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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P. 너와 함께 시작하는

  • 승인 2020-09-24 16: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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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특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우리 학과 학생들 대부분은
 반려묘나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그중 유독 모두에게 
유명한 슈퍼스타 강아지, 
고양이들이 몇 있는데, 

오늘은 그러한 
슈퍼스타 강아지 중 
한 자매를 소개하려고 한다.

 

쭈미는요

“우리 집 강아지, 꾸미가 최고야!”라고 주장하던 나에게 이 자매 강아지들은 처음엔 그저 우리 집 강아지 꾸미와 이름이 비슷한 강아지일 뿐이었다. 그러나 쭈미와 쏘니 자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우리 꾸미 못지않게 쭈니와 쏘니 또한 특별한 강아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내가 만났던 쭈미는 씩씩한 수준을 넘어서서 ‘개너자이저’ 그 자체였다. 

넓은 운동장을 뛰고 또 뛰어도 지치지 않는 강철 체력과 확실한 살인 미소로 학과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세운 근육질의 강아지. 학과 사람들과 번갈아가며 운동장 산책을 한 후였음에도, 쭈미는 또다시 다른 강아지들과 뛰놀며 끊임없이 ‘산책 가자!’ 하고 졸라댔다. 

그러나 쭈미, 쏘니 자매의 보호자인 언니의 말을 들어보면 어린 시절 쭈미는 엄청난 소심쟁이였다고 한다.

들판을 떠돌던 어미 개의 3마리 새끼 중 하나로 태어나 구조되어 보호소에 왔던 쭈미. 쭈미는 어린 나이에 어미와 형제를 모두 잃고 홀로 남아, 5대 전염병까지 걸렸다가 어렵게 살아났다고. 

보호소 내 수많은 강아지에게 치여서인지 항상 기가 잔뜩 죽어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쭈미는 밥도 다른 강아지들이 먹고 남긴 것만을 먹었다고 한다.

가족이 되어줄게

쭈미가 있던 보호소에서 주기적으로 봉사를 하던 학과 봉사동아리 회장 언니는 그런 쭈미가 안쓰러워 한 번이라도 더 산책을 시켜주려 했단다. 그러나, 너무 어린 나이에 보호소에 들어와 지내면서 바깥세상에 대한 경험이 없던 쭈미는 ‘산책’ 자체만으로도 겁이 나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벌벌 떨고만 있었다고 한다.

그 모습이 자꾸 눈에 밟히던 언니는 보호소에 갈 때마다 쭈미를 안고서라도 바깥을 돌아다녔더란다. 언니의 꾸준한 노력 덕분에 쭈미도 조금씩이나마 산책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쯤, 언니는 쭈미를 가족으로 맞이하기로 결정했다고.

쭈미와 가족이 되기로 한 날, 병원에서 항체 검사를 받은 쭈미에겐 모든 질병에 항체가 있다고 나왔다고 한다. 쭈미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질병과 외롭게 싸웠을지 안쓰럽기도 하고, 또 씩씩하게 잘 견뎌내준 것이 기특하기도 하다는 쭈미네 가족.

쏘니는요

이런 쭈미네 가족에게 새로운 인연이 또 있었는데, 바로 쏘니다. 작년 여름에 야생동물 구조센터에서 실습을 하던 언니는 구조 센터 재활사님께서 구조하신 강아지 이야기를 들었다. 여름 장마철에 건강원 앞에 박스줄로 묶인 채 비를 맞고 있던 1킬로 남짓의 아주 작은 강아지를 구조했다는 이야기였다.

오랜 시간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해,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비를 쫄딱 맞으며 웅크리고 있던 모습이 너무도 안쓰러워 급하게 본인 집으로 데리고 가셨다고. 

그러나 재활사 선생님의 집에는 원래 키우던 반려견인 로트와일러가 있었고, 그 작은 강아지와 로트와일러를 계속 한 집에서 키우는 게 어려울 것 같아 마음이 쓰이던 언니가 결국 쏘니를 임시보호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디서도 기죽지 않는 쏘니의 활발한 성격에 반한 부모님께서 쏘니와 쭉 함께하자고 하셨다고. 작은 몸집을 가졌지만, 로트와일러에게도 겁 없이 굴던 당차고 용감한 ‘시라소니’의 이름을 따, ‘쏘니’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우리는 이제

사연 있는 두 마리의 강아지를 사랑으로 감싸 안아준 언니의 모습이 멋있기만 했던 나에게, 언니는 ‘그렇지도 않다’며 어쩌면 아이들이 자기를 살린 거라고 웃으며 말해주었다. 

심한 감기에 밤새도록 기침을 하며 힘들어하는 언니가 걱정돼 한숨도 안 자고 언니 곁에서 지켜봐 주던 쏘니. 언니가 기침할 때마다 놀라서 쏘니는 그 짧은 다리로 높은 침대를 잡고 언니를 쳐다보며 침대 옆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쭈미는 공부에 지친 언니가 가스 불을 켜 놓은 채 깜빡 잠이 들자, 언니를 향해 우렁차게 끊임없이 짖어서 언니를 깨워줬다고 한다. 잠귀가 어두운 데다가 학과 일정으로 피곤했던 차였기에 쭈미가 아니었으면, 정말 어떻게 되었을지…. 그때를 생각하면 쭈미에게 너무 고맙다고 했다

앞으로도, 계속 객관적인 시선에서 본 쭈미와 쏘니 그리고 언니는 서로서로 닮아있었다. 밝은 웃음, 씩씩한 태도,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까지도.

언니도, 쭈미와 쏘니도 함께 하는 시간 동안 더더욱 당차게, 더더욱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본다.





글.사진  성예빈
에디터  이혜수


<예비 수의사의 일기-너와 함께 시작하는>
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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