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가득 담아 말하건대,
고양이는 정말 귀엽다.
“도대체 고양이의 매력이 뭐예요?”
고양이를 키운다는 이야기를 하면 항상 듣는 질문이다. 그러면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글쎄요. 강아지보다 애교는 많지 않지만 무뚝뚝하진 않아요. 그런 매력이 좋아요.”라고 말도 안 되는 답변을 하곤 했다.
좋아하는데 딱히 이유가 있을까? 하지만 워낙 그런 질문을 자주 듣다 보니, 오늘은 한번 틸다의 매력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해보려 한다.
여유 넘치는 성격
먼저 첫 번째, 틸다는 여유가 있다. 밥도 꼭 먹고 싶은 만큼만 먹고 잠도 자고 싶은 만큼만 잔다. 나름의 기준이 뚜렷하고, 언제나 그 기준대로 행동한다. 더 못 먹을까 봐, 더 못 놀까 봐 전전긍긍하기보단 자신의 주관대로 행동한다.
예를 들어 틸다는 밥그릇에 원하는 만큼의 밥이 없으면 식탁 앞에 앉아 적당한 양의 밥이 추가될 때까지 기다린다. 밥을 주는 사람이 눈치를 못 채고 있다면 사료 봉투를 긁거나 야옹! 하고 크게 울어 의사를 표현한다. 충분한 양의 사료와 물을 주면 한 번에 왕창 먹기보단 먹고 싶을 때 조금씩 나누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가끔 예외도 있다. 정말 좋아하는 간식이나 장난감 앞에서는 체통이 와르르 무너지기도…. 하지만 그런 모습조차 순수하게 느껴져 아주 귀엽다.
은근히 드러나는 개그본능
보통 고양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란 바로 도도한 성격일 텐데, 막상 고양이와 함께 부대끼며 살아보면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더 많이 보게 된다.
낯선 사람을 경계하고 숨어버리는 고양이 특유의 습성 때문에 예민하고 까칠할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이렇게 웃기고 바보 같을 수가 없다.
누가 봐도 좁은 공간에 몸을 욱여넣고는 세상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하고, 낚시 놀이를 하다 한껏 신이 나면 망아지처럼 겅중겅중 뛰어다니기도 한다. 또 점프할 때 거리를 잘못 재서 의도치 않게 엉뚱한 곳에 착지를 하는 등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터지는 일들이 매일 일어난다. 틸다랑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평소에 잘 쓸 일도 없던 ‘귀여워’라는 단어를 하루에 수십 번씩 내뱉고 있다.
고양이도 애교 많아요
마지막으로 꼽는 매력은 애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양이는 애교가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강아지와 비교하자면 없는 편은 맞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애교의 장르가 조금 다를 뿐.
틸다는 이미 아기 때부터 애교가 많은 고양이였다. 질투도 많아서 형제들에게 돌아가는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어 했다고 한다.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도 당연히 낯을 많이 가리고 어딘가로 숨어서 안 나올 줄 알았는데, 거실을 한번 쭉 걷더니 엄마 무릎에 올라가 폭풍 꾹꾹이를 해주었다. 틸다에게 먼저 다가가면 놀랄까 봐 멀리 떨어져 신경 안 쓰는 척하고 있었더니, 그 조그만 발로 아장아장 걸어와서 다리 사이에 폭 누워 그르렁거리던 모습이 생생하다.
격한 애정표현은 아닐지라도 먼저 다가와 슬쩍 자기 몸을 비비고 가거나 발라당 드러누워 만져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또 우리가 하는 말을 알아들으려고 눈을 동그랗게 뜨는 표정들 하나하나가 다 사랑스럽다.
알고 보면 매력 덩어리
앞선 물음에 내가 쉬이 답하지 못했던 건 고양이의 매력이란 것이 아마도 짧은 문장으로 정의될 수 없어서 일 것이다. 같이 살아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이 사소하고 수많은 사랑스러움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고양이는 정말 온갖 매력으로 똘똘 뭉친 매력 덩어리라는 것이다. 알고 보면 모든 행동에 이유가 있고 사랑스럽고 귀엽다는 것.
그리고 그 매력이 무엇인지 진정 궁금하다면 직접 느껴보시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글.사진 송지영
에디터 이혜수
<장난감 가게의 틸대리-1교시: 틸다의 매력 탐구>
해당 글은 MAGAZINE C 2019년 3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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