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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P. 반려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법

  • 승인 2020-07-14 09: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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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참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높디높은 하늘과
가을빛 색깔로 물든 나무들,
온몸으로 느껴지는 시원한 공기.

계절의 변화를 느끼다 보면
어느새 마음도 훌쩍 먼 곳으로 향한다.

우리 가족도 설레는 마음으로
조금은 특별한
가을맞이 여행을 계획했다.

그렇게 건우와 함께 하는
첫 1박 2일 여행이 시작되었다.

 

반려견과 떠나는 여행

  이번 여행은 결코 기존의 여행과 같지 않았으며 아주 즐거웠다나는 건우와 함께한 여행을 통해 건우의 시선또는 반려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웠다.

  애초에 건우를 데리고 떠나는 여행이 순탄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현실은 조금 더 어려웠다. 1 2일 여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숙소를 정하는 것부터 삐그덕 댔기 때문이다.

  충청북도의 다섯 지역을 돌 예정이었던 우리는 루트에 맞는 충북 애견 펜션들을 찾아보았지만 결국 예산과 위치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곳을 찾지 못하였다

  건우랑 잠시 눈만 부치면 되는데 그곳을 구하기가 이렇게 어렵다니. ‘대충 애견 펜션 아무 곳이나 예약하면 되지~’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출발 이틀 전까지 게으름을 피웠던 나의 탓이었을까. 

  유일하게 알아본 한 곳은 예산 초과. 결국 나는 에어비앤비로 눈을 돌렸다. 가격과 내부가 마음드는곳을 찾았고 용기내 메시지를 보냈다.

  “저희 강아지는요. 실외 배변을 하기 때문에 절대 실내에서 용변을 보지 않고, 짖지도 않아 전혀 우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샬라샬라…” 

  첫 문의에는 거절의 메시지가 돌아왔고, 두 번째 문의한 곳에서는 하루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주셨다. 어찌나 다행인지.

  숙소 예약도 했겠다이제 행복하게 충북 청정지역의 싱그러운 공기를 실컷 마시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산 넘어 산미션의 연속이었다반려견 동반이 가능하다고 잘못 알고 찾아가 몇 번 허탕을 친 건 둘째치고여행할 때 가장 중요한 ‘맛집을 포기하는 건 우리 자매에게 꽤 큰 절망이었다.

  항상 각종 SNS에서 유명한 지역 맛집들을 찾아다녔던 우리는 어느새 눈앞에 보이는 가게에 무작정 들어가 “반려견 동반 가능할까요?”라며 질문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얌전해 보이는 건우의 외모(?) 덕분인지 즉석에서 받아주는 곳도 많았다당연 자리는 항상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는 구석탱이로 지정되곤 했지만 말이다.

  소문난 화려한 맛집은 한 번도 가지 못했지만그대신 가장 그 지역의 향이 배어 있는 곳에서 만찬을 즐길 수 있었다.

  반려견과의 여행은 이렇다예쁜 숙소를 포기하고꼭 가보고 싶었던 음식점을 뒤로하고우리가 하고 싶은 것보다 할 수 있는 것들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그런 여행하지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건우와 함께 여행길에 나설 것이다.

  타닥타닥내 발 바로 옆에서 경쾌하게 울리는 건우의 발소리를 들으면 내 마음도 같이 신이 날 것이고우리는 그렇게 다양한 세상을 경험할 것이다건우와 우리 가족의 세상이 더 넓어질 수 있도록반려인들을 향한 시선이 한층 더 따뜻해지길 바라본다.





CREDIT
글 사진 최세연, 최세화
에디터 조문주


<최자매의 여행이야기-반려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법>
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1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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