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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 함께 살아간다는 것 -아홉 비즐라 출산에서부터 육아까지(1)

  • 승인 2020-06-10 16: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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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 
함께 살아간다는 것 

-아홉 비즐라 출산에서부터 육아까지-

 

루벤과 페티의 중성화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된 건

가끔 애견 관련 전시회를
구경하러 다니던 중,

우연히 접한 정보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동물병원 선생님은
루벤은 남자아이에 이미 성견이어서

중성화를 한다고 해도 성격이나 성향,
배변습관 등이 크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셨다.

그렇다고 여자아이인 페티를
중성화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암컷을 중성화하기 위해서는 개복수술을 진행해야만 했고중성화 이후엔 대개 호르몬 변화가 급격해지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이 다반수라는 점 또한 마음에 걸렸다.

그러던 와중에 암컷인 페티의 모성애를(호르몬적으로)해소해 준 후 중성화를 하게 되면 수술 이후에 오는 스트레스가 많이 감소할 것이라는 소견을 들었다.

‘그렇다면페티를 위해 새끼를 가지게 해 보면 어떨까?

섣불리 결정해서는 안 되는 문제이기에 고민의 무게는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다행인지페티와 루벤의 새끼들을 보고 싶다는 가족들의 의견이 많았다특히 그건 아버지의 ‘평생의 소원’이기도 했다.

결국 우리 가족은 ‘어렵겠지만 아이들을 다 키울 수 있겠다’는 결정에 다다랐다하지만 걱정되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에 걸쳐서 계획하고 준비해야만 했다.

 루벤과 페티를 한번이라도 만나본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겠지만페티와 루벤은 서로 평생의 짝꿍이나 다름없다특히 루벤은 항상 페티만을 쫓아다니고 구애하는 그런 지독한 사랑의 주인공이다.

2019년 초루벤의 끈질긴 구애에 힘입어(?) 페티의 뱃속에 아이들이 들어섰다는 기쁜 소식을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조금은 당황스러웠다하지만 우리 가족은 페티의 임신소식을 지지해주고 축복해주기로 했다이 또한 이유가 있을 것이며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랑과 노력을 페티와 루벤에게 쏟는 것이 주인의 역할이자 가족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초음파의 미스터리 그리고 순산 준비

임신 후페티는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다양한 건강검진들을 받았다.

어느덧 임신 막바지가 다되었을 때쯤 찍은 초음파 사진에는 세 마리의 아기천사들이 페티의 뱃속을 꽉 채우고 있는 게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세 마리가 아닌 아홉 마리가 태어난 지금의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어이없는 해프닝이지만누가 그 상황에서 초음파 사진을
 부정의심할 수 있었을까?

우리도선생님도 당연히 ‘건강한 세 마리’라며 페티의 건강한 순산을 위해 축복해줬던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페티의 출산 예정일은 3 28일에서 4 1일 사이였다예정일이 나오자 엄마는 24시간 케어를 할 수 있도록 안방 침대와 옆방에 안전울타리를 치고담요를 두 겹 세 겹으로 깔고여분의 수건을 몇 장씩 쌓아 두었다.

그리고는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진통과 출산을 위해 깨끗이 소독된 의료용 가위명주실 세 가닥그리고 아이들에게 묶어줄 리본 등도 준비해 놓았다.

 드디어출산

3 29일 오후 5시쯤페티는 배가 아프기 시작했는지 알아서 옷방으로 들어갔다엄마는 놀랐지만 침착하게 물그릇과 담요 몇 장을 더 들고 페티를 따라 들어갔다.

엄마는 페티의 곁에서 긴장한 페티를 달래주고 최대한 편한 자리에 긴징을 풀고 누워있도록 했다폐티 본인도 곧 아가들이 나오는 걸 직감했는지힘을 줬다 뺐다를 반복하며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진통을 견딘 지 한 시간쯤 되었을까첫째 베리, (당시 빨강이또는 딸기라고 불렀던)눈이 조그맣고 눈썹이 진한 첫째 딸이 태어났다!

서둘러 아기의 젖은 몸을 마른 수건으로 닦고 감싸서 페티에게 보여주고 나면페티는 아기의 태반을 먹고 나서 천천히 아기를 핥아주며 젖을 물렸다알려준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알아서 아기를 그렇게 잘 챙기는지….

더 놀라운 것은 방금 막 태어난 아이가 어떻게 눈도 뜨지 못한 채 기어가서 본능적으로 젖을 찾아 빠는지…그저 감동의 연속이었다.

 첫째가 태어나고 얼마 안 있어서 페티는 다시 진통을 시작했다.

 20분가량의 시차를 두고 둘째가 태어났다또 딸이었다주홍이지금의 루카가 꼬물이들 중 둘째로 태어났다.

특히나 토실토실한 것이 꼭 다람쥐 같아서 ‘페티가 셋 중 둘을 건강히 잘 낳았으니 고지가 눈앞이다’라고 자만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아니 잠깐아들이었다주홍이는 딸이 아니라 아들이었다워낙 아기의 꼬치(?)가 너무 작고 명주실로 감아놓은 배꼽 매듭이랑 헷갈린 탓에 숙녀인 줄 오해했던 주홍이는 아들래미였던 것이다.

 

“어~~~ 막내다!
 
여섯 시 삼십 분 정도에 셋째 노랑이지금의 디올이가 태어났다셋 중에 가장 작긴 했지만바로 젖을 찾아 본능적으로 엄마에게 꼬물꼬물 기어가는 걸 보니이 녀석 똑똑하구나안심이 됐다.

그제야 엄마는 방에 있던 나를 부르셨다혹여나 페티가 주변에 사람이 많이 모여 있으면 긴장이 돼서 새끼들을 안 낳으려고 참을까 봐 엄마는 최대한 일을 마무리하시자마자 나를 부르신 것이다.

(참고로 그때까지만 해도 주홍이를 딸인 줄 알고 계셨다.(웃음)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
 


                       (아홉 비즐라 출산에서부터 육아까지 2편에서 계속됩니다)






CREDIT
글.사진 김주리
에디터 이혜수


<헝가리안 비즐라-공생, 함께 살아간다는것 : 아홉 비즐라 출산에서부터 육아까지 (1)>
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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