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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여서 행복한 매일

  • 승인 2020-06-10 1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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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 모찌
너와 함께여서 행복한 매일

"전문고구마 먹는 걸 좋아하고,
양말 물어뜯기를 좋아하고

강아지 친구들도 고양이 친구들도
너무너무 좋아하는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모찌’를 소개합니다!"

너를 만나기 전

2017 9 13모찌와 내가 가족이 된 날이다.

모찌를 데리고 오기 전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고민을 했다‘괜찮을까나는 충분히 준비가 되어있는 걸까?’ 려견을 들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일 테지만정작 내 문제가 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강아지를 처음 키워보는 것은 아니었다하지만 3개월밖에 안 된 새끼 강아지를 키워 보는 건 처음이었다. 아니그것도 그것이지만 한 생명을 오롯이 책임지는 일에는 큰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니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강아지를 기르는 지인들은 주변에 아주 많았고 그들로부터 반려견에 대한 얘기를 들을 때마다 당장에라도 키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충동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되는 일임을 잘 알고 있었기에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과연 현재의 나는 이 아이를 키울 준비가 되었는지나는 정말로 반려견을 들일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말이다그렇게 이리저리 고민하다 보니 어느덧 6개월 넘는 시간이 훅 지나가버렸고긴 고민 끝에 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모든 게 설레고 서툴렀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모찌가 우리 집에 오기 전나는 모찌만의 공간을 만들면서 ‘이건 좋아할까?’ 저건 좋아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음식명을 따 이름을 지으면 오래오래 장수한다는 사람들의 말대로 나는 강아지의 이름을 ’모찌‘라고 지었다.

설렘으로 잠 못 자던 며칠이 지나고 드디어 모찌가 집으로 오는 날이 되었다그 작은 몸으로 집 안 이곳 저곳 뒤뚱거리며 걸어 다니는 게 어쩜 그렇게 귀여웠는지!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한참을 모찌만 바라봤다혹시나 낯선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모찌는 잠도 잘 자고밥도 잘 먹고대소변도 잘 가리며 천천히 적응을 잘 해주었다.

 
하지만 며칠이 되지 않아 일이 생겼다그 즈음 모찌는 새로 나는 유치 때문에 잇몸 부근을 많이 간지러워했었다.

변에 물어보니 강아지 껌을 주고 잘 지켜보면 괜찮다고 해서 지켜보고 있었는데잠깐 다른 일 하는 사이에 모찌는 껌을 핥고 깨물고 가지고 놀다 보니 작은 껌 조각 하나를 그냥 꿀꺽 삼켜 버린 듯 했다.

모찌는 갑자기 캑캑거리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깜짝 놀라 엉엉 울음이 터진 나는 ‘제발 아무 일 없게 해 주세요’ 하고 속으로 빌면서 집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까지 단걸음에 뛰어갔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모찌의 몸을 만져 보더니 ‘이상이 없다’고 하는 거였다그 사이 증상도 없어져서 괜찮은가싶어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10~15분쯤 있다가 또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집에서 가까운 병원은 이미 문도 닫은 뒤였다급한 마음에 나는 택시를 타고 24시 동물 병원으로 향했다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엑스레이를 찍은 뒤 검사를 하기 위해 모찌를 검사실 안으로 들여보냈다

기다리는 동안 얼마나 초조하던지. ‘혹시나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모든 것이 내 잘못인 것만 같았다. 

정말 다행히도 결과상에는 이물질 낀 것도 없이 깨끗하다며 괜찮다고 하셨다. 만약에 정말 기도에 걸렸거나 하면 오기 전에 잘못됐을 것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다’ 하는 마음과 동시에 밀려드는 미안한 감정. 집에 돌아와 모찌가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는데 이젠 모찌가 내 인생에서 정말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구나, 하고 깨달았다. 이 날은 정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함께여서 행복한 매일
 
모찌를 키우면서 행복이 정말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매일 느끼고 있다.

뭐 엄청나게 특별한 추억이 있어서가 아니다그냥 함께 자고 일어나 모찌의 눈을 바라보며 잘 잤어?’ 하고 인사를 건네는 것힘들거나 기쁠 때 서로의 곁에 서로가 있다는 것혹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공원을 함께 산책할 때와 같은 소소한 순간들마다 나는 행복을 느낀다너도 나와 같은 마음이면 참 좋겠다.

혼자일 때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대한 큰 아쉬움은 없었는데마냥 아기일 것만 같았던 모찌가 어느새 2살이 되었다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만 같아 아쉽다조금은 시간이 천천히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오늘도 이렇게 말해 본다사고치고 장난쳐도 좋으니 아프지만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내 옆에서 함께 해달라고너를 너무 사랑한다고 말이다.

 
 

CREDIT
글.사진 심미진
에디터 이혜수


<몽글몽글 모찌-너와 함께여서 행복한 매일>
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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