 덩치가 큰 수컷 강아지 세 마리가 달려드는 거야. 산책할 때도 수컷 강아지들이 계속 따라오길래 이상했는데, 그때 아마 모드가 발정 시기였던 것 같아.

그대로 두면 안 될 것 같아서 그 날 온종일 내 품에 안고 있었는데, 집으로 혼자 돌아올 수가 없겠더라고. 보호소에 그 강아지만 따로 분리할 공간이 없었거든.

그 짧은 시간 동안 정이 들어서 내가 임시보호하겠다고 했지.”

영화 속 주인공처럼 씩씩하게
 

이름은 영화 ‘내 사랑’의 여자주인공 이름을 따서 모드(Maudie)라고 지었다. 영화 속 모드는 몸이 아프고 아무도 그녀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존재다.

그러나 모드는 전혀 불행해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평생 동안 사랑 가득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다가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마지막 순간을 행복하게 보낸다.

이렇듯 강아지 ‘모드’의 이름에는 영화 속 ‘모드’처럼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하지만 모드가 건강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 병원에 데리고 간 임시 보호 첫 날, 모드는 2가지의 전염성 장염과 심장사상충을 진단받았다. 진단 결과를 듣고 그녀는 그 자리에서 모드의 평생의 보호자가 되어주기로 결심했다고.

사상충 완치

모드의 심장사상충은 그나마 다행히도 1기로 추정되었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주사치료보다는 장기적인 약물치료로 사상충을 잡기로 했다. 몇 주마다 반복해서 진행한 검사의 결과를 보며 그녀는 1년의 동안 절망과 희망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그렇게 1년 반이 지나서야 모드는 심장사상충 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네가 연락 와서 모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말하자마자, 내가 심장사상충 완치 판정부터 자랑했던 거 기억나? 완치 판정받는 날, 딱 너한테 연락이 온 거야. 그 날 되게 기뻐서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말하고 싶더라.
 

우리 모드 이제,
건강하게 실컷 뛰놀면서 지낼 거라고!

힘을 내요 슈퍼파월!
 

“사실 모드의 심장사상충이 완치되기 전에 자궁이 부어서 통증을 호소한 적이 있어. 너무 놀라서 병원에 급히 갔는데 수술을 해야한다는거야. 종양으로 이어지기 전에 발견한 거였어.

근데 모드가 심장이 안 좋으니까 마취하는 게 많이 걱정되더라구. 아니나 다를까 수술 중에 호흡이 비정상적이었던 응급상황이 있었고, 그 때는 정말 너무 무섭더라. 함께 한 시간은 짧지만 모드는 내게 너무 소중한 가족이었으니까. 다행히 잘 깨어나서 지금까지 발랄하게 내 옆을 지켜주고 있네.”

힘든 수술과 치료들을 하면서도 씩씩하게 지내는 모드를 위해 그녀는 바쁜 학교 생활 속에서도 틈틈이 산책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유기견 보호소에서부터 다른 강아지를 무서워하고 싫어했던 모드에게 마음을 열고 함께 뛰노는 강아지 친구도 생겼다. 산책을 할 때면 신이 나서 함박웃음을 짓는 모드의 모습은 학과 내에서 미술 동아리 회장인 그녀의 손을 통해 많은 사진과 그림으로 재탄생되기도 했다.

“사실 모드와의 산책은 처음 시작은 온전히 모드를 위해서였어. 이론 수업이 끝나고 실습 수업까지 끝나면 너무 피곤하고 쉬고 싶었거든. 모드를 위해 늘어지는 몸을 일으켜서 나갔었지.

근데 참 신기한게 모드와 산책을 하고 나면, 내가 힘이 나더라고. 그 덕에 기나긴 시험기간동안 새벽 공부를 하면서도 지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아. 모드와 함께 하면 없던 힘도 샘솟는다랄까.”
 

오늘도 모드는 그녀와 산책을 나갈 것이다. 길에서 만나는 다른 강아지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피어있는 꽃과 떨어진 나뭇잎의 냄새도 맡을 것이다.

그렇게 걷다가 뒤돌아서 환하게 웃으며 그녀에게 달려와 뽀뽀할 것이다.

함께 해서 행복하다고.
함께 해서 힘이 난다고.



CREDIT
글.사진 성예빈
에디터 이제원

<예비 수의사의 일기-영화 ‘내 사랑’ 속 주인공처럼, 강아지 모드>
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8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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