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찹쌀&앙꼬
2017년 5월 어느 주말, “강아지 키워볼래?” 라는 남자친구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별생각 없이 인터넷에 ‘귀여운 강아지’를 검색했어요. 그랬더니 말티즈와 푸들이 섞인 말티푸가 뜨더라고요.
털이 적게 빠질 뿐 아니라 온순하고 귀여운 외모의 소형견이라는 말티푸. 그렇게 말티푸에 대해 검색하다 우연히 블로그에 올라온 꼬물이 동배 형제 찹쌀이와 앙꼬를 보게 된 거죠.
찹쌀이와 앙꼬에게 첫눈에 반한 저는 남자친구와 그날 바로 충주로 내려갔고, 찹쌀이와 앙꼬를 데려왔답니다. 생명을 책임지는 게 처음이라 정말 잘 키워보려고 세나개 전편을 정독하고, 사료와 배변 패드 등 키우는 데 필요한 용품도 구매했어요.
생일의 악몽
2017년 12월 30일. 제 생일을 맞아 가족들과 식사자리가 있던날이었어요. 평소와 다름없이 퇴근후 집에 돌아왔는데 찹쌀이와 앙꼬가 구토를 하고 있는거에요. 집안은 이미 토사물로 엉망이였고, 드림 카카오 한 통이 널브러져 있었어요.
저는 어린 강아지의 생명에 치명적인 음식인 드림 카카오를 보자마자 울면서 병원에 전화를 했어요. 제발 문을 닫지 말아 달라고 말씀을 드린 후에 정신없이 택시를 타고 병원에 도착했어요. 앙꼬는 구토 처치를 했고, 찹쌀이는 상태가 좋지 않아 입원했어요.
그날은 제 생일 보너스를 전부 병원에 주고 왔던 날이자 찹쌀이와 앙꼬가 고비를 넘긴 날이기도 해요. 그날 이후로 앙꼬는 소화기관이 안 좋아졌고, 찹쌀이는 간 수치가 높아져 저는 찹쌀이와 앙꼬의 음식에 더욱 신경 쓰게 되었답니다.
펫셔니스타
기록을 남기고자 시작한 인스타그램을 꾸준히 하다 보니, 감사하게도 찹살이와 앙꼬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특히옷에 관심을 많이 주시더라고요.
제가 아이들을 키우며 이직을 하게 되었지만, 스타일리스트일을 했어서 그런지, 시밀러룩으로 예쁘게 입히는 걸 좋아해요. 애들이 잘 소화하기도 하고요. 찹쌀이와 앙꼬가 스트레스 받을 거 같아 옷은 산책길에만 입히려고 해요. 불편한 옷은 최대한 입히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온전한 사랑
서울 월세방에 살고 있던 저는 지금 아이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다시 본집인 남양주로 내려왔답니다. 평일 내내 일하는 누나라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해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었죠.
아이들에게 더 잘해주고 싶었고 어디 가서 믹스견이라고 무시당하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누가 봐도 사랑받고 자란 반려견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남들보다 더 최선을 다해서 키우고 싶었어요. 찹쌀이와 앙꼬는 제 온전한 사랑으로 키운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존재들이에요.
다른 강아지들보다 행복하게 키워주겠다고 다짐했던 마음이 시간이 흘러 점점 무뎌질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사랑스럽고 벅차오르는 날이 많아요. 저에겐 최고의 반려견인 찹쌀이와 앙꼬. 이제는 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인 찹쌀이와 앙꼬를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글 사진 이보라
에디터 조문주
<찹쌀&앙꼬-온전한 사랑>
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
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